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수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Mar 28. 2021

귀멸의 칼날 굿즈

만들어봤다

봄에 어울리는 벚꽃 디오라마 네즈코

귀멸의 칼날 인기는 초딩들한테까지 마수를 뻗쳐서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요즘이다. 귀멸의 칼날 무한 열차 편의 쿄쥬로의 인기가 엄청나기 때문에 코쥬로 아크릴을 주문하려고 했지만 품절이며 전부 해외 버전밖에 없어서 그냥 직접 만들었다. 직접 만들었다고 해봐야 자동차 아크릴 액자에 귀멸의 칼날 이미지를 프린트해서 넣은 것뿐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코쥬로 아크릴은 만들어 놓으면 아이들이 우르르 와서 가져간다. 그게 무엇보다 신기하다. 내가 말하는 아이들은 초딩이나(저학년) 그보다 더 어린아이들이라 귀멸의 칼날을 보지 못하거나 알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귀칼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5살짜리 아이가 귀칼의 아크릴(탄지로와 모두가 같이 있는 버전)을 보더니 가지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아이는 만화를 본 적도 없지만 캐릭터의 이미지만으로 가지고 싶게 만드는 무엇이 있는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고 아이의 엄마도 신기해했다.

만들다 보니 열쇠고리도 만들게 되었다. 역시 만들어 놓으면 네즈코나 쿄쥬로는 금세 없어지고 만다. 몇 개나 다시 만들어야 한다. 판매가 되고 있는 아크릴 시리즈는 예쁘기도 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튜브를 보면 실로 대단하네, 하는 생각뿐이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유곽 편이 원작 27편 중에 7편 정도까지니까 아마도 귀멸의 칼날의 인기는 한 2년은 더 갈지도 모른다.

짤막하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주인공들을 얘기하자면, 귀살대의 일은 고통스러운 작업이나 의미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삶이 힘든 것에 비하면 귀살대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간단하다. 무잔과 십이귀월을 인식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실제로 인식하는 것 사이에는 귀살대의 깊은 심연이 가로놓여 있다. 영생의 오니들이 어떤 긴 잣대로 그 인간인 귀살대의 깊이를 측정할 수가 없다.


일본은 이미 2020년에 그야말로 귀칼의 인기가 포화상태가 되었다. 6세 정도의, 그 이하의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볼 만한 영상이 아님에도 귀칼의 코너에는 어린이들이 꼭 있다. 인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화장품, 파운데이션이나 핸드크림은 물론이고-캐릭터에 맞게 색채와 디자인이 다르다- 귀칼의 아이스크림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스크림의 포장은 대체로 귀칼의 캐릭터와 그 안에 희귀 굿즈 같은 것들이 들어있다. 일반 하드 종류뿐 아니라 붕어 싸만코 같은 아이스크림도 다 귀칼의 디자인이 있다. 사람들이 환장한다.


마시는 캔 음료도 귀칼의 디자인이다. 자판기 자체가 귀칼의 음료 자판기가 따로 있으며 양말의 종류도 수십 가지다. 심지어 유람선에서 피아니스트가 귀칼의 사운드트랙을 피아노곡으로 편곡을 해서 연주한다. 그것으로 모자라 귀칼의 카페가 있고 귀칼의 캐릭터 메뉴가 각각 있다. 캐릭터에 맞는(봐서는 뭐가 뭔지 알 수는 없지만) 메뉴와 함께 쟁반 위에는 탄지로나 젠이츠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수건이다. 거대한 피규어샵에 귀칼의 코너가 있기보다 거대한 귀칼의 박물관 수준의 공간을 갖추고 사람들을 반기고 있다. 그러니까 건물하고 자동차 빼고는 온통 귀멸의 칼날이라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우리나라도 이 시국에 무한 열차 극장판의 관객이 백칠십만이 되어 간다. 대체로 두 번, 세 번씩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귀칼은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극장에서 어른, 청소년, 남녀 할 거없이 훌쩍거리고 울음바다가 된 광경은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밑의 박스는 탄지로 프라모델
도색이 필요 없고 본드도 필요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바닷가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