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야! 하는 마음

<아들과의 대화>5

by 카르멘


"왜 맘대로 못하게 해? 내 마음인데!!"


아이가 친구와 놀다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자 친구의 옷을 잡아 끕니다.


놓으라고 해도 절대 안 놓겠다는 의지가 손아귀에 가득합니다.


결국 아이 친구는 울고불고, 아이를 억지로 떼어냅니다.


아이의 씩씩 거리는 소리는 여전..


"준이, 마음대로 안 돼서 속상했어?

근데 친구 마음도 들어야지.

친구는 그 놀이 잠깐 멈추고 싶대"


"아니~나는 못 멈춰!"


"준이가 원이랑 놀고 싶어 했지?

원이 마음도 들어줘야, 함께 노는 거야"


아이가 조금씩 주장도 강해지고, 힘도 세지다 보니 물리적 충돌이 자주 발생합니다.

친구랑 놀고 싶어서 노래노래 하다가도, 막상 만나서 놀다 보면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에 화를 냅니다.


특히 이런 말을 자주 씁니다.


"내 마음인데! 내 마음이 중요한데!"


네, 제가 "준이 마음이 제일 중요해"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또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작동되네요.


물론 그 말은 진심이었고, 여전히 본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친구의 마음도 중요하단 말을 안 했나 봅니다.


어릴 때 "네 마음만 있냐? 내 마음도 있다!"라는 말 안 해본 사람 있을까요?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 단순한 말에, 진리가 담겨 있네요.


내 마음 대로 되지 않을 때 성나는 건, 어른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사소하게는 저장하지 않은 한글파일이 날아갔을 때 "아오, 씨"

깜빡이도 안 켜고 차가 끼어들 때 "이런, 씨..."

아이가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발길질할 때 "야!!!!!!!!!!......."


그런 엄마입니다.

맘대로 안 될 때 표출하고, 표현하는 엄마요.

그러니, 콩콩팥팥이네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물론 저도 되도록 자중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자중하지 않을 때도, 못할 때도 있죠.


'그래도 상관없다'라고 생각할 때인 것 같습니다.

혹은 본능적으로 '그래도 된다'라고 생각할 때요.


아이도 그럴까요?

아이도 '그래도 상관없다' '그래도 된다'라고 생각할 때 성을 내는 걸까요?

내 맘대로 안될 때 힘을 써도 상관없다, 화를 내도 된다고요.


네, 그렇겠네요.

제가 저희 팀장님 앞에서 화내고,

시어머니 앞에서 화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화내는 경우가 많을까요?

아니면 아직 어린 5살 아이와 단둘이 집에 있을 때 화내는 경우가 많을까요?


이렇게 메타인지를 해보니 참 부끄러울밖에요.


아이는 아마도 어리니까 어른인 저보다 더 자주 그럴 수밖에요. 그게 당연하겠네요.


그래도 상관없는지, 그래도 되는지, 알려주는 게 엄마인 제 역할입니다.

그래도 상관없고, 그래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엄마인 저니까요.


하지만 세상에 내 맘 대로 되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는 걸 5살 아들에게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내 맘대로 안 돼도 성 안내는 엄마'가 되는 길밖엔 없네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힘이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 동안 내 맘대로 안 돼서 아주 작게라도 '아오..'를 내뱉은 일이 있었을까요?


네, 새로 바꾼 휴대폰에서 계정 연동이 안 돼서 비밀번호 오류가 났을 때 그랬습니다.

비번 기억 못 하는 제 탓은 안 하고요.


그러니, 변신로봇 내 맘대로 변신 안된다고 성내던 5살 아들과 다를게 뭐가 있겠습니까.


결국, 나나 커야 합니다.

내 맘대로 안 되는 아이 걱정 말고, 내 맘대로 안 된다고 성내는 나나 바꿔야지요.


나만 잘하면 된다니, 얼마나 상쾌한지 모릅니다.

제가 또 나만 잘하는 거, 전문이거든요.

잊지만 않는다면요.

잊지 않으려 이렇게 써봅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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