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388

13장 5일째 저녁

by 교관

388.


사라 발렌샤 얀시엔을 제외하고.


장군이의 눈꺼풀로도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눈을 깜빡이지는 않았다.


-해무가 계속되고 이다-


“그렇습니다. 바다 근처에 살고 있지만 여러 날 이렇게 집요하리만큼 짙은 해무가 계속되는 나날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둡지만 자세히 보는 것이 좋다 해무가 자줏빛을 띠고 이다 암흑의 우울함이다 이런 해무가 계속되고 있다는 건 좋은 예감은 아니다 저곳을 통해 무엇인가 무서운 무엇인가가 이리로 오다 아주 끔찍한 무엇인가가 말이다-


마동은 장군이의 시선과 함께 바다의 표면으로 시선을 응시했다.


바다와 하늘은 무엇을 불러내려고 이렇게 우울한 것일까. 충돌을 야기하는 그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무엇입니까?”


-그건 나도 알 수 업다 다만 아주 무서운 것이라는 건 말해줄 수 이다-


장군이는 반듯한 이마로 맞은 비를 땅 밑으로 흘려보내고 있었고 눈은 깜빡이지 않았다. 마동은 옆에서 우산을 펴 들고 서 있었다. 등대 저 밑의 해변은 아직도 바리케이드를 치고 사람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었고 여전히 종말을 외치는 사람들이 비를 맞으면서까지 바리케이드 앞에까지 몰려들어 있었다. 바다는 폭풍전야처럼 고요했다. 파도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었다. 해무 저편 먼 곳, 바다 표면의 너울거림만 느껴졌다. 포세이돈이 제우스의 번개를 잠재우느라 실랑이를 한고 고된 몸을 바다에 뉘인 채 모든 바다생물에게 지금 나는 잠을 자야 하니 나를 깨우지 말라, 하며 잠이 들어버리고 이내 바다는 숨죽여 고요함에 젖어들어 버렸다. 마동은 잠을 자고 있는 포세이돈을 떠올리고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실체가 있는 것일까.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인간의 삶에 무서운 순간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 피해 가거나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줏빛 해무가 몰고 오는 무서움이란 어떤 형태의 무서움일까. 그 무서움이라는 것은 꿈을 꾸면 언뜻 스치고 지나가는 장면 속에서 세계가 암흑이 되는 모습과도 연관이 있는 것일까.


해무는 고요한 바다 위의 작은 부표처럼 밤하늘의 공기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고 자줏빛을 띠는 해무가 마동의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해무 역시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마법의 성 문지기처럼 입을 한일자로 다물었다. 해무는 배부른 흑동고래처럼 서서히 움직일 뿐 알아볼 수도, 아무것도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소설 속의 연무처럼 신비로운 해무는 바다 위에서 지상으로 옮겨가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주었다. 사람들은 해무를 보면서, 뱃고동 소리를 들어가면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애절한 관계도 만들었다. 그런 해무가 어두운 자줏빛을 뛴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해무였다. 바다에서만 존재하는 해무 그 자체로 마동의 눈에 비쳐야 하는 해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 속에는 사람들에게 결락과 혼란을 야기하는 어둠의 우울한 기운이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무서운 그것을 멈출 수 있습니까?”


-나도 알 수가 업다 그것은 오고 있고 아주 무섭다는 것 밖에는 나도 알 수가 업다-


“그것이 오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너는 꽤 기억력이 좋지 안다 말해주었다 나는 생각하다 정부와 그들의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혼란이 야기될 거라고 말이다 다가오는 것은 우리 같은 형성 변이자가 아니다 우리보다 훨씬 강하고 우월한 공포스러운 존재들이다 정부도 그들이 타협을 하지 않아서 꽤 혼란스럽다 이 사실을 지난번에 너에게 말해주다 정부 쪽에서 너에게 쏟던 감시를 풀었다 정부 쪽 사람들은 네가 다가오는 저들과 깊은 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다 다만 네가 어느 쪽 편에 속해 있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서 정부는 벽에 부딪히고 만다 그래서 정부 쪽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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