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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관 Sep 28. 2022

영화 신문기자를 보면서

슬픈 현실이다


영화 ‘신문기자’는 여론을 조작하고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는 정부의 내각 정보실에 대해서 진실을 알리려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문사 토우토 신문의 요시오카(심은경) 기자와 내각 정보실의 관료인 스기하라(마츠자카 토리)의 이야기를 어두운 분위기고 죽 끌어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면 한때 우리나라 가짜 뉴스를 생산하던 곳, 정장을 입고 출근을 하여 하루 종일 가짜 뉴스를 트위터와 페이스 북에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도 나온다.


지금은 끝나버린 김학의 사건과 비슷한 사건(2017년 성폭력 기자회견을 한 이토 시오리 사건)도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의 아베(가 생존해 있을 때) 정부가 꾸미는 전쟁국가로의 발돋움 계획(대학교를 군부 생화학 개발을 하는 군사시설로)을 요시오카와 스기하라가 계란이 되어 바위를 깨트리려고 한다.


요시오카의 아버지도 기자 출신으로 비리를 까발리다 언론의 거짓 뉴스에 자살을 했다. 이 영화에는 많은 사실적인 대사가 나온다.


진실을 판단하는 건 우리들(정부 관료)이 아니라 국민이다. 그러니 가짜 뉴스를 계속 퍼트려라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일본의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고 기업 언론권력이 작동을 하여 악플에 시달리게 하고 결국 자살을 하게 만든다.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김누리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한국 사회가 헬조선이 된 이유를 알 수 있다. 왜 청춘들이 자살을 하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까. 지금 한국 사회는 시대착오적인 지옥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정치에 있다. 지금 우리는 정말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민주화를 이루었고 경제화도 성공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살 수 없는 지옥이 되어 버렸다. 불평등, 노동시간, 산업재해, 자살률이 높아졌다.


이렇게 한국사회가 헬조선의 지옥이 된 이유는 독재, 군사정권의 계승 정당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자체가 희한한 현상이고 또 그런 정당이 힘이 강하다. 군사독재에서 민주화로 넘어온 것이 아니라 군사독재에서 자본독재로 넘어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민주화라는 ‘형식’이 한국 사회를 덮고 있을 뿐이다.


한국 국민이 이루어 낸 이 엄청난 성취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 한국사회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건 여의도 국회에 있는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의 강제력, 구속력을 가지는 법을 만드는 그곳의 법이 제대로 된 법이 만들어진다면 우리가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자살을 하지 않는다.


국회에 300명의 의원이 있는데 그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자유시장경제’이다. 295명이 ‘프리 마켓 이코노미’를 추구하고 있다. 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노동자들의 생명권, 노동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저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말도 ‘경쟁력’이다. 국회에 앉아 있는 자들의 99%가 국가경쟁력, 기업 경쟁력을 말하고 있다.


인간 존엄성, 사회적 정의를 말하는 정치를 한국에서는 볼 수 없다. 정치의 목적은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인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기업 경쟁력을 높이려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은 기업인들이 알아서 열심히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정치인들은 기업이 잡아먹는 인간의 존엄을 보호하고 기업을 규제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독일의 경우 베를린 국회에 633명 국회의원이 있는데 ‘자유시장 경쟁’을 추구하는 의원이 이전 회기에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번 회기(2019)에 10% 정도 생겼다. 자유시장 경쟁을 지지하는 정당은 대체로 앞에 자유가 붙는 자유당 또는 자유민주당 같은 정당인데 인간의 자유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자유를 성장시킨다.


자유시장경제는 인간과 함께 갈 수 없다. 잉겔라 메르켈이 2005년 총리가 된 이후 16년(곧) 총리를 했다. 어째서 이렇게 오랫동안 총리를 할 수 있을까. 메르켈의 정당은 기독교 민주연합 정당으로 보수정당이다. 메르켈 정당이 추구하는 체제는 ‘소셜 마켓 이코노미’다. 즉 ‘사회적 시장경제’다. 우리 한국의 ‘자유시장경제’와는 다르다.


