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19

소설

by 교관


19.


언어가 곧 생각이며 생각이 곧 언어다.


혼자서 가만히 무슨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혼잣말을 하면서 생각을 한다. 속으로 내가 말하고 내가 듣는다. 생각은 언어를 하지 않고서는 생각이 있을 수 없다.


언어를 구사하지 않고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말을 자기 자신과 주고받는다. 그래서 생각이 없으면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이다, 에 이른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을 할 수 없고 생각이 없으면 언어를 할 수 없다. 언어와 생각이 본질적으로 같으므로.


언어가 생각을 제한하는 것이다. 언어는 생각의 감옥이다. 언어라는 감옥 속에 생각이 갇혀 있다. 언어가 빈약하면 생각이 빈약할 수밖에 없고 언어가 풍만하면 생각 역시 풍만해진다.


그렇기에 이 폭력적인 갈증으로 나는 사람들의 언어를 구속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밤마다 거리를 나서게 되었다.





연민.


연민을 느끼는 건 인간뿐이다. 우리가 우리에게 느끼는 감정.


인간 본연의 감정인 동시에 자칫 값싼 동정이 되기도 하는 감정이다. 나는 그들에게 동정이 아닌 연민을 느끼고 있었다.


그들의 고민, 그들의 불행,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는 것일 뿐이다. 사실 그들의 불안이 제일 크다는 걸 나는 안다. 나 역시 그러했다.


나는 불안에 매일 보냈다. 하루도 불안하지 않는 날이 없었다. 우울함은 나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 분명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불안은 나의 등에 바짝 붙어 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 잠드는 것에 대한 불안, 관계에 대한 불안, 건강에 대한 불안, 시간에 대한 불안. 온통 불안에 떨며 겨우 잠이 들곤 했다.


불안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 생각을 글로 적을 때뿐이었다. 그래서 글을 적는 횟수가 늘고 글을 쓰는 것에 매달리게 되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불안을 잊을 수 있었다.


매일 몇 시간씩 글에 몰두했고 그 덕분인지 문예지에 2년이나 글을 실을 수 있었다. 단편집도 낼 수 있었고, 전자출판도 하게 되었다. 글에 관한 전시회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글을 쓰지 않을 대다수의 시간에는 점점 심해지는 불안의 늪에 빠져 있었다. 불안은 불행, 고통, 아픔을 동반한다.


나는 나를 연민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그들의 고통, 그들의 불안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 불안 때문에 욕망과 충동으로 해방시켜 주는 것이다. 배신하는 것에 대해서. 배신으로부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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