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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Sep 14. 2020

엘사 디오라마

일상 이야기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엘사 디오라마



디오라마 중에 가장 먼저 만들어 본 것이 엘사 디오라마였다. 시작은 조카의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엘사는 여자 어린이들에게 아미의 방탄 같은 존재다. 엘사 1편이 나왔을 때 조카의 렛 잇고 이 부분만 350번은 들어야 했다. 엘사 2에서 엘사와 안나는 속눈썹이 길고 아주 멋지게  표현되었다. 엘사와 안나의 미국적인 눈 화장을 만약 지운다면 어쩌면 거시적으로는 뭐야? 할지도 모른다.

엘사의 디오라마는 겨울과 가을, 늦가을의 분위기로 만들었다. 엘사 2의 포스터 중에 하나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이 포스터를 모티브로 해서 디오라마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드는 것이라 시작은 무식하게 했다.

제일 먼저 배경을 만들어서 출력을 한다. 엘사가 거닐었던 스산한 숲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무를 만들기 위해 조깅을 하는 중간중간 버려진 나뭇가지를 주웠다. 여기서 실내 운동보다는 야외를 조깅하는 것의 장점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조깅을 하다가 디오라마에 쓰일 자작나무를 표현할 나뭇가지를 주으러 다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 이 과정이 이틀이 걸렸다. 달리다가 거리의 가로수 밑에 서성이며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왔다. 그리고 바위를 표현하기 위해 돌멩이도 이만큼이나 주웠다. 


주워온 나뭇가지와 돌멩이는 솔로 빡빡 잘 씻어낸다. 비누칠을 해도 좋다. 흐르는 물에 잘 씻은 다음 양생이 중요하다. 뭐든 양생이 중요하다. 잘 말리는 것이다. 아주 바짝 말렸을 때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다시 한번 솔로 빡빡 씻어낸다. 


다음으로 모형에 관련한 사이트, 건축모형을 만드는 곳에서 잔디나 낙엽을 구입한다. 일단 한 번 구입을 해 놓으면 다음 디오라마에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그리하여 뮬란의 디오라마도 이 재료를 가지고 만들었다. 어떻든 여기까지 준비하는 기간이 3, 4일 정도가 걸리는 것 같다. 나머지 재료들(에나멜을 제외하고, 칼, 본드, 자, 받침대 같은 것들)은 대부분 다이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그다음은 베이스에 돌멩이를 이것저것 집어넣어서 맞는 돌을 골라 에나멜로 채색을 한다. 나뭇가지도 포스터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채색을 해 준다. 채색하는 과정은 마치 예전의 미술시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나는 미술시간만큼은 꽤 성적이 좋은 아이였다. 다른 과목은 선생님에게 칭찬을 듣지 못했지만 미술시간만큼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선생님께 칭찬을 들었다. 어쩌면 자질이라는 것이 있었을 법한데 그것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후회하냐고 한다면 후회 같은 건 없다. 미술을 잘해서 그쪽으로 공부를 했다면 그 나름대로의 벽에 부딪히고 어려움 때문에 좌절을 맛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도색이 다 끝나면 양생을 한다. 드라이기나 선풍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대로 두고 다음 날 다시 만들기에 돌입하면 된다. 바닥에 낙엽을 붙이고 바위를 올리고 엘사가 들어갈 자리를 마련한 다음 베이스에 올리고 배경을 붙이고 모양을 잡아주면 끝이다. 참 쉽죠. 


안개효과까지 내면 더 좋을 것 같아서 솜으로 이것저것 해봤는데(이게 이틀 동안 한 짓이다) 지저분하기만 해서 안개는 포기했다. 어떻든 이렇게 만들기까지는 뭐랄까 참 귀찮다. 여러 번의 귀찮음을 견디고 나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엘사 디오라마가 탄생된다. 이 디오라마를 40만 원에 구입하고 싶어 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팔지 않았다. 지금은 후회된다. 

이렇게 디오라마를 만들어 놓으면 엘사의 한 장면이 손으로 만져 볼 수 있게 탄생되기에 엘사를 좋아하는 조카의 입장에서는 꽤 멋진 경험이 된다. 



가장 먼저 배경을 만들어 봤다
주워온 돌멩이를 베이스에 넣어 본다
맞는 돌멩이를 도색한다
자작나무의 느낌이 나게 주워온 나뭇가지를 도색한다
낙엽을 깔고 바위 자리를 잡아 본다
엘사도 넣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넣어서 잘 고정시키고 양생 하면 끝




이 포스터를 보고 디오라마를 생각했다
엘사를 구입하고
구입한 엘사를 컴퓨터로 포스터에 합성을 먼저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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