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자매
하트
미국의 한 구석에서 자매가 노래를 불렀다. 월슨 자매 중 언니 앤은 동생 낸시에 비해서 통통한 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말을 할 때 더듬거리거나 잘하지 못했는데 글쎄 노래를 부를 때에는 전혀 떨지 않았다. 동생 낸시는 언니와 다르게 날씬했고 기타를 잘 쳤다. 자매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인기를 끈다. 우리 밴드를 하자. 그래서 윌슨 자매는 자신들이 노래를 부를 밴드를 찾아다닌다.
[노래의 시대별 순서라든가 윌슨 자매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는 전문 리뷰어들의 영상 보기를 권합니다. 이 이야기는 학창 시절 음악 감상실에서 디제이가 하는 이야기를 입을 벌리고 들었던 기억을 되살려 내 마음대로 적는 이야기입니다]
윌슨 자매가 그렇게 찾아간 그룹이 ‘하트’였다. 하트는 형제 밴드가 하고 있었는데 자매 밴드가 합세를 하게 되었다. 이 멤버들의 조합이 희한한 게, 동생 낸시와 하트의 동생이 사귀게 되고, 언니 앤이 하트의 형과 사귀게 되면서 잘 설명할 수 없는 애매한 조합이 된다. 형제와 자매가 사귀게 된 꼴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이들이 붙어서 만들어내는 곡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하트 하면 ‘얼론(언론 아니다)’이 가장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졌지만 70년대에 만들어진 ‘크레이지 온 유’는 정말 최고다. 특히 낸시의 기타 실력이 엄청나다. 끝장내버릴 어쿠스틱의 연주를 낸시는 과감하게 보여준다. 3분 가까이 전주를 어쿠스틱 하나로 연주해버리고 난 뒤 등장하는 앤의 보컬은 말해 뭐 해였다.
Heart - Crazy On You - Ann & Nancy Wilson Live 1976 최고다!!
https://youtu.be/9kRf0DpWUP0?si=12rucJI0GCWtRCLi
꿀 떨어지는 커플이 두 팀이나 되니까 곡들이 마구 분출한다. 낸시의 기타는 남자들만의 세계였던 록 세계에 경종을 울렸고 앤의 보컬은 우주까지 뻗어나갔다. 좋은 곡들이 너무 많은데 설명하려니 힘들고, 시간이 죽 흘러 낸시의 남자 친구가 약을 하고 뭐 그러면서 불화가 터진다. 결국 한 팀에서 사랑을 하게 되면 나락으로 가게 되는 수순을 밟는다. 언니 앤도 헤어지면서 하트에는 원래 형제 멤버가 나가고 앤과 낸시만 남는다.
이상하지만 두 사람이 활동하며 만들어내는 노래는 좋은데 4명이었을 때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그렇게 죽 활동하다가 결국 11집인가? 아무튼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을 중단한다. 그러나 밴드 크루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어떤 레코드사도 윌슨 자매와 계약을 하지 않는다. 먹고사는 것 때문에 당시에 무슨 광고에도 출연하게 된다.
그 당시에도 언론은 앤과 낸시가 사귄다는 식의 사진과 글을 게재한다. 아무튼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쓰레기 언론은 늘 있기 마련이다. 윌슨 자매는 여러 레코드사를 찾아가지만 다 퇴짜를 맞다가 한 군데에서 계약을 하자고 한다. 단 조건은 레코사 회사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기본의 선 머슴아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 낸시를 섹시하게 홍보한다. 낸시의 트레이드 마크인 어쿠스틱을 버리고 전기기타로 바꾸고 앤 역시 자꾸 통통 해지는 몸을 커버할 수 있는 화장과 헤어스타일로 무장을 하고 활동을 한다. 그때 나온 노래가 ‘얼론’이었다. 대박인 것이다.
완전 대박이었다. 앤은 당시 악마와의 계약이지만 어쩌구 같은 이야기를 얼마 전에 한 것으로 안다. 이때가 한창 엠티비가 세계의 인기를 독차지할 때라 듣는 것 못지않게 보는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때다. 얼론과 함께 나온 노래들의 뮤직비디오는 하트를 알리는데 최고였다. 앤은 토르 같은 의상을 입었지만 헤어와 화장 덕분에 정말 화려하고 예뻤고 낸시는 미국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섹시하면서 멋졌다. 낸시가 기타를 들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면 그 모습이 마치 바브 와이어의 파멜라 앤더슨 같았다. 그렇게 하트를 홍보했다.
Heart - Never https://youtu.be/zWzy5q_M5Ho?si=6iNdHdxOyU7vZG5r
Heart - What About Love? https://youtu.be/KE5GGMhmo-M?si=Sqdv_A-24QCLwchl
역시 얼론을 들어봐야겠지
Heart - Alone https://youtu.be/1Cw1ng75KP0?si=eOD1TEyTpuNRQWL1
최근에 원년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서 공연을 했다. 크레이지 온 유를 부르는데 소름 돋았다. 정말 너무 멋졌다. 가장 최근에는 앤의 남편이 낸시의 아이들을 폭행해서 자매 사이가 좋지 않다고 하는데 가정사는 참 어렵고 힘들다.
2016년 Crazy On You https://youtu.be/e282K74eTLY?si=VDCWkTLfI-Cal6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