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대 위원장을 그만두며
.
.
.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그만두었다.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기 때문에.
뭐든지 그럴 만하니까, 그럴 일이 생긴다. 공교롭게도 내가 그만두겠다고 하는데, 다른 선대위원장들도 그만둔다고 한다.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을까? 내가 그만둘 때 하던 말을 다른 선대위원장들도 같은 말을 한다.
더 열심히 하기 위하여 기득권을 내려놓고 그만둔다!
나도 내가 이 말을 하면서 말도 안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그럴 듯하게 들렸나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안다. 그게 헛소리라는 걸. 민주당 선거대책 위원회가 워낙 선거운동에 시큰둥했었는데, 이제와서 뭘 더 열심히 하겠다는 건지 아무도 모를 거다. 사실 나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히 송영길이 괜찮은 말을 하면서 어물쩍 넘어간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당 쇄신과 선대위 혁신을 위한 권한을 모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역시 말만 앞서는 사람들 아니랄까봐 번드르하게 포장을 했다. 다시 보통 사람들 말로 번역해볼까?
“이재명, 너 혼자 너가 알아서 해!”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재명은 알아들었다. 또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화답했다.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원들의 의지를 받들어 조속히 쇄신 방안을 만들어 집행하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 하겠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해야되는 일이니까 하기 하겠지. 국민의 뜻을 모아서 하겠다고 하지만, 국민이라는 단어처럼 추상적이고 잘못되는 경우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 지른 이재명이도 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라는 단어가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을 말한 적은 내가 아는 한 결코 한 번도 없었다. 늘 부분집합이 전체인 것처럼 오해하게 하는 정치인들의 거짓 섞인 수사법이다.
내가 왜 그만둘까?
정말 난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 그만 두었나? 모든 사람의 힘을 결집해서 가열차게 선거운동하자던 때가 보름 겨우 지났는데, 또 새로운 대책위원회를 차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왜 사람들은 떠나려고 할까? 그 것도 막중한 책임과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대책위원장들이 말이다. 그럼 왜 빨간당에는 대책위원장은 아니더라도 선거대책위원회에라도 들어가려고 사람들이 줄서서 있을까? 그것도 그럴 만하니까 그런 일이 생기는 거다.
자, 난 떠난다. 더 이상 미련도 없다. 국회의원도 할 만큼 했고, 챙길 만큼 챙겼다.
강남 밖 좌파들만 불쌍하지~
우리 등뒤에서 이재명이 큰 소리쳤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만들어가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간다. 잘 있어~
(후환이 조금 두렵기는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