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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북한은 얼마나 개방할 수 있을까?

많이 개방할 수록 해외 자본을 많이 받아들인다.


북한은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얼마나 받아들일까?


북한의 김정은은 미국의 트럼프가 야속할 수있다. 빨리 무역제재를 풀고 경제 발전의 길로 가고 싶은데 트럼프는 마냥 느긋하다. 그런데 트럼프가 무역제재를 푼다고 북한이 무한정 글로벌 경제의 자유로움을 북한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현재 북한 경제를 이끌어가는 체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이 북한의 주민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우리식 자주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북한에 자본주의식 시장경제가 스며든 ‘장마당 경제’가 있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김정은이 마음먹으면 과거의 독재경제 체제로 돌이킬 수 있다. 북한이 글로벌 경제로 뛰어들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김정은의 공산당 독재가 무너질까 두려워서이다. 자본은 받아들이고 싶지만, 자본주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처지이다. 그 명확한 사례로는 북한의 경제특구들이 하나도 성공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다. 개방은 하지만 특구라는 매우 좁고 지역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한정된 사업만을 할 수있게 했다. 숨은 쉴 수 있지만 모기는 못들어 오게하는 지극히 촘촘한 망을 걸쳐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기장식 개방’이라는 말도 있다. 


어쩌면 북한은 남한의 쉬운 자본만 받아들이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 그 것도 개성공단과 몇 군데만. 그럼 북한은 체제의 안정성도 유지하면서 경제도 회복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된다. 그런데 남한의 자본만으로 북한의 경제를 회복시킬 만큼 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거나,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북한의 ‘모기장식 개방’은 중국 개혁·개방의 설계자 등소평이이 1980년대 중반 김일성를 만났을 때 북한의 개방을 권하자, 선택한 방식이라고 한다. 개방은 하고 싶지만, 자본주의라는 모기가 침입할 것을 두려워해 대폭적인 개방은 못하고 함경북도 함경북도 나진·선봉을 ‘자유경제 무역지대’로 열었다. 북한의 중심지인 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 지역을 선정하여, 아주 제한된 ‘모기장식 개방’을 한 것이다. 성과는 미미하다 못해 거의 전무했다. 그 다음으로 김정일이 선택한 금강산 관광특구이다. 고성에서 금강산까지 반드시 제한된 도로를 통해야 하며, 금강산 구경가서도 지도원이 이끄는 단체 행동만이 가능했다. 심지어는 북한의 해변을 밤에 걸었다고 남한 관광객이 총을 맞아 사망하는 일까지 생겼다. 금강산 관광특구는 북한에게는 현금을 쏟아붓는 캐시카우였음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지역에도 모기장식 개방을 하였다. 결국 금강산 개방도 수포로 돌아갔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 이유로 양적 질적 발전을 이루지 못한 채 끝나야만 했다. 


이제 새로운 남북경협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여전히 모기장식 개방을 고집한다면 무의미한 경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개성공단의 규모를 더 키운다고 해서 북한의 경제가 더 나아지거나, 남한의 투자가 우르르 몰려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이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남북한의 경제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막연한 희망에 들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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