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두려움 음습함 불안함 호기심
오기, 낯선 상태에 대한 미지의 기분에 취하는 것
이것은 잘 갖춰진 집안에 있는 동안 온몸이 나태해진 상황과
정반대의 기분 같은 것이다.
일종의 환기 같은 것일까.
내 작업은 작업의 대부분은 집 밖에서 이루어졌었지.
그만큼 지배적이고 할당된 요소들이 밖에서 다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말끔한 빈집, 옛 흔적이 남아있는 빈집, 곧 비게 될 집까지 온기가 사라진 상태로 남은 건물(집)들은 모양새가 다 달랐다.
사직시장, 모텔촌(사직동), 복대시장, 개신동 방죽골, 홍와촌, 등이 그러했다.
왜 집은 사람이 먼저 떠나는가 싶은 몇 년 동안의 의문들이다.
돈의 논리가 그렇게 만든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가능 상의 유효함이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은 지금도 계속되는 시장구조에서 낡고 오래된 것이 수십 년을 유지하고 있는 꼴을 볼 수가 없다.
오래될수록 가치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일찌감치 하자가 발생하거나 문제를 발생시키기에 금세 사라지게 된다.
아니 사라지도록 만들어 놓았다.
그러다 하늘빛이 벌써 붉거나 푸르러서 높은 만큼의 공허를 감지하게 되면 내 존재도 금세 그러할 것 같다.
여타의 다른 유기체들처럼 말이다.
이제 더 이상 내 유치를 가져간 까치는 돌아오지 않는 도시 아래 새로 만들어질 집의 재료가 되고 낡은 집들이 흙이 되는 과정을 훑어보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