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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분배가 먼저인가, 성장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닭이 먼저, 계란이 먼저? 분배가 먼저? 성장이 먼저?


닭이 먼저일까요? 계란이 먼저일까요? 우스개인 것 같으면서도 알쏭달쏭한 수수께끼였습니다. 원인과 결과가 끊임없이 연결될 때 하는 질문이지요.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역시 같은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닭이 없이 계란이 있을 수 없고, 계란없이 닭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때는 영국의 어느 연수소에서 달걀보다 닭이 먼저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 적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도 곧 아닐 수도 있다는 다른 연구결과에 의하여 뒤집혀져, 현재도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럼 생산이 먼저일까요? 소비가 먼저일까요?

소비가 되어야 생산을 하고, 생산이 되었어야 소비를 하지요. 소비와 생산도 이처럼 맞물려 들어가며 끊임없이 소비와 생산 간의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제가 보기에는 명확합니다. 소비가 먼저가 아니라 생산이 먼저입니다. 생산이 잘되어야 소비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소비와 생산이 순환구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워왔던 경제원론의 전제가 변했다는 점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제 주체인 가계-기업-정부 간의 생산과 소비의 순환만 전제하였지, 수출과 수입을 통한 외국 경제의 존재를 무시하였다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의 경제 구조는 무역의존도가 90%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한 때는 100%를 넘은 적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의 존재를 무시해서는 절대 우리 경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해외 경제가 우리에서 선 순환적 영향을 미치려면 우리가 수출을 많이 해서 해외의 부를 들여와야 우리 경제가 잘되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내부의 자원만으로는 경제가 선순환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 경제는 소비우선이 아닌 생산 우선의 경제가 되어야 합니다. 물론 지구 전체로 말하자면 경제 원론에서 말하는 경제 순환구조가 여전히 유효할 수는 있겠지요. 그런 점에서 보면 분배와 성장도 우선 순위를 정하자면 성장이 먼저여야 합니다.


내부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자원을 만들지 못하는 우리나라는 그 자원을 해외에서 들여와야 합니다. 그럴려면 그 자원을 들여올 만한 자금을 만들어야 하고, 그 자금은 역시 수출을 통해서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지요. 아마 우리나라의 땅 덩어리가 지금보다 10배는 크고, 호주처럼 자원이 풍부하다면 굳이 외국과 경제교류를 할 필요가 없고, 그럼 분배의 크기와 성장의 크기가 같아질 수 있을 겁니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렇지 못하지요. 결국 분배와 성장에서도 외국 경제의 존재를 고려하면 성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분배를 고민해야겠지요.


성장은 잘하면 잘할수록 좋습니다. 분배를 잘하자고 성장의 고리를 끊어버리면 안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성장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모두 우리의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했으면 합니다. 우리는 지구상에 우리 한민족만 있는 것처럼, 한반도만 있는 것처럼 세상을 보지 말고, 우리도 글로벌 경제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좀 더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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