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서 살아남기 (9): Stay home 대신 Stay Alert.
Stay home 대신 Stay Alert.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영국에 와서 최대한 영국 내를 여행 다녔던 우리 가족은 이 여행사를 이용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이 회사의 편지의 일부분이 환불의 심리학의 일부를 알려준다.
환불의 심리 그 첫 번째, 미래에 대한 보상보다는 확실한 현금이 좋다.
Voucher나 credit note (여행사 포인트 - 현금과 유사) 한 것들보다는 소비자는 현금 cash를 원한다. 당장 불확실한 내일의 여행보다는, 일단 확실한 내 주머니 속의 현금이 낫다는 것. 현시대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첫 번째 철학은 당장 내일 필요 없는 휴지를 사재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내 주머니 속에 현금을 쟁여놓는 이기적 심리로 발전한다. 뭐니 뭐니 해도 뭐니 money, 현금이 최고다. 내 집에 먹을 것이 풍족하고, 배가 두둑이 불러온다면, 그다음은 이 난세를 헤쳐가기 위한 자금이 필요한 것. 이러한 개인의 심리는 기업의 심리로 연결된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경제학의 전제, '인간은 이기적이다'는 현대에 와서 더욱더 맞아떨어진다.
환불의 심리 그 두 번째, 너도 나도 환불 릴레이.
여행사, 특히 패키지 여행사의 경우에는 항공권, 숙소 그리고 렌터카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EU261이라는 규제 - 항공사의 사유로 취소된 비행 편에 대해 7일 안에 환불 - 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들의 환불이 100% 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의 현금 사정은 더욱더 갑갑하다. 히드로 공항에 운행하지 않는 항공기들이 각을 맞춰 주차되어 있는 광경을 보면 그들의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히드로 공항에 출퇴근할 때는 1도 상상할 수 없었던 꿈같은 장면들이 현실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 영국의 대표 항공사인 BA, British Airline이 승무원들을 대대적으로 구조 조정하는 계획이 나와 국민청원으로 이어진 바 있다. 지인의 남편분이 BA의 기장이라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구조조정의 구조를 촉구하는 서명에 동참한 바 있는데, 아마 10만 명이 채워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여 시, poll이 10만 건이 넘으면 내가 기입한 email로 알림이 오게 되어있는데 아직까지 오지 않았다.)
여행사와 항공사는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세상, 즉 난세 속에서 그들의 공생관계의 조그마한 균열은 이처럼 쉽게 깨어진다.
환불의 심리 그 세 번째, 환불을 위한 노력.
3월 중순부터 (lockdown의 시작)부터 여행사는 정부, 특히 항공 관련인 CAA에 로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기들이 환불을 100%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한다. 재미있는 것은 항공사들 또한 그들의 현금을 챙기기 위해 정부에 로비를 하고 있는 것인데, 이른바 미국의 실업급여와 비슷한 성격의 furlough scheme의 항공 sector에 대한 특별 연장을 요청하고 있으며, 법인세의 감면 (스코틀랜드에서는 시행 중)이지만 영국 전체로 확장시켜주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 sector는 영국의 또 다른 거대한 축인 환경보호단체와 언제나 부딫인다. 선진국이면 선진국일수록 기업의 영속성이 아닌, 국가와 환경의 영속성을 고려한다. 즉, 항공기들이 뿜어내는 CO2의 양이 지금도 줄여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 보호 단체의 입장에서 항공 Sector의 요구만 특별 대우하는 영국 정부의 대응방식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미 개별 sector에 대한 면제나, 특별 대우는 없을 것임을 일축한 바 있다.
항공사들과 여행사들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정부를 조른다. 그러나 이 것은 이기적이다. 그러므로, 누군가 하나를 포기하더라도, 공생의 손을 지금이라도 내미는 것이 낫다. 항공사는 여행사에게 채권을 발행해 주고, 여행사는 소비자들에게 1+1 정책을 제안한다. 지금 현금으로 받지 않으면, 포인트를 2배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여행은 물 건너갔는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그 누구도 서로에게 손 내밀지 않는다. (중국과 중동의 국가들에게 손을 내미는 뉴질랜드 문화관광부 장관의 이야기는 다음에 다루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내가 만약 이 항공사에 여느 영국인들과 같이 1년 전에 패키지여행을 계획했었다면, 항공권 관련 금액을 제하고 보상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이번 COVID-19 사태로 인한 일련의 lockdown 조치로 인해, 향후 영국인들의 계획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함께 일하는 히드로 공항의 직원들은 앞다투어 부활절 휴가에 대한 환불을 처리했지만, 그들이 아직도 환불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여름휴가. 여름휴가는 보통 1년에 최소 20일을 들여 너도 나도 자리를 비우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저자도 2019년 10월에 영국 기업에 취직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 그 한산함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기회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2020년 5월 10일) 영국의 국무총리 BoJo가 모두가 기다리던 연설을 시작했다. PM이 머리를 웬일로 정갈하게 다듬고 나타났다. 이발을 깔끔하게 했네.
