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테스 권태기 극복하기
몸의 빈도, 마음의 빈도
너, 요즘 왜 그래?
..
너, 솔직해져 봐. 변했지?
응..
한 달 전만 해도 주 2회 필라테스가 자부심이자, 자존감이던 여자.
내 몸 포기하지 않겠다며 최소한의 심폐소생술이 필라테스라던 85년생 워킹맘.
고백하건대, 변했다.
갑자기 뜨거워진 날씨 탓?
아니다. 매해 초여름은 갑자기 더워졌다.
마음에 출간작가 되기라는 욕심이 가득 찬 탓?
그럼 그 시간에 글을 한 줄이라도 썼냐?
아니다. 그저 마음만 바빴다.
이상하게 식욕이 왕성해진 탓?
언제는 식욕이 없었던 때가 있었더냐?
그렇다. 입덧하면서도 닭 한 마리 먹었던 나다.
그럼 왜 그럴까?
답은 아주 단순하다.
운동을 안 해서다.
기존처럼 성실히 수업을 나가지 않아서다.
어쩌다 보니 외부교육 일정으로 필라테스 못 갔다.
회사를 안 가고 교육장에 가니, 회사 앞 필라테스도 당연히 못 갔다.
그렇게 겨우 일주일 주 2회를 빠졌다.
그러면 교육에서 돌아온 이번주 화요일은 기필코 갔어야 맞았다.
그런데 피부과 일정을 잡았고, 때문에 또 빠졌다.
아마 내 마음에 필라테스라는 무게가 가벼워졌으리라.
그렇게 연속 3회를 빠졌다.
그러고 나서 목요일 드디어 근 2주 만에 필라테스를 갔다.
하늘은 시리도록 맑은데, 내 몸은 영 맑지 않았다.
배에 힘을 줘도 배꼽아래 똥배는 내 뇌의 통제를 벗어났고,
배꼽이 '쏙' 들어가지 않았다.
오랜만에 코어의 힘으로 하체를 들어 올리는 동작이 왜 이렇게 안되는지
몸은 부들부들한데 내 하체가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땀만 삐질삐질.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내 몸에 굴복당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권태긴가 봐.. 역시 기초반만 오래 해서 그런가.
좀 바꿀 때가 됐나?
영 재미가 없네."라고.
진짤까?
진짜 권태기 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뭘까.
내가 변한 건지, 필라테스 수업이 변한 건지 판별해 내는 방법은 뭘까.
아주 단순하다.
그저 하던 대로 성실히, 수업시간에 딴 욕심 챙기지 말고 온마음을 다해 집중하는 것.
그게 다다.
그러고도 안되면 진짜 권태기다.
그렇다면 한 번쯤 외도를 생각해 볼 만하다.
다른 운동으로의 외도.
권태기는,
대부분 나에게서 비롯된다.
처음에 하던 대로 꾸준히 안 한 것,
처음에 먹은 대로 내 마음을 다 쏟지 않은 것,
하지 아니하고, 하는 것이 힘들다 한다.
마음 쓰지 아니하고, 영 마음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 모든 게 내 탓이라기보다는
권태기 때문이라고, 기적의 논리를 펼친다.
몸의 빈도는 마음의 빈도를 낮춘다.
운동을 가지 않을수록 운동은 내 맘에서도 멀어진다.
몸의 무게는 마음의 무게를 뭉게 버린다.
운동을 가지 않아 몸이 무거울수록 마음의 무게는 몸의 무게에 짓눌린다.
권태기, 너.
내가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