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
아버지는 직접 손질한 멍게를 너와 동생의 입에 넣어 주었다. 멍게의 맛을 알아버린 거지. 가족이란 그렇다. 설령 가족에 대해서 다 알 수는 없지만 가족인 이상 울타리 안에서 어떻게든 보호하고 가르치고 먹이고 싶은 것이다. 너는 그게 당연한 거라 당시에는 행복인지 알지 못했다. 불행은 인지하지만, 행복은 그게 행복인지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행복은 평소보다 크게 기뻐야 그게 행복이라 느끼기에 고요한 호수 같은 행복은 행복이라 여기지 못한다. 너는 그 사실을 성인이 훌쩍 된 후 알았다. 독감에 걸려 아파서 친구들과 놀지 못하면 그 불행은 실감한다. 차마차 할머니 집에 세 들어 살 때 너는 열 살이었다.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어머니에게 빗자루로 맞았을 때 너의 방어막이 되어준 사람은 집에 오신 외할머니였다. 너는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없다. 날 때부터 계시지 않았다. 할머니라곤 오직 외할머니뿐이었다. 언제나 너의 방어막이었다. 한 번은 몹시 추운 겨울, 마당에 뿌린 물이 얼어붙었다. 거기서 미끄럼을 타고 너는 놀았다. 동생도 합세해서 놀았는데, 너를 끌어주다가 그만 그대로 넘어져 바닥에 턱을 찧고 찢어졌다. 병원에서 꿰매야만 했다. 동생은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너는 엄마에게 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고 엄청나게 혼나고 말았다. 그때 너는 분명 동생을 잘 돌보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런 사고가 났다. 제대로 해명할 기회도 없이 혼나고 있을 때 할머니가 나서주었다. 할머니는 사고는 조심해도 나는 게 사고란다. 할머니는 어린이 같다가도 어떤 때에는 어른 중의 어른 같았다. 외할머니의 자식은(엄마의 형제는) 여섯 명이나 되었고 엄마가 셋째였다. 손주들이 많았음에도 너의 집에 가끔 오셔서 너를 데리고 시장도 가고 맛있는 것도 사주었다. 자주 오시지 못하기에 너는 할머니의 방문이 즐거웠다. 어째서 어린이들은 할머니를 좋아할까. 요즘도 그럴까. 그건 알 수 없다. 너는 할머니를 좋아했다. 오직 할머니라고는 외할머니뿐이라 너는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아마 외할머니가 다른 손주들보다 너를 조금 더 귀여워했던 이유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 반대를 가장 많이 했던 사람이 외할머니 당신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외할머니는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를 집에서 내쫓아서 몇 년을 보지도 않았다. 아버지가 너와 동생을 낳고 회사에 다니며 정신을 차리고 착실해진 후 할머니는 아버지를 받아들였다. 받아들이고 난 후 외할머니는 그동안 불러보지 못했던 박 서방 박 서방 하며 아버지를 찾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