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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재해석(10) - 걸을 때 좋은 신발은


걷기의 재해석(10) - 걸을 때 좋은 신발은


결론부터 말하면 인체의 자연적 기능을 제한하지 않고, 인체가 갖고 있는 공학적 효율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신발이 좋다. 물론 그건 내가 만들어 팔고 있는 신발이기도 하다. 아주 훌륭한, 내가 보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신발이다. 바로 신발의 기능이란 기능은 모조리 제거한 무기능성 기능신발, 최대한 맨발로 걷는 느낌을 주기 위한 필맥스 ‘맨발신발’이다.



애초에 신발은 발의 위험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그런 신발은 밑창이 부드럽고 얇을 수 밖에 없었다. 그저 동물의 가죽이나 나무를 깎아 발에 대는 정도였다. 그러다 인간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발은 여러 가지 부가적인 목적을 더한다. 멋을 내고, 지위를 나타내고, 특정한 활동을 더 잘하기 위한 기능성 신발이 나타났다. 그러면서 신발은 발을 보호하기 위한 본래의 기능보다는 발 건강을 악화시키면서, 발 기능을 약화시키면서, 발의 공학적 효율성을 망쳐놓기 시작했다. 인간 발의 가장 위험한 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신발이 되버렸다.


현대의 신발은 디자인을 매우 중요시한다. 문제는 예뻐보이고 멋있는 신발이 자연적이고 유연한 곡선이 날카로운 직선 형태라는 데 있다. 앞은 뾰족하고 발등은 낮아 신발 전면부를 보면 마치 미사일처럼 날렵하다. 금방이라도 날라갈 듯한 형세를 취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다. 남자용이나 여자용이나 별 다름이 없다. 이런 신발들은 신발 속에 있는 발가락을 부자연스럽게 가운데로 모이게 한다. 발가락의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인 달리고 걸을 때 균형잡기 기능을 매우 제한한다. 또한 뒤꿈치가 반드시 있다. 심지어는 키높이 신발은 보이지 않게 뒤꿈치를 7-8센티까지 높게 만들었다. 이러한 디자인은 사람이 똑바로 서있게 하지를 못한다. 뒤꿈치만큼 몸이 앞으로 기울게 되는데, 이를 수정하기 위하여 억지로 상체를 뒤로 젖히게 만든다. 몸의 무게 중심이 지구 중력과 수직일 때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할 수 있지만, 높은 뒤굽은 몸이 수직이 아닌 뒤로 약간 기운 자세가 된다. 이렇게 수직이 틀어진 온 몸은 좌우 수평도 틀어지게 된다. 사람 몸이 좌우가 다른 힘을 갖게 되고 모습도 다르게 된 것은 신발에 기인한 영향이 매우 크다. 신발이 발을 보호해준다고 생각하지만 통념과 달리 신발은 발을 불편하게 하고, 발의 골격을 망가뜨린다. 신발 디자인이 발의 구조와 기능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 뭔가 있어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모든 사람은 신발이라면 당연히 뒤굽이 있어야 하고, 두툼한 쿠션이 있어야 충격을 흡수한다고 한다. 많은 나의 고객들이 신발에 너무 쿠션이 없다고 하며 쿠션을 넣어달라고 하지만 나는 늘 대답한다.


맨 몸으로 걷는 충격은 인체가 자연적으로 흡수하게 되었다.