인간은 20세기에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훨씬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경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거대한 경쟁이 있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경쟁을 했다. 거의 90년 가까이 결투를 해서 결론은 자본주의가 이겼다. 1990년에 사회주의 경제가 붕괴를 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훨씬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고 결말이 났다.


문제는 자유시장경제는 인간의 욕망을 효율적으로 충족은 시켰는데 대신 인간을 잡아먹는다. 독일에서는 이 부분을 ‘야수 자본주의’라고 한다. 미국도 카트리나가 왔을 때 흑인들을 대피시키는 자본과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의 시체를 치우는 자본을 비교했을 때 후자가 낫다고 정부는 판단을 했고 그렇게 프로그램을 돌렸다. 후에 그 사실이 국회에서 까발려졌고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어졌다. 이를 미국의 ‘재난 자본주의’라 한다.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나라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자본주의’의 병패를 보았다. 그냥 자유경쟁, 프리 하게 놔두면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것이다. 그럼 무엇을 잡아먹는다는 것일까. 정말 인간을 잡아먹는 것일까. 그건 바로 ‘실업’과 ‘불평등’이다. 여기에 따르는 것이 ‘빈곤’과 ‘불안’이다. 그리고 불안은 바로 ‘자살’을 키운다. 자본주의는 상시적으로 5~8%의 실업을 내장하고 있는 체제다. 실업이 없을 수가 없다. 불안과 자살이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래서 독일과 서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실업과 그에 따른 불안과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에 ‘소셜’로 잡아줘야 된다는 체제가 이루어졌다. 마르켈은 ‘자유시장경제‘가 아니라 ‘사회적 시장경제’로 불평등과 실업 그리고 불안으로 인한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사회에서 그걸 잡아주려고 노력했기에 오랫동안 총리를 하고 보수 집권당이지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 흔히 듣는 말 ‘소셜’은 ‘관계’로 ‘공동체’를 말한다. 이 공동체는 개인의 불평등과 불안과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개인의 불안과 자살은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다. 기업형 언론이 배설하듯 뱉어놓은 기사를 가지고 사람들은 악플을 단다. 개인의 문제이니까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그러니까 악플은 악플을 낳고 악플은 축소되는 것 없이 확대되고 재생산되고 결국 청춘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 자살을 막으려면 악플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하고 그 이전에 기업 언론의 과다한 가짜 기사도 잡아야 한다.


인간의 존엄을 지켜줘야 하는 일을 여의도에 앉아있는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실업과 빈곤과 불평등으로 인한 자살이 얼마나 더 나타나야 할지 모르는 이곳이 그래서 헬조선인 것이다.


여론의 조작, 가짜 뉴스 흘리기는 현 대통령이 처참하다는 외교순방을 마치고 온 직후, 다름 아닌 대통령 실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이렇게 대놓고 국민들은 바보구나, 같은 갈라 치기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미를 주는 신문 총리와 더불어 둘이 합쳐 지지율 50%도 안 되는 일본의 총리와의 짧디 짧은 굴욕적인 비밀 회담은 재미를 넘어서 슬프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언론 탄압까지.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자실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않고 어떻게든 정부가 지려고 하는 노력과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데 현 일본의 신문은 한국의 대통령이 굳이 만나 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만나줬다, 식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시간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버린 나만 슬퍼하고 화를 내면 될 텐데 청춘들까지 슬퍼하고 힘들어한다. 점심밥 한 끼 만원 가까이라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때우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현실인데 바이든이니 날리면이니 같은 뉴스로 온 나라가 며칠이나 떠들썩하다는 건 정말 어떻게든 슬픈 일이다.



Harold Melvin & The Blue Notes - If You Don't Know Me By Now https://youtu.be/C1Qgh0_JF5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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