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95년 초판의 리뉴얼 같은 영화다.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20년 정도 지난 후에 몇몇 장면을 그래픽으로 바뀐 영화 버전이다.
쿠사나기는 상체만 있는 인형사의 모습이 자신과 닮았다는 것에 고뇌가 깊어진다. 그동안 신체가 비록 기계로 덮였지만 쿠사나기는 자신을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뇌를 꺼내서 본 사람이 없는 것처럼, 자신의 뇌마저 복제된 것이거나,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인형사는 자신의 정치적 망명을 요구한다. 인간의 세포와 자신의 프로그램은 같다는 것이다. 생명이라는 걸 누가 정의할 것인가에 대해서 자꾸 질문을 한다.
원작에는 인형사가 쿠사나기와 닮은 여자의 몸이지만 남자의 음성이었는데 리뉴얼 버전에는 높낮이가 없는 여성의 목소리로 나온다. 이 부분이 원작보다 좀 설득력이 있다.
원작과 2.0을 놓고 보면 원작이 훨씬 낫다. 그래픽이 너무 이질감이 든다. 영화로 나온 버전에서는 쿠사나기를 스칼렛 요한슨이 했다. 원작을 그대로 하기 싫었던 감독은 원작을 오마주 삼아 할리우드 식으로 바꿨다. 그래서 욕을 듣고 인기가 없었지만, 영화의 색채는 좋았다.
공각기동대 1편은 처음에 만화치고 너무 철학적이라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몇 년 후에 나온 2편을 보면 1편은 정말 알기 쉽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공각기동대에는 미래의 전자기기들이 엄청나게 나온다. 원작에서 홀로그램부터 기계적 설정이 들어있는 전화기까지(하지만 모든 것이 암울한 미래를 표현했지만 당시에 지금 들고 다니는 휴대폰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 당시에 미래를 이렇게 세세하고 조밀하게 표현했다.
살아있는 인간이 뇌의 지적능력만 가지고 배설을 하지 않는, 인간과 닮은 안드로이드의 몸속으로 들어간다면 장단점이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 속에서 인형사는 공안 6과 사람들에게 자신은 A.I는 아니라고 말한다. 당시의 인공지능과 지금의 인공지능을 받아들이는 차이가 깊고 크다.
대부분 공각기동대를 여러 번 봤을 텐데 볼수록 철학적 물음에 조금씩 다가가는 느낌이 든다.
https://youtu.be/5Jbo6i5vjfk?si=z_IJbqcu3k0PZVs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