로또 확인할 때 어? 금지
한 달에 한두번 어머니를 만나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게 처리하는 것이 로또 당첨 여부 확인이다. 어머니는 지난 번 만남 이후 오늘까지 겪은 토요일과 같은 장수의 로또 용지를 내놓는다. 요새는 QR코드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어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보단 낫지만 나또한 기계에 능숙한 처지는 아니다 보니 가끔 사소한 장애에 부딪히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 '어?' 같은 감탄사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게 로또 용지를 맡기고 소녀처럼 두 손을 모으고 있던 어머니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뭐야, 뭐야, 뭐야, 됐어? 와 같은 호들갑으로 나를 곤란하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