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 30

소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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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너는 어머니 장례식장에 갔는데 너무나 먼 곳이었다. 충청도 어느 시골이었다. 그곳에는 친구의 형들이 있었다. 친구도 자기 형들을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다. 시골이고, 집에서 하는 장례식이라 떠들썩했다. 많은 조문객이 왔지만, 친구가 아는 사람은 너희들뿐이었다. 네가 장례식장에서 눈에 들어온 모습은 장례식장 구석에 상복을 입고 초라하게 앉아있는 친구의 아버지 모습이었다. 사정은 잘 모르지만 너는 초라한 친구의 아버지가 장례식이 끝나면 친구와 누나와 함께 살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너는 떠난 사람과 남겨진 사람에 대해서 생각했다. 너는 남겨진 자에 속하지만 언젠가는 떠나는 자에 속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한번 죽는다는 걸 너는 누구보다 잘 안다. 너는 매일 잠들기 전 생각한다. 이제 남아있는 밤이 몇 번일까. 몇 번의 밤을 보며 잠들 수 있을까. 너는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변화를 위해서 뭔가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너는 너의 친구의 죽음도 보았다. 친구는 아직 어린 두 아들을 두고 사고로 죽음을 맞이했다. 친구와는 친하게 지냈지만 친하지는 않았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같이 붙어 있었지만, 속에 있는 말을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친구의 죽음은 너의 정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악착같이 보낸다 한들 사고로 죽고 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너는 느꼈다. 인간의 삶이라는 건 전부 제각각이고 제멋대로다. 어떤 삶을 살아가는 인간이 올바른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는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걸 바란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다. 아이가 쑥쑥 커 갈수록 아이 엄마의 얼굴은 빠르게 늙는다. 거울을 보면 우울하고 슬프다. 그러나 아이를 보며 그 슬픔을 잊어간다. 어느 순간 아이는 엄마의 품에서 떠나서 자신의 짝을 찾아간다. 그 모습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너는 그저 기록할 뿐이다. 너는 인간이다. 너는 하찮고 특별하지 않은 인간일 뿐이다. 매일 불안에 떨고 생각이 많은 불완전한 인간이다. 과거의 실패를 거듭하는 무능력과 충동적이지는 않지만, 결정을 잘못하는 선택이 항상 너를 더 나은 곳으로 오르지 못하게 했다. 너는 너의 감정이 너를 아직 잡아먹지 않고 지금까지 지낸 것만으로 그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아직 부러지거나 다친 곳이 한 번도 없는 것 역시 기적 같은 일이다. 너는 기록하는 인간이다. 너는 정신적으로 좀 더 나아가기 위해서 몇 번 남아있을지 모를 밤을 보는 동안 기록해야 한다. 특별한 것 없어서 너의 일생은 워드 몇 페이지로 끝날지라도 너는 기록하는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 너의 자취, 너와 관계된 사람들, 너의 모습, 너의 이야기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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