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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김정은을 위해서 북한을 개방해야 하는 이유

(15-2) 김정은 개인을 위해서 북한을 개방해야 하는 이유 부성애


북한이 발전하려면 경제를 개방하여야 하고, 개방하려면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북한은 그 핵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었고, 이제는 버려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핵을 쉽게 버리지 못할 이유 또한 많다. 북한의 3대에 걸친 세습 독재 권력의 존립을 위한 필연적인 무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김정은의 권력유지를 위해서 버려야 할 이유도 많다. 그리고,  김정은 개인을 위해서도 김일성 할아버지 이래로 만들어온 핵무기를 버려야 할 이유도 있다. 어쨌든 북한 핵은 김정은이 원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구 소련과 중국의 배신에 치를 떨면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대를 이어가면 만든 것이다. 김정은 본인의 의지로 만든 것이 아니며,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며 그 시기가 완성된 것이다. 그러니 김정은은 핵무기에 대한 애착은 그리 깊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2018년 4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나는 아버지이자 남편으로, 평생 핵을 짊어지고 살기를 원치 않는다.”며 비핵화 의지를 시사한 발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2017년 8월 보도에 의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아내 리설주가 지난 2017년 2월 셋째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 리설주와 결혼한 김정은 부부는 세 자녀를 두고 있다. 2010년 여름에 첫째 아이를 낳았고, 2013년 1월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고 알려져 있다. 첫째와 둘째도 외부에 알려진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사실은 없다. 그저 떠도는 소문과 추측이 주를 이룬다. 첫째 아이는 딸이라는 추측만 있을 뿐 성별, 이름, 나이 등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둘째 아이만 북한에 초대됐던 미국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을 통해 이름과 성별이 공개됐다. 그마저도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아니었다. 로드먼이 북한에 다녀와 김정은의 둘째 아이는 ‘김주애’란 이름의 딸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은 부부의 자녀들은 앞으로도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이나 북한 당국이 그의 자녀들에 대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세습 독재 체제를 이어가기 위한 한 방편이다. 비록 김정은이 그의 자식들을 데리고 공개 석상에 나오지 않지만, 자식들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의 평소 성격으로 보면 다른 정상적인 아버지만큼 자기 자식들을 사랑할 것이다. 그의 좋지 않은 외부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어린 아이들을 무척이나 귀여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위층의 자식이나 중산층의 자식과 하류 계층의 아이를 막론하고 그가 참가하는 행사에 초대받는다. 2013~2014년 초반에는 고아원과 유아 복지 시설을 대폭 늘리고 특별히 신경을 써서 운영하도록 별도로 명령을 내리는 등 빈민층 아이에 대한 배려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에 비하면 더 자상한 편이다.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후 길거리를 떠도는 가난한 어린이를 뜻하는 ‘꽃제비’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만큼 어린아이에 대한 측은지심을 보여주고 있고, 이러한 그의 모습은 단순한 ‘정치적 쇼’이상의 진심이라는 것이다.


북한 보도 기사 중에는 김정일이 김정은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물끄러미 쳐다보는 사진이 있다. 그 사진을 보면서 김정일이 아들 김정은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그 장면을 지독한 권력 투쟁을 이겨낼지에 대한 염려로 해석할 수도 있다. 김정은이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았기에 권력을 물려받은 것은 어찌되었든 분명한 사실이다.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처럼 매 순간마다 따듯하게 전달되지는 않을지언정 부성애를 갖지 않은 아버지는 없다. 부성애는 훈련이나 이해득실을 떠난 본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정은도 그런 부성애를 갖고 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 김정일 본인이 스스로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한 자식들의 미래를 불안정하게 되고, 설령 대를 이어 권력을 물려주었다고 하더라고 그들 또한 본인과 같이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취임할 때는 검은 머리였는데, 얼마 후 그의 머리가 하얗게 쇠어지자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으로서 세계와 미국을 지배하느라 고민이 많아서 그랬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런 추측에 대하여 그의 부인 미쉘 오바마는 ABC뉴스를 통해 방송된 대통령 2기 취임식 이후 첫 공식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흰머리가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은 아이들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춘기 접어든 그의 두 딸이 아버지 속을 썩여서 머리가 하애졌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바마가 세계정세보다는 아이들 문제를 더 진심으로 고민하는 것처럼, 김정은도 독재 권력 유지나 한반도 정세보다 그의 일상에서 깊이 고민하는 것은 아이들 문제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 자식들의 미래를 보장해준다면 아버지 김정은은 아이들에게 무시무시한 핵무기를 더 이상 갖지 않아도 된다. 어쨌든 북한은 김정은이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고, 그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그가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고민한다면, 우리도 김정은의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 같이 고민해준다면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의 시기가 더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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