그의 연설을 통해 세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첫째, You must stay at home의 시대는 끝났다. Stay Alert의 시대가 왔다?
이제부터 집에 있느냐 마느냐, 혹은 COVID-19가 심해졌느냐 완화되었느냐는 R값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R값이 1보다 낮으면, 낮을수록 COVID-19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며, 현재 시점은 0.5에서 0.9 사이로, (총리의 말을 빌어) 어쨌든 1 이하 below 1이다.
Stay Alert 모델은 (역시 영국이 모델링의 나라 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England에 프레임을 전환할 기회를 준다. 매일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보지 말고, 결국 이 Alert 하나 보라는 것.
Level 1은 COVID-19가 완전히 영국에서 떠났다는 것이며, Level 5면, 재난 상황이라는 것인데, 현재는 3.5 수준이라고 한다. 사실 지금이 NHS의 상태로 보아 4.5는 될 법도 한데, 이 alert이 어떻게 설정되었는지 PM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고,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대신, level 1 - 5라는 간단한 수치를 대중들에게 알려주고, 대중들의 인식을 더 이상 확진자 수나 사망자가 아닌, Alert level에 머무르게 한다.
반면, 영국의 나머지 지방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아일랜드)들은 여전히 stay home을 외치고 있고, 외칠 것이다. 영국은 2020년 5월 10일을 기점으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그리고 북 아일랜드가 아닌, stay home과 stay alert으로 나뉘었다. Brexit 냐 non-Breixt냐 이후로 두 번째 국가적 나뉨이다.
둘째, 영국인들의 여름휴가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영국에서 (희망적으로) 7월 1일에 일부 공공장소에 다시 회중들이 삼삼오오 모일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이 말은 영국인들이 슬그머니 자기들의 계획을 다시 살펴보게 만든다. 아마 오늘 많은 영국인들이 여름휴가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잠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 단체 whatsapp방에서는 이미 난리가 났다. 나의 line manager는 영국을 기필코 떠나 프랑스, 독일을 거쳐 그리스로 '자가용' 여행이 마침내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에 차있다.
영국은, 그리고 유럽은 오는 여름에 휴가를 떠날 수 있을 것인가? 그들과는 반대로 나에게는 아무런 계획이 없다. 단지, 어떻게 하면 2020년 10월의 결혼 10주년을 정상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질 뿐이다. 그들은 매년 있어왔던 여름휴가를 꿈꾸고, 나는 10주년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특별한 기쁨을 주기 위해 내 주머니 속에 현금을 체크한다.
셋째,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경제적 어려움이 보인다.
Work From Home WFH 대신, Work From Site를 외친다. 내 귀에 들리고서도 의심했던 것은 바로 Construction 혹은 Manufacturing 산업에 종사하는 역군들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당장 할 것을 권고한 총리의 발언이다. You must stay at home if you can work from home 대신에 건설 현장으로, 그리고 제조업의 공장으로 달려갈 것을 권한다. 대신,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 자전거, 혹은 도보를 이용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lockdown이 공표되었던 시점의 지침과는 상반된 내용이다.
Furlough scheme이 한시적으로 6월 말까지 연장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영국 정부는 더 이상 근로자에게 회사를 대신하여 월급을 지급하기 어려운 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의 건설이 살아야 영국의 GDP의 중대한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섹터가 살아난다. 그들의 제조업이 살아야 내수 산업이 근간을 유지할 수 있다. 매일 현장에서 애쓰는 그들을 또 현장 속으로 보낸다.
이번에도, 건설은 한몫을 해 낼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다에서 시작한 사재기의 심리학과 경제학, 그리고 환불의 심리학과 공생관계의 해제.
영국인들의 여름휴가와 우리 부부의 10주년 결혼기념일은 이렇게 난세와 함께 성큼성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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