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틈이 납니다.
추석 전에 이틀이라는 귀한 시간이 비었습니다. 비웠습니다.
2022년 9월 7-8일 정선으로 무작정 갑니다.
우선 화암동굴부터 들렀습니다.
추석 연휴 전이기는 하지만, 아직 휴무일이 아니라서 관광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일제시대의 금광과 종유동굴이 이어져있습니다.
저 깊은 땅속에서 금을 캐던 광부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좁고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그분들이 많은 고생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납니다.
일제시대라서 기계도 변변치 않았고, 안전장치도 없었을 텐데 정말 깊고 좁습니다.
위의 사진은 위에서 탄광 갱도의 아랫부분을 찍은 겁니다.
계단으로치면 200-300계단은 되는 것같습니다.
저 아래 까마득한 곳도 광도였습니다.
금광 탄광을 지나니 종유석 동굴이 나옵니다.
정말 좋았던 것은 앞뒤로 사람없이 단 둘이 느긋하게 구경했습니다.
종유석입니다.
1000년에 1-6센티 자란다는 데 저 정도 길이가 되려면 몇 만년정도는 훌쩍 지났겠지요.
하기사 이 동굴도 1억년은 넘었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시간의 어마어마함이 느껴집니다만, 그래도 왠지 앙증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은 병방치스카이워크입니다.
높은 곳에 투명다리를 놓았습니다.
제 간뎅이가 부었는 지 젊었을 때보다는 겁이 덜 납니다.
그래도 유리 사이의 조금 벌어진 곳은 밟지 않게 되더군요.
발아래 절벽을 이룬 바위가 볼 만합니다.
스카이워크에서 본 한반도지형입니다.
동강이 흘러가면서 만든 모습입니다.
스카이워크 옆에 있는 짚라인입니다.
오, 표정이 겁먹은 표정인가요?
아닙니다. 이건 꽤 새롭네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ㅋ
옆의 아내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니 제 표정이 더 웃기게 되었습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천천히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몸무게가 가벼운 아내는 공중에서 멈춰서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땅에 닿기는 합니다.
표정이 재미있어서 저 사진을 1만원주고 샀습니다.
아깝지 않네요.
우리가 타오온 짚라인입니다.
꽤 멀고 높게 보입니다.
나이들면서 겁대가리가 상실되는 모양입니다.
내가 저런 걸 타다니?
정선 5일장입니다.
늦게 도착해서 5일장은 이미 파했습니다.
아쉽네요.
요즘 장돌뱅이들은 노새에 짐싣고 여기저기 다니지 않습니다.
트럭에 짐싣고 휙휙 다닙니다.
그래도 장돌뱅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날마다 짐을 풀고 펼치고 다시 싸고 실어야 하니까요.
세상 장돌뱅이들 모두 부자되세요!
나도~
장은 파했지만 분위기는 맛보고 싶었습니다.
근처 모텔에 자리잡고 다시 장으로 왔습니다.
'대박집'이랍니다.
맛있습니다. 가볼 만합니다.
곤드레 비빔밥, 모듬전, 더덕구이에 콧등치기 먹었습니다.
콧등치기가 무슨 뜻일까 하고 아내와 이야기하는 데 앞 자리에 앉은 아저씨가 '원래는 면발이 굵고 넓어서 후루룩 먹다보면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콧등치기라고 알려줍니다.
그 아저씨 말씨도 구수했습니다.
그렇게 하루 지내고 로미지안 가든에 갔습니다.
오늘은 이 곳을 걷자고 한 거죠.
들어서니 물이 콸콸 흐르는 계곡을 걷습니다.
걷다보니 생애의 탑이 보입니다.
탑을 바라보며 나의 삶은 어디쯤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보라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메뚜기가 많습니다.
저에게도 반갑다고 달겨듭니다.
간만에 본 메뚜기와 기념 촬영했습니다.
가시버시 성입니다.
가시버시는 부부의 낮춤말인데 20세기에 들어서 생긴 말이랍니다.
'가시'는 여자나 아내를 뜻하는 데 '버시'는 어디서 나온 말인지 오리무중입니다.
이 로미지안가든도 아내를 위해 만들었고, 부부에 관한 격언이 많이 새겨놓았습니다. 가든을 만든 사람의 아내를 위한 정이 대단했나 봅니다.
잠시 신발을 테스트해보았습닜다.
새로 만들었으니 성능이 제대로 나오는 지, 환경마다 어떻게 달리 나오는 지 확인하고 싶은 장사꾼 마음이지요.
어싱신발의 접지력 테스트입니다. 잘 되네요.
로미지안 가든에서는 3시간 정도 있었습니다.
천천히 걷고, 카페에서 아침겸 점심 해서 핫도그와 커피 마시며 풍경을 즐겼습니다.
잔잔한 구경거리에 힘들지 않고 스토리많은 가든입니다.
아우라지 역으로 왔습니다.
풍경열차가 있습니다. 저거 타고 엄마와 장모님을 모시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곳은 카페도 재미있게 만들었습니다.
역에 코스모스가 한껏 피었습니다.
벌써 가을인가요?
아우라지 장터입니다.
저 뒤에는 곤드레밥, 막국수를 파는 식당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서울오기 전에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우라지역에서 구절역까지 차로 갔습니다.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 이지요.
처음 탑니다.
구절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가는 코스인데 7.2Km입니다.
우리는 맨 앞에서 2인승을 탔는데 33분만에 도착했습니다.
일하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보통보다 빠른 편이었다고 합니다.
레일바이크는 주로 내리막길이어서 그런지 페달 밟을 일도 많지 않았고,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계곡, 산, 터널 등 정선의 산과 계곡을 시원하게 볼 수있습니다.
타볼 만합니다. 재미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기차를 타고 구절역까지 옵니다.
타고 내려가는 시간보다 조금 짧을 정도로 기차가 천천히 달립니다.
레일바이크 타고 내려가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줍니다.
역시 좋습니다.
그렇게 정선에서 1박 2일을 시원하게 마쳤습니다.
그리고 추석도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