중앙일보의 2018년 11월 기사 ‘운동화 밑창 푹신할수록 좋다?’에 의하면 쿠션이 없이 딱딱한 밑창은 발바닥에 충격은 커지겠지만, 발목의 안정성이 좋아져서 피로하지 않게 걸을 수 있다고 한다. 오래 걷기에 가장 특화된 신발인 군화를 보면, 쿠션이 그리 좋지는 않다. 대신 밑창을 두껍게 만들어 충격을 흡수하고, 발뒤꿈치와 안쪽 면이 견고하게 만들어져서 발목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쿠션이 있는 신발은 첫 번째, 발목을 잡아주는 근육이 항상 긴장하게 된다. 걸을 때마다 발목을 바로 잡기 위해 근육이 일을 해야 하므로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곤해진다. 장기적으로 보면 발목 근육이 발달해 두꺼워지고, 종아리와 발목의 두께가 비슷해져서 아톰 다리처럼 보인다. 두 번째, 발목을 자주 삔다. 쿠션이 많은 신발을 신으면 쿠션의 중심보다는 좌우로 찌그러들면서 발목의 안정성이 떨어져 발목인대를 다칠 위험성이 높아진다. 세 번째, 일반적으로 인간은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려는 경향이 있어 쿠션이 일정하게 찌그러지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발목에는 안쪽으로 회전하는 내회전 토크가 걸린다. 인간의 발에 걸리는 충격은 하루 100t 달한다고 하니 하루에 100t의 힘이 발목을 안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런 충격은 다리를 안쪽으로 회전시켜서 휜 다리를 유발하고, 무릎 안쪽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걷기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인체의 움직임은 복잡하다. 신체 630개 근육과 206개 뼈의 절반이 걸을 때 사용된다. 걸음은 온 몸을 움직이는 매우 복합적인 과정인데 발에 생소한 신발로, 발가락과 발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이 악영향을 줄 수있다는 것은 당연하다.  발가락의 위치보다 발굽에 8cm 높은 굽을 대면 걸음걸이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미 누구나 다 알거라고 확신한다. 아무리 기능성이 뛰어나고 섬세한 신발일지라도 발의 형태와 걸음걸이에 영향을 준다. 반면에 밑창이 얇아서 발바닥이 지면의 울퉁불퉁함을 느낄 정도로 부드러운 신발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안전이다. 우리는 울퉁불퉁하고 툭툭 튀어나온 보도블록, 또는 비포장 도로를 걷는다.


그런데 밑창이 딱딱하고 두껍고 쿠션이 있는 신발들은 자기 발 밑이 어떻게 생겼는 지 모른다. 왜냐하면 신발이 지면 변화의 정보를 발바닥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트맥스 신발은 지면의 변화를 발바닥으로 느낄 수 있다. 눈으로 놓친 발바닥이 지면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 운동 신경을 통해 걷는 자세를 지형에 맞게 움직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바로 자기 몸의 안전을 온 신경을 통하여 지킬 수 있게 되어 안전하다. 또한 건강에도 좋다. 울퉁불퉁한 길을 부드럽고 가볍고 얇은 고무로 된 신발을 신고 걷다 보면 발바닥은 지속적으로 지압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지면의 날카로운 위험물이나 지저분한 오물로부터는 최소한의 보호는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 쿠션없는 부드러운 신발은 발바닥과 신경으로 연결된 온 몸의 장기들 또한 활성화된다. 발바닥에 그려진 심장, 신장, 폐 등의 그림을 안 본 사람은 없다. 그게 다 발바닥을 자극하면 그 부분들도 자극된다는 의미이다. 이 발지압은 오래 전부터 전 세계인의 공통된 의학적 지식이다. 1913년  미국의사 윌리엄 피트제럴드(Willian Fitzerld)가 현대 의학에  근거한 발에 관한 연구를 정리 하여 "Foot Zone Theraphy"라는 이론으로 의학계에 연구 논문을 발표하여 세계 의학인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그 이후 그의 이론이  유럽으로 파급되어 유럽의  의학자들이 역시 발의 중요성에 공감하여 발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를 경주 하여 이에 관한 연구논문을 속속 발표하였다. 특히 독일 의학자인 Hanne Maquarde는 연구에 그치지 않고 발건강법을 행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이로써 발 건강법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스위스 출신의 간호사 Hedi Masfret 은 중국에서  선교사로 근무한 후 귀국하여 중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발안마요법에 관한 "Good Health for the future"라는 책을 펴내 발 건강법이 본격적으로 전파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신고 있는 신발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정말 신발에 뒤굽과 쿠션이 있어야 하고, 신발이 인간의 발을 보호하는 지를 의심해보자. 그리 오래 전도 아닌 1970년 이전의 신발에 쿠션과 뒤굽있는 신발을 볼 수 있나 찾아보자. 없다. 왜냐하면 현대의 운동화는 나이키가 와플기계에 고무를 녹여 붙인 이후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우 부자연스런 신발이 고급신발이라는 개념은 신발 회사들의 마케팅결과일 뿐이다.


걸을 때 이 신발이 얼마나 내 건강에 좋고, 내 발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하는 지를 검토해보고 선택해야 한다. 어떤 신발? 바로 맨 처음에 말했던 그 훌륭한 신발을 나는 적극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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