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아는
울산 사람들만 보면 알려나. 다른 지역 사람들은 봐도 모를 테니까. 사실 울산 사람도 잘 모르지 싶다.
성남동과 교동 그 어디쯤 아직 70년대 골목길과 동네가 있다.
뭐랄까 그 지역만 빼고 전부 개발이 되고 아파트와 고층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섰는데 이상하지만, 이 동네만 빠졌다.
물론 곧 철거가 되고 개발이 될 것이다. 곳곳에 붙은 이주 정책에 관한 현수막이나 사람들도 거의 살지 않는다.
밤에 가야만 사람이 사는지 안 사는지 알 수 있다. 몇몇 군데의 집에 불이 들어와 있는 곳이 있다.
지도상으로 대략 이 정도의 지역인데 이 안에 구 울산기상청도 있다.
예전에는 울산기상청에 놀러도 가곤 했는데 요즘 울산기상청은 너무 뜬금없는 곳에 있어서 가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밤에 가면 아주 스산하고 무섭다. 정문은 꽁꽁 묶여 있고 거미줄이 가득하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시작하는 첫 장면에 나오는 그런 곳처럼 보인다.
한 열 가구 중에 한 가구 정도 사람이 사는 것 같다. 시간이 멎은 것 같다.
좀 높은 곳에서 보면 주위 가득한 아파트와 고층 건물이 보이지만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과거 속으로 들어와 버린 것 같다.
성남동에 이런 곳이 아직 있다는 게 놀랍기도 한데 나는 예전부터 울산 골목길을 사진으로 많이 담고 다녔는데 10년 전까지만 해도 골목이 많았다.
사진 좋아하고 오래된 골목을 좋아하는 울산인이라면 없어지기 전에 한 번 가보는 것도 좋다.
너무 어두워서 사진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기묘한 곳도 있고, 대문이 없는 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 대문이 두세 개 또 나오는 집도 있다.
밤에는 혼자 다니며 사진을 담는 것을 추천한다. 일행이 조잘조잘 너무 시끄러우면 산통 다 깬다. 한 바퀴 죽 돌고 나오면 시계탑 사거리 다 알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