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의 콕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 이후.

난세에서 살아남기 (14) 노말, 뉴 노말, 그리고 넥스트 노말

by 외노자 정리

난세에서 살아남기 14편,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 이후: 노말, 뉴 노말 그리고 넥스트 노말



주말마다 우리 가족은 lockdown 영화 상영회를 연다. 매주 영화 선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영화를 매우 좋아하는 나는 웬만한 영화는 섭렵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아내의 선택지들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본다. 오늘은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배우인 조니 뎁과 어그스트 러쉬로 알려진 프레디 하이모어 주연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선택되었다.

에반스 올마이티, 마스크, 그리고 디즈니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을 제치고 이 영화가 뽑혔다. 내가 대학교 2학년 때, 그 당시 여자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와 이 영화를 감상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 그때의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남자아이들 둘과 함께 지금 우리는 4인 핵가족이 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핵가족이라는 표현은 매우 잘 표현한 단어다.

핵 core를 담고 있는 단어, 핵가족, 우리 핵가족이 선택한 주말의 명화를 감상하며, 나는 또 재미난 생각에 빠졌다. 영화를 두 번이나 봤는데, 초콜릿 공장의 공장장인 윌리 웡카 Willy Wonka는 왜 아이들을 공장에 초대했는지에 대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첫째 아이에게 물었다. "규. 왜 윌리 웡카 아저씨는 아이들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데 초콜릿 공장으로 초대하는 것을 생각했을까?"
규가 대답한다."가족을 만들고 싶어서?"
대단히 대단한 대답에 감탄하다가 아차했다. “그런데 그건 결과적으로 가족이 만들어진 거잖아. 그러니까 왜 갑자기 가족이 만들고 싶어 진 거야?"
규가 대답을 못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한마디 한다.
"흰머리를 발견해 서잖아"

그렇다. 우리는 핵가족 core family, 답은 언제나 현장(가족) 속에 있다.


흰머리, 맞다. 흰머리다. 여기에서 감명을 얻어 쓰게 된 난세에서 살아남기 14편,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 이후: 노말, 뉴 노말 그리고 넥스트 노말, 시작한다.



로알드 달은 나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데, 어릴 때는 어린 왕자를 읽느라 이 작가의 책들을 (알지도 못했을뿐더러) 접할 기회도 얻지 못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본 그 영화를 기점으로 하여 이 작가의 책들을 신나게 찾아보느라 도서관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한다면 웃길까? 군대 가기 전인 공대 2학년의 전공 서적들 사이에 로알드 달의 책 (원서)가 군데군데 끼어있었다는 그 사실은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윌리 웡카’스럽다.

이 글은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노말, 뉴 노말 그리고 넥스트 노말.


첫째, 노말:정상 상태.

우리 모두가 정상 상태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그런 정상이 정상이 아닐 때가 찾아온다. 이를 비정상 상태 혹은 위기라 칭한다.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윌리 웡카 씨의 사례를 살펴보자.


윌리 웡카는 잘 나가는 세계적인 초콜릿 공장의 사장이었고, 수많은 종류의 초콜릿과 과자 상품들을 개발한 기발한 기술의 보유자였다.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그 기발함 (거대하게 커지는 풍선껌, 맛이 수시로 변하는 풍선껌 등)이 윌리 웡카식의 특수한 정상상태를 설명한다.

그러나 그 정상상태가 깨어진다. 바로 산업 스파이가 그의 비밀 레시피 secret recipe를 훔쳐간 것, 이제 더 이상 윌리 웡카의 특수성은 모든 초콜릿 산업이 따라 할 수 있는 보편성이 되었다. 모두가 따라 할 수 없는 독보적 정상 상황이 대중적 보편성으로 깨어지고, 비정상 상태가 된다.

