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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의 세탁기

독립영화

by 교관

층간소음을 주제로 한 단편 공포 영화로, 이 짧은 영화가 노이즈나, 84제곱미터 같은 상업영화보다 훨씬 스릴 있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노이즈는 보이는 부분에서 공포를 주려는 부분이 너무 많고, 84제곱미터는 강하늘 혼자서 두 시간 가까이 무서움을 주려고 별짓 다 하다 보니 그게 독이 되었다.


그러나 이 단편 영화는 영화 내내 공포를 주다가 마지막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상상을 잔뜩 하게 만들어 놓고 끝나 버린다.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든다.


특히 마지막에 윤소희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부분도 역시 좋았다. 단편 영화인 만큼 등장인물은 많지 않다.


공포소설 김작가는 글이 써지지 않지만 편집장에게 사정사정해서 일주일의 시간을 얻는다. 노트북 앞에 앉았지만 한 밤 중에도 옆 집에서 세탁기 돌리는 소리 때문에 집중을 할 수 없다.


경비실에 전화를 해서 욕을 퍼부었지만, 방송이 고작이다. 다음 날에 누군가 초인종을 눌러 나가 보니 내놓은 적도 없는 집을 보러 온 여대생이 있었다.


욕을 잔뜩 퍼부으니 여자는 집을 잘 못 봤다며 옆집으로 간다. 밤이 되니 또다시 들리는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


세탁기가 돌아가면서 약간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김작가는 열이 받아서 옆집으로 찾아간다. 현관문은 열려 있고 집으로 들어가니 사람은 없고, 세탁기는 혼자서 돌아가고 있다.


세탁기 앞으로 가서 휴대폰으로 비춰보니 여자의 토막 난 시체가 돌아가고 있다. 세탁기 속의 토막 난 여자는 낮에 자신을 찾아왔던 그 집을 알아본다는 여대생이었다.


그때 집으로 들어오는 한 남자의 발자국 소리. 과연 김 작가는 어떻게 될까. 이 짧은 이야기지만 내내 긴장과 스릴로 똘똘 뭉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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