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꽃반지

<아들과의 대화>

by 카르멘
주룩주룩 비가 내리면 멋진 우산도 쓰죠~
특별하게 꾸며보는 비 내리는 날
모두모두 예쁘다고 칭찬하지요~
보슬보슬 비가 내려요 예쁜 장화를 신어요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길을 함께 걸어요
거리의 나무들도 들에 핀 꽃도(난나)
모두모두 비가 와서 기뻐하지요 (난나)

아이가 어릴 적 좋아하던 '꼬마버스 타요'에 나오는 <주룩주룩 참방참방> 동요입니다.

들어보시면 리듬감이 있어 금방 기억에 남으실 거예요.


오랜만에 내린 비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니, 사실을 고백하자면.. 원래는 안 그랬습니다.


"출근길 엄청 막히겠네" 생각이 비 오는 날 제 기분을 정했죠.

귀찮음, 불편함으로.


그런데 아이들은 비 오는 날을 불편해하지 않습니다.


비 웅덩이만 찾아다니며 장화를 신고 참방참방 놀 수 있으니, 아이들에겐 비는 반가운 손님이죠.


어른들은 비에 젖을까 빗방울이 옷에 튈까 "웅덩이로 가지 마!!!" 외쳐대지만,

아이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뒷감당은 아이몫이 아니기도 하지만,

놀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왜 피해 다녀야 하겠어요?

게다가 내가 가는 걸음걸음마다 찾아오는 친구를요!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저도 아이의 신난 뒷모습을 보니, 잔소리를 그만하고 싶어 졌습니다.

옷 좀 젖는 게 뭐라고, 저 나이 때만 할 수 있는 즐거움을 뺏을 이유가 없지요.


역시나, 한 술 더 떠 도보가 아닌 잔디밭을 찾아가는 아드님을 따라 멀찍이 도보로 저는 돌아갑니다.

잔디밭의 이슬들이 아이의 바짓가랑이에 모두 달려 나옵니다.


"엄마, 엄마!"


저에게 달려오네요.


"이거, 엄마 꺼야. 내가 엄마 주려고~~"


잠시 잔디밭에서 풀들을 관찰하는 줄 알았던 아이의 조그마한 손에

토끼풀꽃이 쥐어져 있습니다.

"어머, 너무 고마워! "


"응! 엄마 회사 갖고 갈 거야? 집에 두고 갈 거야?"


"음.. 회사 갖고 갔다가, 집에 둘까? 바로 가야 되니까..."


"아니 아니~ 집에 두고가. 잃어버리면 어떡해"


"아, 알았어~~!"


아들은 의기양양하게 또 물웅덩이를 찾아 뛰어갑니다.


그 마음이 고마워, 비 오는 날이 한결 더 좋아집니다.

마른장마가 아닌, 촉촉한 장마에 바람도 한결 시원하네요.


오늘의 비처럼, 그 나이 때에만 내리는 비도 있겠지요?


그 비를 저도, 아들도 반가운 손님처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인간의 삶은 여인숙이다.
매일 아침 새로운 여행자가 찾이온다.
기쁨, 슬픔, 비열함 등등 매 순간의 경험은 예기치 못한 방문자의 모습이다.
이들 모두를 환영하고 환대하라! 어두운 생각, 수치스러움, 원한, 이들 모두를 문 앞에서 웃음으로 환대하고 맞이하고 안으로 초대하라.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감사하라,
이들은 모두 영원으로부터 온 안내자들이다.

(스페인 신비주의 시인, Rumi)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