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새벽의 꿈

꿈 일기

by 김바롬

꿈에서 어머니가 물었다. 너 어젯밤에 아빠한테 전화했니? 기억에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에게 아버지의 전화가 왔다고, 내가 전화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그럴리가 없잖아. 아버지는 한참 전에 죽었는데. 핸드폰의 통화기록을 보니 정말로 지난 밤의 통화기록이 있었다. 통화 시간은 3분 남짓이었다. 나는 꿈에서도 갤럭시를 썼기 때문에 녹음 파일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녹음된 건 내 목소리 뿐이었다. 통화기 저편에서는 자연음도 기계음도 아닌 알 수 없는 꾸물거리는 잡음만이 들려왔다.


- 아부지, 저에요.

- 또 술 드셨어요?

- 네, 저도 좀 마셨어요.


혀가 꼬여 그 다음은 내 말도 잘 알아들을 수 없었다. 조금 젊은 울림과 조금 늙은 울림이 번갈아 들려올 뿐이다. 그나마 마지막 10초 동안은 아무 말도 없었다.


잠에서 깨니 새벽 다섯시였다. 핸드폰의 통화 목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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