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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찮은 글을 시라고 부르고 싶어서

시 이고만 싶은 글귀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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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어릴 적 아버지는

월급을 아껴 새장과 새를 사주었다.

두 마리였던 새는 좁은 새장에서

날지 못하기에 며칠 후 나는 학교에 가면서

몰래 새장 문을 열어 놨다.

학교에서 오니 한 마리가 나가고

한 마리는 새장 속에 있었다.

새장을 나갔던 그 새는 다음 날

집 근처 공터에서 죽어있었고

그 죽은 새를 가지고 노는 아이들보다

그 아이들에게서 새를 빼앗아 오지 못한

나에게 분노가 죽고 싶을 만큼 들었다.

그 어릴 때부터였던가,

나보다 약한 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나보다 강한 자를 두려워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새장 속의 새를 쳐다보며 새가

하늘을 날아갈 수 있다고 믿었던

그 바보 같은 게 시간이

지난다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그때, 그때 받은 상처는

제대로 상처를 받아야 한다.

나는 인생을 욕하고 싶은데

인생은 나에게 미안하다 하지 않는다.

그래도 인생에게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노을이 심히 아름답다.

노을이 왜 아름다운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욕심의 반대편으로 - 최유리 https://youtu.be/M4jnLr7nYEo?si=K9z7rUmzobcOh_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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