그러나 위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위기 이후의 뉴 노말, 새로운 정상 상태는 달라진다. 반면 이번 위기에서 윌리 웡카의 선택은 바로 초콜릿 공장에 근무하는 모든 근무자들을 공장 밖으로 몰아내는 - 100% redundancy -를 선포한다. 찰리의 할아버지도 이때 실직자가 된다.



둘째, 뉴 노말: 위기 이후의 정상 상태.

뉴 노말은 정상 상태가 위기를 벗어나고 정착한 새로운 정상을 의미한다. 새로운 정상 상태에서 우리는 과거에 취했던 행동들에 대한 대가를 치르거나, 혹은 달콤한 과실을 맞본다. 윌리 웡카의 선택은 (공장)폐쇄적이었고, 그의 곁에는 움파루파족들이 있었다.

여전히 공장은 돌아갔으나, 그의 곁에는 사람은 1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위기가 닥친다. 바로 흰머리.

흰머리는 윌리 웡카가 예상치 못한 것이었으나, 누구나 겪는 바로 그것. 나이 듦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후계자가 필요함을 직감한다. 자기와 같이 초콜릿을 사랑하는 사람(아이)에게 자기의 공장을 물려주고 싶었다.

그런 그가 이번 위기에서 선택한 것은 조건 부 수용이다. 전 세계에 공지를 한다. ‘초콜릿 포장지에 숨겨져 있는 golden ticket을 발견한 5명의 아이들을 공장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특별한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그의 뉴 노말은 전혀 예상치 못한 위기와 함께 찾아왔으나, 그의 행동은 사뭇 달랐다. 그때는 닫았고, 지금은 열었다. 그런 그의 행동은 넥스트 노말을 대비하기에 충분히 과감했다고 본다.



셋째, 넥스트 노말.

넥스트 노말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험난한 시간들이 필요하다. 뉴 노말 상황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제한적으로 5명만 추려 공장을 견학시켰고 아이들에게 어떠한 시험도 주지 않았지만 차례대로 탈락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아이, 찰리에게 자기의 공장을 물려주겠다고 하지만, 찰리는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그 조건부 유산을 거절한다.

결국 돌고 돌아, 과거로 회귀하는 윌리 웡카. 그는 이번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을까?


그의 넥스트 노말은 그가 과거를 직시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았을 때 비로소 주어진다.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던 자기를 돌아보고 아버지를 찾아가 관계의 회복을 한 것. 그 이후 그의 넥스트 노말은 비로소 넥스트 노말이 되었다.

공장을 이어받을 후계자인 찰리가 생겼고, 찰리의 가족들은 윌리 웡카의 공장 안에서 보다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으며, 윌리 웡카는 더 이상 나이 듦이 무섭지 않다.


네 번째, 난세.

난세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벌써 14편째 글을 쓰고 있다. 난세란 무엇인가? 위기가 반복되고, 뉴 노말이 넥스트 노말이 되고, 넥스트 노말이 포스트 노말이 되는 위기가 거듭되는 시대를 의미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위기는 멀리서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던 과거에서 찾아올 수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하는지는 과거가 알려준다.

과거를 직시하지 않는 자는 난세를 살아갈 수 없다. 과거를 잠깐 덮어놓고 미래를 꿈꾸는 자에게 넥스트 노말은 없다.

SARS와 MERS를 겪은 한국의 코로나 19에 대처하는 자세는 단연코 본받을 만한 것이며, 많은 나라들이 이를 알고 있다. 영국 BBC에서는 한국의 노고를 치하하며, 하기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영국인 주의' 이 영상은 위대한 영국이 아닌, 극동지방의 작은 나라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제목: 그 바이러스를 무찌른 그 나라, 영국이 코로나를 무찌르기 위해 했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한 심층 분석.

출처: BBC


그렇다. 달콤한 초콜릿 (넥스트 노말)을 즐기기 위해서는 쓰디쓴 카카오(과거의 치부)를 올바르게 제련할 수 있어야 한다. 달콤함을 원하는 자, 쓴 맛을 견디어 내라.



난세에서 살아남기 15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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