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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브히치 킬러

영화 이야기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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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로 어느 동네에 연쇄살인범으로 10명의 여자가 죽었다. 대부분 변태적인 매듭으로 시체가 된 채 발견되었다. 범인은 잡히지 않고 동네는 무서움에 벌벌 떠는데, 10년 전에 살인이 멈추었다. 동네는 피해자를 위해 매년 추모식을 하고 있다.

주인공 테일러는 학생으로 좋아하는 여학생과 데이트를 위해 아버지 트럭을 빌려 데려다주면서 좋은 시간을 가지려고 조수석 의자를 뒤로 밀치다가 그만 그 밑에 있는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한다. 거기에는 매듭에 묶여 처참하게 죽은 여자의 사진이었다.

여학생은 테일러에게 실망하고 그걸 학교에 퍼트린다. 테일러는 자신의 사진이 아니며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미 학교에서 낙인찍혀 버렸다. 아버지는 보이스카우트 교사로 가족에게 잘하고, 동네에서도 인정받는 인물인데, 테일러는 학교의 모든 아이들에게 변태 취급받으면서 따돌림당한다.

테일러의 주위에는 테일러처럼 따돌림당하는 케시라는 이상한 여자애가 어슬렁 거리는데, 케시는 10년 전 클로브히지(매듭) 연쇄살인범에게 엄마를 잃었다. 테일러는 아버지 트럭에서 나온 그 피해자 사진을 기점으로 해서 아버지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데 아버지가 수상하다.

아버지가 열쇠로 채워 놓은 창고에서 그 증거물들을 보게 되면서, 케시와 함께 아버지가 범인이 아닐까 하며 조사를 한다. 이 이야기는 연쇄살인범 영화지만 자극적인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보게 된다.

나의 아버지가 진짜 범인이라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테일러는 그 감정을 어떻게 할지 모른다. 아직 학생이기에 정신적인 자립이 어렵다. 아버지는 어린 여동생과 마을 아이들에게 너무나 착한 대부 같은 사람이고, 엄마에게도 잘한다. 동네 사람들도 전부 아버지를 좋아한다.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증거가 하나 둘 쌓이면서 범이라는 확신을 피할 수 없다. 아버지는 멈췄던 범행을 다시 한번 저지르고 그 자리를 테일러와 케시가 덮치게 된다. 그때 장면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아버지를 향한 총구를 빼앗은 아버지의 그 선택은 전율이다.

사이코패스 살인범들은 영화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신을 감추며 잘 살아간다. 실제로도 그런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영화에서 그런 모습이 많다. 결은 다르지만 덱스터 역시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덱스터는 클로버히치 같은 잡히지 않은 살인범을 잡아서 죽이는 사이코패스라 가정을 이루는 과정과 감정의 훈련에 대해서 세세하게 나왔다.

자신의 아들에게 마저 총구를 겨누는 이런 사이코패스가 진짜 가정을 이루며 제대로 일반인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 돋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고유정이나 이은혜 같은 경우도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다가 남편을 토막 내고, 물놀이 중에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남편들에게만 가스라이팅을 해서 그렇지 영화 속 완벽한 일반인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삶은 정말 피곤하다. 내가 걸리지 않았다 뿐인지 만약 내가 팔을 뻗을 수 있는 공간에 이런 사이코패스가 들어왔다면, 내 아이가 만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그런 사람이라면 아찔하기만 하다. 아무튼 영화는 자극 없이 자극적인 재미를 준다.

https://youtu.be/aJO3G17JqZ8?si=UjsNL_GAAQFPOxJq

IFC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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