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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무역인은 남북교역을 어떻게 봐야 하나?

역사상 가장 독특한 형태의 무역이 될 것이다


무역인(International trader)는 남북교역을 어떻게 봐야하나?


남북이산가족이 상봉했다가 헤어지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눈물이 고이더군요.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화가 났습니다. 분단된 지 수십년이 되었고, 남북교류가 시작된 지도 벌써 30여년 가까이 되는데 고작 수 십 명 만나는 걸 저렇게 어려워서야 되겠냐는 답답함이지요.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닙니다. 서로 왕래는 못하더라도 판문점이나 금강산에 면회실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저렇게 나이드신 분들이 만나서 눈물 흘리고, 헤어져야 하니 눈물 흘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통령과 위원장이 만나야 겨우 생색내듯이 저러기를 벌써 몇 번째인지 모릅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못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참 못났습니다. 이제 어르신들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다음은 누구 차례일까요?

바로 장사하는 사람들 차례입니다. 많은 분들이 요이 땅~ 하면 튀어가려고 준비하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무역협회에서 설문조사를 하니 국내 무역업체 열에 아홉은 대북사업에 참여할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들이 참여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일반교역 등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36.1%), 저임금 노동력 활용(25.1%), 도로, 전기 등 사회간접시설 개발 관련 사업 참여(12.5%), 동북 3성 등 인접 시장 진출 개선(11.7%) 등이었습니다. 대북사업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북한 사업에 필요한 정보 및 교육 부족(22.0%), 북한당국의 통제 및 간섭(18.6%), 정부의 대북 경제 정책 변화(13.7%), 미국, 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11.6%), 보험 및 분쟁해결 등 피해 구제의 어려움(10.0%) 등을 언급했습니다. 양 쪽 다 참여할 이유가 있고,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하는 것은 이산가족 상봉처럼 ‘한 민족이라는 감성’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장사꾼이 그럴 리가?’라고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남북교역 처음 개방될 때 그런 분들 꽤 있었습니다. 남북교역은 분명 한민족끼리, 한반도내에서 벌어지는 장사판입니다. 그래서 남북교역을 국내 장사하듯이 하려고 합니다. 서울사람이 부산사람하고 하듯이, 평양사람하고 하려고 한단 말이지요. 그럼 안 됩니다. 휴전선 이북 사람들하고 장사할 때는 ‘국제 무역’하듯이 해야 합니다. 실제로 남북교역의 절차는 국제 무역 절차 그대로입니다. 관세청에 통관 신고해야 합니다. 이름만 달라요. 수출은 반출이라 하고, 수입은 반입이라고 합니다. 관세만 안내요. 식품류, 동식물류는 검역합니다. 오히려 더 까다로운 것이 북한으로 반출입되는 물자는 제한되는 것이 많지요. 


사람은 어떨까요?

동족을 만나는 게 아니라 ‘바이어’ 또는 ‘해외 공급자’를 만나듯이 해야 합니다. 그 것도 아주 정치 상황에 민감하게 변덕스럽고, 국제 무역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잘 모르는 개발도상국의 신참내기 비즈니스 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말은 같은 우리 말하고, 같은 한글쓰지만 남북한의 비즈니스 문화는 매우 달라졌습니다. 남북교역은 감성놀이가 아닌 무역입니다. 잘못하면 무역인도 어르신들처럼 눈물 흘리며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 길을 맨 처음 뚫어놓은 사람은 동유럽과 대만에서 무역하던 사람들입니다. 쏘련과 중공을 통해서 북한비즈니스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비즈는 늘 정치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번에도 그렇겠지요. 정치는 막으려고 하지만, 무역은 계속 하고 싶어 합니다. 남북교역은 돈이 되기 때문이지요. 이 번에는 다시 시작된다면 이 전보다 더 넓고 크고 깊게 하게 됩니다. 역사상 가장 독특한 형태의 무역이 될 겁니다. 그 이야기를 여기에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많은 기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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