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5.
메를린은 자신의 이야기를 모임에서 꺼내는 일은 드물었지만 모임을 하지 않는 날에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나는 의아했지만 내가 자주 다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그녀가 자란 환경이나 부모에 대해서 조금은 들을 수 있었다. 메를린은 억지로 어느 정도의 선까지만 이야기를 하고 그 너머는 말하지 않는 것이 표가 났다. 부모는 둘 다 한국인으로 이민 1세대나 1.5세대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메를린은 제대로 보호를 받으며 하고 싶은 공부를 실컷 하면서 성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했지만 어쩐지 어린 시절에서 느닷없이 대학교의 이야기로 건너뛰었다. 내가 자세하게 묻지 않았지만 그 중간이 비어 있었다. 중간 과정을 소거하고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하는 말이 전부 옳다고 할 수는 없었다. 어쩐지 나에게 제대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런 분위기를 나는 느꼈다. 그러니까 미저러블 한 것들은 전부 누락시키고 말을 했다. 하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부모의 고향인 한국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고도 했다. 한국으로 올 때 부모의 반대도 있었고, 형제들의 반대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장은 부모와 그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았다. 교회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서 선교활동 겸 지원을 받아서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고 했다. 짤막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그렇게 된 것이다.
모임이 시작되면 각자 주문해서 받아온 음료를 마시며 공부할 분량의 성경책(영어로 된)을 펼쳐 영어로 한 번 읽은 다음 회장이 그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형식이다. 그때 영어로 천천히 말을 하고 못 알아 들었을 때에는 한국어로 다시 설명을 해주었다.
다른 영어모임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성경을 영어로 공부를 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읽고 단어의 뜻을 알고 문장을 해석한다. 그러나 성경의 문장은 성경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 한 번 더 해석을 더 들어야 한다. 한 문장을 완전하게 이해하는데 드는 시간이 두 배인 샘이다.
그러면서 성경에 대한 이해도도 자연스럽게 올린다. 선교 활동을 하는 메를린의 입장에서도 좋고, 영어로 모임을 하는 회원인 우리에게도 좋은, 일석이조의 모임인 것이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다는 말이다. 메를린은 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몹시 신나 보였고 흥분해 있었다.
그걸 영어로 말하고 듣기를 한다. 의견을 낼 때에도 영어로 말하게 하고 영어가 안 되면 한국말로 하면 된다. 그것에 있어서 나무라거나 제재를 하는 건 없다. 그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