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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Jan 23. 2021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하루키 에세이

책 표지가 어디에 갔는지
시작은 이렇게 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책에 낙서를 해놨을까
하루키를 그린 그림을 하나 삽입했다


하루키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의 책 표지가 원래 있는 걸로 아는데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뒤표지는 우물 밑바닥처럼 아무것도 알 수 없어서 하루키 그림을 하나 삽입을 했다. 책 내용은 소설을 왜 쓰는가, 라는 물음으로부터 시작해서 소설을 쓰기 위해서 가져야 할 정신이나 마음 같은 의미적인 부분부터 여타 에세이처럼 창조하는 인간은 무한 반복에서 나온다, 같은, 소설을 쓰는 것에 대한 전반적인 환경을 잘 이야기하고 있다.


뭐 그렇고, 하루키의 가장 최근 장편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일본의 대형서점 매대에서 대체로 빠져있다. 나중에 ‘기사단장 죽이기’를 리뷰할 때 한 번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 장편 1권 ‘현현하는 이데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그렇습니다. 이른바 난장 학살사건입니다. 일본군과 격렬한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거하고 거기에서 대량의 살인이 저질러졌습니다. 전투와 관련된 살인이 있었고 전투가 끝난 뒤의 살인이 있었습니다. 일본군에게는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기에 항복한 병사나 시민 태반을 살해해버렸습니다. 정확히 몇 명이 살해되었는지 세부적인 것은 역사학자 사이에서도 이론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엄청난 수의 시민이 전투에 말려들어 살해된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중국인 사망자수를 40만 명이라고 하는 설도 있었고 10만 명이라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40만 명과 10만 명의 사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이 구절 때문에 일본은 하루키를 아주 안 좋은, 나쁜, 일본에 저항하는 그런 작가로 치부하는 경향이 짙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대형 서점의 매대에 ‘기사단장 죽이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잠깐 일본과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짧게 이야기를 하면.


일본에서 최초의 복어 전문점이 있는 곳이 시모노세키인데 이 복어 전문점을 ‘춘범루’라고 한다. 이 춘범루에서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된다. 우리나라의 동학혁명을 진압하려고 청. 일이 대립하면서 시모노세키 조약이 체결되었는데,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놈이 이토 히로부미고 이토 히로부미의 스승이 ‘요시다 쇼인’이며 이 자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 우긴 최초의 사람이다. 그리고 ‘일군만민론’의 창시자이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처럼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일군만민론은 왕이 있고 그 밑의 국민이 평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왕을 욕하는 것은 금지되어있다. 이 요시다 쇼인의 제자 중에는 ‘오사마 요시사마’가 있는데 1893년 새벽 4시에 잠들어 있는 고종을 깨워 협박으로 동학군을 잡는 전시 작전권을 일본으로 넘겼고,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한 인간이다. 이 인간이 아베 신조의 고조할아버지이며 아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바로 이 모든 인간들의 스승인 ‘요시다 쇼인’이다.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보자. 일본은 원래 300여 개의 소국가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와 다르게 힘 있는 자가 작은 국위를 가졌다. 왕좌의 게임처럼. 그중에서 현 야마구치, 예전에는 조슈 번이라는 곳, 기타큐슈 그 일대에 왜구가 살았다. 왜구가 살고 있는 그곳은 화산지대라 다른 지역에 비해 논밭이 드물었다. 배가 고프니까 아침에 눈을 뜨면 노략질을 했는데 그곳에서 부산이 가까웠으니 자주 침략을 했다. 거기서 부산까지는 200킬로미터, 돈 많은 도쿄까지는 500킬로미터였기 때문에 가까운 조선으로 쳐들어왔고 임진왜란 출병이 그곳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에서 아침에 해가 쨍하게 뜨면 조선의 부산이 보였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그곳이 보이지 않았다. 해가 뜨면 그곳은 깜깜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조선'이라는 말은 아침이 선명한 나라다. 현재 야마구치 사람들은 왜구의 후손들인 것이다. 그 야마구치의 유명한 포구가 시모노세키다. 지금도 부산에서 페리가 그곳으로 간다. 거기가 복어를 처음으로 먹었던 곳이라 한다. 일본과 한국은 오랫동안 독 때문에 복어를 먹지 못했다. 일본에서 복어를 먹지 못하게 한 사람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였다. 


