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관 Mar 19. 2023

신작 장편 소설

무라카미 하루키

그 거리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오래된 꿈>이 깊숙한 서고에서 끈끈해져, 일깨우듯이, 봉인된"이야기"가 깊고 조용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영혼을 흔드는 순도 100%의 무라카미 월드



이번 장편 소설에는 도서관이 나오고, 주인공이 학창 시절에 만난 그녀를 찾아가고, 그림자가 등장한다. 요만큼만으로도 하루키 세계의 여러 소설들이 스쳐간다.


이번에도 독자들에게 조밀하게 분리해 놓은 하루키 세계의 보이지 않는 형태를 하나씩 찾아가게 끔 메타포를 숨겨 놓은 것 같다. 마치 비치 보이스의 노래 409를 듣고 아, 비치 보이스 군, 그래 비치 보이스야, 잊고 있었어. 하게 되는 것처럼.


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으며 동시공체를 느꼈다. 감각을 살려 놓으면 몸은 재가 되어 버리더라도 정신의 세계 안에서 무한 루프로 불멸할지도 모른다. 그것에는 부작용이 뒤 따른다. 부작용이란 마음을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 세계에서는 음악이 뭔지 모르고 ‘시’라는 것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현실 속에서도 비현실의 세계가 비집고 들어와 버린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아마 하루키의 신작에서는 손을 뻗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곳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세계에 들어가는 이유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받아들이려 가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에 한 번은 그림자와 만나고 한 번은 그림자를 잃어버리고 살아간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오늘의 선곡은 쳇 베이커의 이즌트 로맨틱 https://youtu.be/NJ3Ze4bxTiE

Classic Mood Experience



매거진의 이전글 무라카미 라디오 43회 - 2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