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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 정리 Aug 25. 2021

UEFA 우승컵과 면류관

30.5일 말씀묵상

감사에 감사하며, 30.5일 묵상-1편



UEFA2020 결승전을 온 가족이 숨죽이면서 바라보았습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이렇게 축구에 감정 이입해서 본 적이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뜨거운 패배. 그러나 선수들을 격려하며, 모든 책임을 지는 Gareth Southgate 감독을 보며, 가히 그의 리더십은 남대문(southgate)의 위엄, 영국의 국보급 감독이라 생각했습니다. 결승전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They should hold their heads high"

오늘의 경기는 이태리가 53년 만에 UEFA 리그, 그 정상을 탈환합니다. 'It's coming ROME', 이태리 친구는 우승컵으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이태리 선수들과 우승컵의 사진을 만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아침에 저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어제의 패배가 채 잊히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그러나 오늘의 패배에서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국도 UEFA2020을 통해 이룬 것이 많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영국은 메이저 토너먼트에서 독일로부터 55년 만에 승리를 차지했습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끝에 4-2로 이긴 이후 처음입니다.

UEFA2020에서 영국의 마지막, 결승전에서의 패배는 쓰디씁니다. 그러나, 이 이벤트를 통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 몇 번의 록다운)로 지친 영국 국민들과 거기게 거주하고 있는 소시민들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영국 런던에 살고 있으므로 우리 가족은 잉글랜드를 응원했습니다. 그런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된 잉글랜드 응원은 16강-8강-준결승전, 그리고 결승전을 거치면서 점차적으로 그들을 전폭 지지하는 열성적인 서포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만들어서 보내고, 학교에서는 결승전을 마음 놓고 관람하고, 학교는 10시 30분 전까지만 등교하면 된다고 조력했습니다.


축구장 밖에서의 팀워크가 상당했다면, 축구장 안에서의 팀워크도 상당했습니다. 그리고 이 팀워크의 시작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지휘하는 감독, Gareth Southgate에게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Pictured by EPA


그의 리더십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의 담백하고, 간결한 감정 표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감독은 잉글랜드 선수들이 골을 넣을 때도 간결하게 뒤를 돌면서 아주 잠깐 동안 기쁨의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습니다. 흐트러지지 않고, 긴장감 넘치는 모습을 유지한 채 서있는 그는 가히 교과서에 나올법한 영국 신사의 모습입니다. 관중석에서 제대로 흐트러진 각양각색 남녀노소 훌리건들과 대조되어 그의 깔끔한 슈트 차림이 더욱 돋보입니다. 그의 마음은 요동칠지 모르겠으나, 그는 그것을 좀처럼 표현하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은 집에서 영국의 모든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저는 Southgate 감독에게 'Mr. 남대문'이라는 애칭을 지어, 그와 같은 표정으로, 그러나 뜨거운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보 1호, 남대문의 정식 명칭은 숭례문입니다. 한자로는 높일 충과 예의 예를 쓰죠. 숭예(崇禮), 이 한자 '예'를 보니 문득 예수님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죠. 우리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기독교인을 '예수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높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숭예인, 숭례인 입니다.

예수님을 높이는 우리는 무엇을 쫒아야 할까요?

축구공을 열심히 쫒다 보면 우승컵을 받을 수도, 안 받을 수도 있지만, 예수님을 열심히 쫒다 보면 확실히 받는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성경에도 그런 말씀이 있습니다. 디모데 후서 4장 7-8절입니다.

7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남은 것은 의의 면류관을 받는 일뿐입니다. 이것은 의로우신 재판장이신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에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만 아니라 주님이 다시 오시기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실 것입니다.


영어 NIV 버전으로는 아래와 같습니다.

7 I have fought the good fight, I have finished the race, I have kept the faith.

8 Now there is in store for me the crown of righteousness, which the Lord, the righteous Judge, will award to me on that day—and not only to me, but also to all who have longed for his appearing.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축구 이야기로 마무리를 해 보죠.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다가 결국엔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다.' 독일의 축구선수 리네커가 1990년도에 남긴 말입니다. 그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래와 같은 트윗을 최종적으로 남겼습니다: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쫒다가 결국엔 항상 독일이 이기지는 않는다. 독일이 항상 이기는 버전은 이미 역사가 되어버렸다.'


Tweet by Gary Lineker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세상의 이벤트에서 무관할 수는 없습니다. UEFA2020의 우승컵은 UEFA에서 준비하지만, 우리의 승리의 면류관 the crown of righteousness는 다시 오실 예수님께서 준비하고 계십니다. 그 면류관을 받기 위해서 우리의 할 일은 명료합니다. 선한 싸움을 싸우고, 모든 일을 다 마치고, 또한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90분의 일회성 목표를 위해 달리는 경쟁적인 이벤트가 아닌, 우리의 삶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직분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일터에서 선한 싸움을 싸우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주님과의 일대일 관계, 믿음을 가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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