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유래
이곳 바닷가가 정말 을씨년스러웠다. 맑아야 할 가을에 불어 닥친 차가운 비바람은 사람을 어디에도 머물게 하지 못하게 했다.
[을씨년스럽다]는 [을사년스러움]에서 왔다. 을사년에는 온 거리가 을씨년스러웠다. 스산하고 쓸쓸했다. 햇빛이 들지 않아 곰팡이가 필 것 같은 거리만 가득한 시기가 을사늑약이 있었을 때였다.
조약은 상대방과 합의하에, 그러니까 나라와 나라 간에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지만, 늑약은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래서 외교권을 박탈당했다. 서글프고 서러운 때였다. 명성황후는 살해당하고도 시간을 당하고 하체는 불에 타서 말도 안 되는 모습이었는데, 일본의 낭인들이 끌고 다니기도 했다.
고종은 이제 대한 제국이 없어질까 봐, 러시아에 도움을 칭하지만 결국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기면서 한국의 수탈 작업이 시작된다.
이때 대한 제국은 멸망하고 만다. 분노하고 분노할 일이지만, 모든 일본인들에게 분노할 필요는 없다. 을사늑약을 만든 일본인들, 그에 맞게 일본인에게 붙어서 간사하게 행동하는 한국인들에게 분노해야 한다.
을씨년스러움은 을사년 이전에는 없던 말이었다. 을씨년스러움에는 쓸쓸하고 슬픈 분위기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