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다는 뜻
'와, 대한민국 망했네요' 라는 외국 석학의 한마디.
웃프다.
EU내 출산율 1위, 1.8명을 유지하는 프랑스. 의 비밀이 '믿음'이라는데?
마치 "도를 아시나요?"와 같은 말.. 이게 무슨말인가 싶은 맘에 봤다.
EBS '인구대기획-초저출생' 다큐멘터리.
난 진짜, 솔직히 말해, 감명받았다...
'국가가 출산을 책임지고 지원하고있고,
모두가 이것에 동의한다'
이런 출산지원정책은 프랑스의 '유산'이라고 한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를 신뢰한다는 의미다"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미래를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런 믿음, 확신을 갖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인가 싶을 정도의 '아는 사람, 아는 관계자들'의 진언.
내가 풀타임 노동자이자, 조부모 도움 없는 쌩 워킹맘으로서 품고 있던 답답함을 두드려주는 울림.
각종 방송과 책들에서 '올바른 훈육법'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도
내가 정보를 습득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볼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현실에 가끔 지치곤 했다.
'기다림'이 훈육의 기본 원칙이라는데,
출퇴근시간에 조급함으로 꽉찬 나는 기다리는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설사 이 모든 답답함과 고충을 정부나 사회가 풀어주지 않더라도.
"알고 있다. 너의 고충을. 더욱 노력해나가겠다. 너의 답답함이 조금이나마 풀리도록"
이땅위의 모든 부모들이 듣고싶은 말이 아닐까?
그말을 이번 다큐를 보고 듣는 기분이었다. (물론 아직 전편을 다 보진 못했다)
나라가 개인의 삶을 다 책임져주라는 말을 누가 하겠는가.
누가 그말을 믿겠는가.
하지만 0.78.
OECD 합계출산율 평균 미달, OECD국가중 최하위 출산율.
그게 정말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면 왜 혁신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않을까.
여전히 GDP 대비 2프로대도 되지 않는 예산을 가족지원정책에 쓰는 나라에서
개인의 보육비와 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이유가 뭘까.
정부지원도우미를 쓰지 못하면, 월 100만원 가량의 도우미 비용을 개인은 부담해야 한다.
(엄마나 아빠가 전업주부가 아니고, 조부모 도움이 없으며, 풀타임 맞벌이 부부라면)
왜 아이를 낳고, 키워본 사람이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여전히 박탈하면서.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게 당연하고, '잘' 키우지 못하면 부모탓일까 죄책감을 갖게 할까.
각종 육아 프로그램이 넘쳐나면서 얼마나 이땅위에 준비가 안된 부모가 많은가를 느낀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누구나 부모가 처음이다.
그들 모두 처음부터 부모가 아니었음을 모두가 잊고 있는게 아닐까.
부모교육과 부모성장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지도 제도도 부재하면서
자녀교육만 갖고 잘잘못만 따지고 있을까.
나는 39년 한국에서 살면서 불만이 평균이상은 아니었던 사람이었고,
대부분의 행과 불행은 개인의 노력여하에 달렸다고 생각해왔다.
그건 아마도 내가 크게 힘들지 않은 환경에 놓여있고 운도 나쁘지 않은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보니 내가 마치 사회주의자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불만과 문제인식이 높아졌다.
솔직히 주변에 아이를 낳으라고 추천할수 없고, 아이를 키우기엔 정말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생각,
아이가 컸을 때 과연 이땅 위에서 행복할수 있을까 싶은 의문 때문이다.
프랑스는 분명 우리나라와 문화 자체가 다르고, 비혼출산도 출산율과 가족정책의 범주에 들어가 있다.
하지만 당장엔
'아이를 낳기만 하면 국가에서 키워줄 것이라는, 사회에 대한 믿음' 이 있다는 프랑스 국민이 부럽다.
정부도, 국민도,
부모도 모두 신은 아니니까.
완벽할순 없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어제보단 오늘, 오늘보단 내일에 희망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인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