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만이 알코올을 밀어낼 수 있다
단주를 결심했지만 실패는 계속됐다.
하찮게 느껴진 술 생각이 금세 합리화로 변했고,
결국 술은 다시 내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중독은 단순한 ‘참음’으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비어 있는 자리를 그냥 두면, 술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건 또 다른 중독뿐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중독이 가짜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하는 취미, 잠깐 흥미를 느끼다 마는 일,
겉으로 그럴듯한 목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결국 그 빈자리는 다시 술이 채웠다.
나를 붙잡은 건 가슴을 울리는 ‘진짜’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올리고, 밤에 잠들기 전까지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사업과 프로젝트.
그 속에 하루 종일 몰입했을 때, 술은 비로소 내 인생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그 진심 위에 책 읽기, 가벼운 러닝, 나만의 글쓰기가
함께 돌아가야 했다.
이 활동들은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내 안의 에너지를 건강하게 순환시키는 축이었다.
각각의 활동이 가진 순기능을 진심으로 느끼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할 때
모든 것들이 하나로 연결됐다.
그 연결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고,
그때 비로소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이 열렸다.
결국 단주는 버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강하게 끌어당기는 진짜 무언가를 찾는 일이었다.
그 진심이 있을 때만이 술로 향하는 길목을 스스로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