조선으로 침략해야 하는 일본 병사들이 와글와글 몰려 있으니 배가 고픈 것이다. 복어는 지느러미가 짧아서 헤엄을 친다기보다 물 위에 떠다니기 때문에 병사들이 단백질 섭취를 위해 수월하게 잡히는 복어를 먹었다. 하지만 복어를 먹고 죽으니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복어 금지령을 내렸다. 이것들아! 복어를 먹고 죽지 말고 조선으로 가서 죽어라고 한 인물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후에 복어를 먹게 한 사람이, 복어를 먹을 수 있게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였다.


아무튼 이토 히로부미가 시모노세키 복어 전문점 춘범루에서 조약을 체결한다. 자신이 개발한 복어 독을 제거하는 기술로 복어의 요리를 먹으며 청일전쟁의 결과물인 시모노세키 조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금은 춘범루가 박물관이 되었다. 그러니까 야마구치의 시모노세키 그 동네를 가면 한국에 쳐들어 온 일본 총독들이 그곳에 다 모여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인간들, 왜구의 총독들이 스승으로 삼는 사람이 요시다 쇼인이다. 요시다 쇼인은 29살에 죽었다. 이 요시다 쇼인의 제자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고 그 제자가 이토 히로부미다. 최초의 임진왜란이 출범한 곳이 여기이며 이후 근대 한국까지 꾸준하게 침략을 하는 곳이기도 하며 그곳 출신 왜구들이 한국을 침략한 것이다.


그리고 현 가고시마, 구 사쓰마의 사람들이 야마구치 사람들과 동맹을 맺는데 이를 사초 동맹이라 하고 이들이 메이지유신을 일으킨다. 일본의 왕비는 가고시마와 야마구치 이 두 지역의 출신만이 왕비가 된다. 즉 일본의 통치가 여기 사람들이 다 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에게서 시작하여 밑으로 죽 이어져 자민당까지 오게 된다. 일본은 헌법이 없다. 없다기보다 한국은 국민이 헌법을 만든 반면 일본은 맥아더가 2년 동안 일본을 통치하면서 만들어 놓은 법이 일본의 현재 헌법이다. 이 헌법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이 바로 아베 신조다. 아베가 바꾸고 싶은 것이 헌법 9조인데 평화 헌법 조항을 바꾸려고 한다. 헌법 9조에 '전쟁할 수 없다'가 있는데 이것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다.


아베의 야망은 요시다 쇼인의 망령으로부터 시작하여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히토 히로부미에서 오시마 요시사마까지 내려와서 아베까지 온 것이다. 아베는 55년 창당한 자민당이 일본을 거머쥐고 나아가서는 아시아를 먹으려는 야망이 있다. 올림픽을 개최하여 세계의 이목과 세계의 사람들과 세계의 돈을 일본으로, 정확하게 도쿄로 집중시키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을 배척하여 일본 자국민으로 하여금 혐한 감정을 부추겼고 한국의 경제를 말살시키려 했고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먹으려 했고 가장 긴 총리를 하면서 무엇보다 자민당이 100년 이상 일본을 통치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의 도움 없이도 경제가 무너지지 않았고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해서 세기말적인 적자가 일본에 났다. 그 후로 아베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지율이 하락하더니 추락했고 더 이상 아베라는 이름을 걸고 총리를 해봐야 일본 국민들에게 외면받을 뿐이었다. 아베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2006년도에도 일 년밖에 총리를 하지 못했다. 그 병이 도져서 이번에도 총리를 사퇴하게 되었다. 


시모노세키 조약 후에 삼국간섭 중 라오뚱 반도를 물려주는 과정이 이뤄지는데 이전에 일본이 뤼순(여순)으로 쳐들어간다. 뤼순은 평양에서 톈진 쪽으로 보면 죽 비어져 나온 요동반도 끝자락의 도시인데 한 도시의 병사와 민간인들, 약 2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전부 싹 학살을 했다. 2만 명을 전부 죽이면서 36명은 살렸는데 그들은 일본군을 도왔기에 살려두었고 나머지, 아기들, 여자 할 것 없이 전부 몰살했다. 중국에서는 이를 학살이라 하지 않고 뤼순 도살이라 한다. 이 대학살이 근대 군국주의 대학살의 시초가 되었다.

하루키는 2015년 교토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죄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과거 일본의 침략 사실을 인정하고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총보다 펜이 더 강하다고, 이렇게 할 말을 하는 작가가 있는 일본은 하루키를 존경해야 할 텐데 업신여기고 있다니 일본은 정말 요사스러운 나라다.


#무라카미하루키 #하루키 #하루키에세이 #직업으로서의소설가 #현현하는이데아 #MURAKAMIHARUKI #도대체책에왜이렇게낙서를해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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