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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Oct 26. 2020

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255

9장 3일째 저녁

255.

 30대 독신남 사장은 매니저에게 지시하여 테이블에 많이 선택받고 서비스를 많이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수당 이외의 커미션을 더 제공했다. 당연하지만 늘씬하고 예쁜 아르바이트생이 많이 불렸고 같은 아르바이트를 해도 기본금을 제외하고 시급의 차이가 났다.


 자연스럽게 여대생들에게는 승부욕이라든가 아르바이트 비용을 더 많이 받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끌어냈다. 3500CC급의 고급 세단을 몰고 다니며 배우 같은 모습에 독신이기까지 한 사장은 일을 잘하면 수당을 더 지불한다는 무언의 슬로건 아래 여대생들은 자연스레 사장에게 호감을 가졌다. 30대 독신 사장은 자신의 바에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형성했다. 정직원은 매니저 한 명과 요리사 한 명으로 족했다. 나머지 고용은 모두 아르바이트로 충당했고 그의 바에서 일을 하려고 아르바이트생들이 대기까지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을 하면 외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데이트도 가능했다. 그런 역할을 사장이 마련해 주기도 했다. 소문은 빠르게 급물살을 타게 된다. 외국인들에게는 재미있는 경험일 뿐이지만 여대생들은 외국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가득했다.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날씬한 여자여야만 한다는 기류를 만들어내어서 다이어트를 하는 긴장을 가지게 된다. 그녀들은 배가 나와 보일까 봐 저녁을 아주 조금 먹거나 굶기 일쑤였다. 일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식비로 나가는 비용은 비례하지 않았다. 독신남은 2호점의 바에 들러서 마감을 한 후 다시 다운타운가의 1호점에 들렀다.


 1호점은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지만 그 시간까지 문을 열어놓는 경우는 드물었다. 1시부터 집이 먼 여대생부터 한 명씩 퇴근을 시켰다. 독신남은 언제나 자신이 마지막에 문을 잠그고 퇴근을 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하나씩 퇴근을 하고 나면 마지막에 남은 아르바이트생과 독신남은 밤을 즐겼다. 독신남이라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직원으로 만나서 밤을 보내게 된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여대생이 마지막까지 남아서 마무리를 도왔다. 남자는 잠자리에서 여자를 배려할 줄 알았고 가방과 옷도 사주었다. 물론 고급 브랜드로만.


 모든 것을 가지고 완벽한 남자와 이렇게 친밀하게 몸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여대생은 행복했다. 남자는 늘 예쁘다고 칭찬해주었다. 헤어가 바뀌면 스타일을 알아차려주었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버건디 네일에서 젤 네일로 바뀐 것도 알고 있었다. 입고 있는 바지와 화장에 대해서도 칭찬을 해주었다. 새벽의 안개처럼 중저음의 목소리는 여대생의 마음을 이미 잡아당기고 있었다. 가끔 시간이 맞아서 독신남이 학교에 자신을 데리러 올 때면 고급 세단이 자신을 위해서 대기했다. 자동차의 문을 열면 일상과 단절된 일탈의 세계가 밖으로 흘렀다. 여대생은 그 냄새에 도취되어서 올라탔고 친구들은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여대생은 오늘도 그의 집에서 보낼 것이다. 20대 초반의 아르바이트 여대생은 독신남의 집을 좋아했다. 자신의 집에서는 맡을 수 없는 모던한 향기와 푸른빛의 조명이 은은하게 집을 과하지 않게 비춰 주었다.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집이었다. 그렇다고 부담이 될 정도로 큰 집도 아니었다. 많은 음악과 책이 가득했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을 바라보고 있으면 남자가 와서 확신에 찬 움직임으로 책을 빼들어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윌리엄 포크너는 말이야, 하면서 얼굴 가까이 와서 속삭였다.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무는 시늉을 하고 윌리엄 포크너에 대해서, 그의 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주었다. 친구들과 늘 가서 마시던 술에서 벗어난 술이 있었고 그에 맞는 술잔도 종류별로 있었다. 심지어 냉장고는 와인 냉장고 외에 카메라를 보관하는 저장고도 따로 있었다. 남자는 보관하고 있는 여러 대의 카메라 중에서 라이카의 붉은 딱지가 붙어있는 카메라를 꺼내 여대생을 담아 주었고 그것을 사진으로 인화해서 건네주었다. 매일이 꿈같은 하루이며 여행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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