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요청받지 못한 사람이 섭섭해 할 수도 있다
도움을 청할 때는 대상자를 확실히 지정해야 한다
길거리에 사람이 많은 곳에서 누군가 나에게 폭력적인 해를 끼치려고 합니다. 이럴 때 여러 분은 소리치며 ‘도와주세요!’라고 할 것입니다. 그럼 주변 사람들이 와서 그 나쁜 사람을 쫒아내고 여러 분을 위기에서 도와줄까요? 그래야 하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여러 분이 위기의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는 허공에 ‘도와줘요!’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는 사람 중 한두사람을 분명하게 쳐다보며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여러 분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구경만 하다 지나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을 ‘방관자 효과 (Bystander effect)’라고 합니다. 이런 방관자 효과가 일어나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요.
1) 상황 인식의 어려움
주위에 사람이 많고 시끄럽고 복잡한데 나는 갈 길이 바쁘다면,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차소리, 사람 소리가 시끄러우면 사람이 ‘도와줘요!’해도 들리지 않기도 하겠지요.
2) 다수의 무지
사람들은 그게 정말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 영화를 찍고 있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런 일이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지면 사람들은 그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위기인데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3) 책임감의 분산
그런 상황을 보면서 ‘내가 아니어도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도와주겠지’하는 마음을 갖는거죠. 모두의 책임은 아무의 책임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분명한 주체가 없다면 사람들은 굳이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두 명이 있다면 도의적 책임감을 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나서겠지만, 수십 명, 수백 명이 있다면 책임감을 덜 느껴서 나서지 않아서 어려움 겪는 사람을 돕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도움 능력의 평가
돕기는 해야겠는데,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모르거나, 능력이 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방관합니다. 자신이 도움을 제공할 만한 자격이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도움 제공에 더 적합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할 때, 사람들은 그 기회를 옆 사람 해주기를 기대하며 행동하지 않습니다.
5) 평가 우려
실제로 도와주고 싶고 그런 능력이 있음에도 나서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며 어리석다고 볼까봐입니다. 예를 들면 기껏 도와주겠다고 나섰는데, 정작 상대방은 도움이 필요없다고 하면 고연히 멋쩍어 지지요. 이처럼 도움 행동으로 인해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보다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필요하다면 도움 행동에 나서지 않습니다.
아셨지요?
내가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하늘에 대고 ‘하느님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기 보다는 옆 사람에게 조용히 ‘내가 힘이 드는데 내 말을 좀 들어줘!’하는 편이 훨씬 더 쉽습니다. 물론 상대가 도와주지 못할 사정인지 아닌 지는 도와달라는 사람이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사람은 속사정이 어떤지 모르니까요. 혹시 압니까? 그게 어려워 요청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