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하는 세계와 이변의 사람들 392

13장 5일째 저녁

by 교관

392.


장군이는 마동 속에 강하게 존재해있는 어둠의 도트가 마동을 완전하게 잠식하지 못하고 마동과 타협을 통해 절충하고 있다고 했다. 언젠가 마동은 그 도트에게 모든 것이 잠식당하고 자아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장군이는 여전히 미동 없이 비를 얼굴로 몽땅 받아내며 비가 쏟아지는 해무 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가 더욱 세차게 쏟아졌다. 장군이의 검은 코가 거센 비에 의해 약간의 움직임이 보였다.


“당신은 제 속에 있는 어둠의 도트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마동의 목소리가 조금 상기되었다.


장군이는 고개를 돌려 마동을 보았다.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지만 눈동자는 개의 그것이 아니었다. 머리를 숙여 마동이 서 있는 바닥을 한참 바라보았다. 마동의 발밑에 시선을 몇 분 동안 무심하게 두고 있다가 처음처럼 해무 저편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등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과 해안가와 송림공원에 설치해둔 가로등 덕분에 여름밤의 새 찬 빗줄기가 선명하게 마동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 어둠의 도트 역시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내가 감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트는 독보적인 힘과 거대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오듯 아주 확실하다 그런 강한 분위기가 다가오는 저것에서 느껴지다 그리고 너의 마음속, 어둠의 도트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다 너무 어둡고 거대하고 강한 기운이다 저기 다가오는 저것이 너를, 네 속의 어둠의 도트를 잠식하려고 하다 그것이 느껴지다-


몇 번째 침묵인지 알 수 없었다. 침묵은 장군이와 마동이 각자의 생각 속으로 잠시 들어가게 만들어 주었다.


-너 자신이 만들어낸 또 다른 너의 도트가 독자적인 힘을 지니게 되고 그 힘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강하다 무척 강하다 그 도트가 힘이 커지고 세력이 확대되는 것이 다가오는 저들이 바라는 바다 저들은 뇌수 독룡을 앞세워 너를 도트와 함께 몽땅 집어삼킬 거다 그리고는 넌 잠식당한 채 그들의 입장에 서게 되다 정부가 대단하다고는 하나 아직 너의 독보적인 도트의 힘을 감지해내지는 못하다 그래서 너의 감시를 끊었는지도 모르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정부는 자네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다 네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을 파악했던지 아니면 너를 없애려 하는지 정부의 행동도 예측할 수는 없다 어느 쪽이든 간에 너는 선택을 해야 하다 지금 알 수 있는 건 말이다 너의 마음속, 그 어둠의 도트가 멈춰있다는 것이다 도트의 확장이 어느 순간 멈춰 버린 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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