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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 중간 어디쯤 Mar 04. 2021

우리 6살 때

공감

첫째가 갑자기 으앙~~ 울음을 터뜨렸다. 그만 중문에 손을 끼인 것이었다. 왼쪽 엄지손가락에 그새 불그스름하게 한 줄이 생기면서 약간 부었다.


그게 다친 것은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밥 먹다 말고 나는 정말 놀랬다.


아이를 안고 달랬다.

호~ 해주고

호차포얍! 붕대도 감아주고 (옥토넛의 페이소 흉내)

앞으로는 문 앞에서는 조심하라고 잔소리도 한 줌 보탰다.


잘 있던 둘째한테도

문은 조심해야 하는 거라고 괜~히 한소리..


그래서 이런 글도 있나 보다.

(이 말 지으신 작가님, 대단하신 분인 것 같다!)

인생, 두 줄이더라



옆에서 보시던 어머님이 그때 이야기하셨다.

"할머니도 문에 끼인 적 있는데 너~무 아팠어"


아이가 "할머니도 아이일  문에 끼인 적 있어요?"  묻는다

어른이 다치는 게 신기했던 모양이다.

내가 "아니~ 할머니 어린이 아니고 어른 할머니일 때 다치셨대"라고 거들었다.


그때 어머님이 


우리 6살 때 다쳤어


어머님과 첫째는 띠동갑이라서 나이 뒷자리가 같다.

우리 6살


그것은 1년 전,

첫째 6살

어머님 66세 때.


이제 덜 아파서인지

나의 "호~"가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만 다치는 게 아니란 말에서 깊은 위안을 받아서인지 아이는 금세 괜찮다며 일어나서 동생과 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상하게 내 귀에는

'우리 6살 때'가 계속 맴돈다.


이런 진정한 공감이 어딨을까 싶었다.


호~ 괜찮아~ 아팠지..?

충분하다 '생각했던' 나의 위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어제의 상황에서는 내가 굳이 안되면서도 짜내는 공감을 해주지는 않아도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서는??



공감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처럼.

내가 46살이 되면 가능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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