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1.
시간.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시간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갉아먹고 변하게 한다.
변한다는 건 혁신 일지 모르나 퇴색하는 것이기도 하다. 혁신이라는 건 허울 좋은 말 뿐인 경우가 많다.
변해가는 건 시간에 구애받는다.
시간이 개입을 하면 부식되고, 낡게 된다.
바래고 삭아서 변하는 것, 그것이 변한다는 의미다.
인간 세포에 시간이 손을 뻗으면 그 순간 점점 세포의 활동이 줄어들고 힘을 잃어간다. 처음에는 침묵하고 편함을 추구하려 하고 나중에는 부역한다.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란 존재는 시간의 공격에 굴복하고 만다.
인간은 수 세기 동안, 수 천 년 동안 열심히 전쟁을 치렀다.
아직도 전쟁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전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전쟁을 하더라도 시간의 지배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얻는다 해도 시간을 얻지는 못한다. 전쟁을 이겼다손 치더라도 치르는 동안 버린 시간을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스탈린도 그 누구도 시간에 굴복했다.
시간은 인간을 죽여 가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시간은 죽음으로 째깍째깍 가고 있다.
인간이란 어리석어서 모두가 죽음에 도달하는데도 자신은 그 죽음 속에 집어넣지 않는다.
왜 그럴까. 나약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나약하기 짝이 없다.
나약하기 때문에 총을 지니고, 칼을 휘두르고, 미사일을 만들며 그 안에 핵을 집어넣는다.
나약함은 두려움이다. 나약하기 때문에 인간은 두렵다.
그리고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죽는 것이 무섭고 겁이 나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