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은 또 무엇인가.
Digital Transformation 이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 디지털 혁신, Digital Transformation 등등의 단어로 된 글, 강의, 세미나가 넘쳐 난다. 많은 글과 세미나에서 여러 사례들이 발표가 된다. 대부분은 스마트 팩토리, 시티, IOT와 요즘 각광 받는 AI가 적용된 내용들이다. 그렇지만 두 분야 모두 최근에 나온 개념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있던 개념들인데, 이런 기술 자체들이 Digital Transformation 인 것처럼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런 사례들을 쭉 늘어놓으면서 이런 게 Digital Transformation 의 좋은 예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Digital Transformation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의 내리는 글 본 적이 있나?
그러면 우리 회사도 성공적인 사례들처럼 저런 신기술들을 도입하면 Digital Transformation이 일어나는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내 대답은 Yes and No 이다. 여기에는 긴 얘기가 있지만 간단히 얘기하면 새로운 기술들이 예전에는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 분명이 있고, 특히 SW 쪽은 단순히 기술 뿐만 아니고 문화까지 바꾸는 출발점이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거꾸로 단순히 요즘 유행하는 기술을 쓴다고 Digital Transformation이 일어날까? 여기서 다시 우리는 이 글의 제목이자 해결이 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논의가 빙빙 돌 수 밖에 없는 질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 그런 거 좋고, 우리도 해야 된다고 실컷 잘 알아 들었고,
그래서 Digital Transformation이 도대체 뭐냐고!
원래 성공한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자기들이 왜 성공했는지 사실 잘 모른다. 실제로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겸손해서 그런 것 보다는 딱 찝어서 말하기 그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회사의 성공한 사례들을 찾아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다.
한 문장으로 얘기하면 ‘IT 역량의 내재화’ 이다.
조금만 더 길게 설명하면 ‘IT 역량의 내재화(로 기존에 영위하던 비지니스와 IT 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여기에 과정을 집어 넣으면 ‘(뼈를 깎는 고통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직, 문화, 전략의 반복적 수정을 통해 겨우 달성한) IT 역량의 내재화(로 기존에 영위하던 비지니스와 IT 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GE가 그랬고, Ford, GM, 보잉, JPMorgan, DBS, T-Mobile, Telstra 등등 수도 없는 회사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 예전에는 전부 외주를 주던 것들을 이제는 50% 이상 많게는 80% 이상 내부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역사적인 배경이 있지만 IT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 것이 크다. 예전의 IT는 비즈니스를 보조하던 것으로 비용을 쓰는 조직이었다. 그래서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이것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중반까지 불어온 아웃소싱 바람과 결합이 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당시에는 아웃소싱이 굉장히 유행을 했는데, 기업의 핵심역량 Core Competency만 두고 전부 외주를 줘야된다는 내용이 주였다. 예를 들어, 자동차 만드는 회사는 자동차만 잘 만들면 되고, 티비 만드는 회사는 티비를 만드는 기술을 극도로 발전시키면 된다. 나머지는 다 외주를 줘서 효율성을 극대화 하자. 라는 아이디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많은 회사들이 그렇게 전략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당시 겨우 홈페이지 만들고 온라인 홍보라는 게 생기고, 닷컴버블 붕괴도 본 기업들에게 IT는 아웃소싱을 해야할 1순위 대상이었다. 그렇게 개발인력들을 외주화 하고 있다가 생각치도 못한 일들이 발생을 하기 시작한다. 대부분의 시장이 온라인, 인터넷과 모바일로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면서 아예 태생이 온라인인 회사들이 생겨나고, 인터넷의 특성을 십분 발휘한 기업들이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클라우드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대기업만 가질 수 있던 데이터센터를 개인 혹은 몇 명의 학생들도 가질 수 있고 심지어는 다른 나라에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데이터센터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어 IT분야의 엄청난 제약사항이 한꺼번에 없어지는 일대 사건이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기업들은 주로 3가지 경우에 Digital Transformation을 시도한다.
첫째로 회사 정책의 전략적 변화이다. 다행히, 경영진들이 이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우리도 구글처럼 우리도 아마존 처럼 되자. 라고 top down방식으로 지시를 하는 경우다. 경영진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반색을 해야되겠지만 100년된 기업이 갑자기 조직문화를 바꾸고, 외주를 줬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루 아침에 내부로 가져오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 째로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다. 앞서 말한 온라인이 태생이 기업들, 클라우드가 아예 기반인 회사들이 기존의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구글이 보험을 판다던지, 애플이 페이 서비스를 하고, 에어비앤비가 호텔 사업을, 우버가 나타나서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한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 그들처럼 빠르게 변하려고 해보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세번 째로는 기존에는 아이디어로만 있다가 새로운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실현 가능한 것이 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self driving 자동차를 생각만 했었는데, 이제는 거의 최소한의 개입으로 운전을 알아서 해주는 자동차들이 거리에서 달리고 있다. 또한 센서 기술과 거기에서 떨어지는 데이터를 무한대로 모을 수 있는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등장으로 IOT 쪽도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옛날에는 자동차만 잘 만들면 됐는데, 갑자기 달리는 네 발 달린 컴퓨터를 만들라고 하니 쉽지가 않고, 또 자동차를 가장 잘 아는 회사는 자동차 제조사들이니 대신 누구에게 맡기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나?
2002년에 히딩크가 왜 성공을 했는가? 라는 질문을 했을 때,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 각 구단과 지연 학연으로 묶여 있던 한국 축구계가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하는데 강력한 외국인의 리더십아래 협조를 해보자 해서 이해관계 없이 협조를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제법 많다.
Digital Transformation도 비슷한 것 같다. 제일 먼저 해야 되는 것은 개발자를 뽑는 것도 솔루션이나 플랫폼을 도입하는 것도 아니다. 제일 먼저 필요 한 것은 회사가 정말 Digital Transformation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부적인 공감대이다. 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이게 정말 기업이 죽고 사는 문제인지 혹은 훨씬 더 큰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금까지 이 글을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눈치 챘겠지만 Digital Transformation은 전략의 수정과 조직의 변화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 그게 경영진에서부터 오던 실무진에서부터 올라가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반발을 잠재우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지는 방향전환에 대한 공감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글은 시드니 출장길에 지겨워서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적기 시작한 글입니다.
글이 점점 길어진다. 여기서 한번 끊어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