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의 콕

슬기로운 자본 생활: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 현상,

난세에서 살아남기 (13).

by 외노자 정리

난세에서 살아남기 13, 슬기로운 자본 생활: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현상.



지난 시간에는,

자본주의의 필수 개념인 이자와 채권에 대해서 ‘100만 원 마을과 그 사람’을 통해서 알아보았다.

이자 interest rate는 잉여 소출, 즉 재화를 대신하는 화폐로 전환될 수 있으며, 이자의 화폐 전환으로 인해 채권 탄생의 필수 충분 요소가 성립된다. 돈을 빌려주려면 대가가 있어야 하는 법, 그렇게 채권에 이자가 붙어 자본주의의 기본 틀이 완성된다.


이번 시간에는 100만 원과 그 사람이 존재했던 마을에서 100년이 흐른 세계를 상상해 보자. 다양한 국가들이 각자의 화폐를 찍어내며 살아가는 세계다. 자원과 재화가 화폐의 양과 1:1의 자급자족 시스템이 아닌, 항상 자원과 재화의 총합보다 화폐의 양이 많은 세계임을 기억하자.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는 위기가 발생하면 무엇보다 국가가 그 책임을 다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돈이 있어도 재화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인데, 경주 최부잣집이 아닌 국가들은 곳간에 잉여 소출이 없다. 그런 그들은 종종 화폐를 발행하여 위기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 세계에서의 화폐 발행은 100만 원 세계에서의 그 사람이 아닌 국가들과 공동 전선을 구축한 중앙은행, 금융왕국의 치리자들인 그들이 담당한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채권을 발행하면 중앙은행이 이를 조건 부 매입한다. 그들의 조건은 바로 이자, 채권에 붙은 이자율로 설명될 수 있다. 그리고 국가는 그 돈을 받아 위기의 상황에서 다양하게 사용한다. 실업 급여를 주기도 하고, 백신 개발을 위한 긴급 펀드로 사용하기도 하며, 사재기의 방지를 위해 도매업자들과 소매업자들에게 분배금 형식으로 생산성의 향상을 장려한다.


그런데 이 돈은 어디서 온 것인가?

중앙은행의 인쇄기에서 나왔다. 국가가 채권을 발행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빚을 진다는 것이며, 빚을 진다는 것은 채권에 붙어있는 쿠폰, 즉 이자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에게나 현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기꺼이 채권자가 되어준다.


그렇다면, 위기를 전후하여 인구 (economist들 사이)에 회자되는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현상이란?

출처: Google

2019년에 장단기 금리 역전 관련 4월, 8월, 그리고 10월에 이슈가 되었고, 2020년 1월 그리고 3월에 또 한 번 이슈가 되었다. (잊을만하면 사용되는) 장단기 채권의 금리 역전현상, 지겨울 만도 한데 왜 계속 이 현상이 위기상황마다 나타나는 것일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도 채권의 개념 및 가치에 대해서는 이렇다 쉽게 정의 내리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1]

그만큼 채권과 주식은 역사적으로도 상반된 타이밍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채권 수익률이 높으면 주식 수익률이 낮고, 채권 수익률이 낮을 때 주식 수익률이 높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은 사이클 cycle만 다르지 개념은 대동소이하다.

주식은 기업의 '가치'를 계산해야 하는데, 채권은 국가(또는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즉, 시간에 투자하는 것. 보다 단순히 생각하면, 정상적인 상황 속에서는 장기 투자자들보다는 단기 투자자들이 더 많기 때문에 돈이 묶이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10년, 30년 채권에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 (개인이나, 기관이나) 흔치 않다. 그러므로 수요를 생각할 때, 당연히 장기 채권금리는 일반적으로 단기 채권 금리보다 표면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거 수십 년의 금융의 역사 동안 과연 그래 왔을까? 그렇지 않다.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 차이가 바로 아래 그래프다. (10년과 3개월 물이 기본인데, 이건 10년-1년)

출처: https://www.gurufocus.com/yield_curve.php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난 반세기 동안 몇 번 일어났을까?

그림 상의 빨간색 선을 터치하고 내려갔다 올라온 부분을 보면 된다. 2020년에도 한번 있다. 바로 3월. 그래프의 역사적 의의에 따르면 지금 우리는 불황 recession의 시기에 있다. 그 기간들을 '회색 음영'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전체 시계 time horizon에서 이 회색 음영이 차지하는 '시간'의 절대적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15년이 채 안된다. 1965 - 2020년, 약 반세기 동안 총 15년이 불황기였다. [2]


여기서 중요한 질문 하나 할 수 있다. '아니, 장기 채권은 10년, 아니면 30년의 긴 기간을 가진 채권인데, 표면 이자율이 그렇게 쉽게 바뀔 수 있습니까?' 좋은 질문이다.

결과적으로, 채권의 표면 이자율이 바뀌는 것은 아니라, 채권의 가격이 변동하는 것이다.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현상의 이면에는 yield라는 표현이 숨어있다. Dividend yield라는 표현이 기억나실지 모르겠다. 바로 기업의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이다. 매년 정액 배당을 하는 기업의 주가는 동일한가? 시간에 따라 변한다. 이와 같이, 채권에도 가격이 있다. 불확실성이 강해지면 사람들은 단기 채권을 선호하게 될까? 아니면 장기 채권을 선호하게 될까? 바로, 장기 채권이다. 1% 금리라도 더 받는 장기 채권을 구매하려 나설 텐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채권도 주식처럼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불확실성이 팽배해지고, 시장에 공포가 스며들기 시작하면, 장기 채권을 (평소보다 더 많이) 사는 것이다. 경제학의 기본 원칙: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제한되면 가격은 오른다. 장기 채권의 표면 이자율은 변동이 없으나, 수요의 급증으로 호가 (부르는 가격)이 올라가게 되고, 기존의 채권 보유자는 평소보다 높은 가격에 채권을 매도할 수 있다. [3]


이와 같이, 장기 채권의 가격이 단기 채권의 가격보다 '평소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바로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현상이다. 장단기 채권 '표면금리' interest rate 역전현상이 아니라, 장단기 채권 매매 '수익률' yield 역전현상이라고 보면 되겠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넘쳐나고 금리가 앞으로 계속 떨어진다고 할 때, 기존에 장기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시장에 평소 가격보다 높게 매도 호가 창을 형성하고, 기존에 단기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단기 채권을 매도하고, 이 장기 채권을 평소보다 높은 가격에 매수하게 되는 것이다. 왜냐면, 금리가 꾸준히 하락하는 불확실성의 세계, 위기의 시점에서 발행되는 신규 채권의 표면금리는 1년, 10년, 20년 전에 발행된 채권의 표면금리보다 더 낮을 수밖에 없다. (2020년 지금의 은행 이자와, 80년대, 90년대 은행 예금이자를 생각해 보자.)


이런 현상들을 요약하면,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현상이란,

결국 한 마디로 수요 급등으로 인한 단순 가격 변동 (장기 채권 사재기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단기 금융 시장의 수요보다 장기 금융 시장의 수요가 많아지게 되므로, 단기적으로 금융 시장이 드라이빙되지 않아 폐쇄적이고, 수동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되면 '불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난세에서 살아남기 14편, 찰리와 초콜릿 공장, 그 이후로 이어집니다.






[1]

워런 버핏은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나의 아내도 알지만, 채권왕 빌 그로스는 일반인에게 인지도가 없다.


[2]

그런데 이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실제로 위기 상황을 예견할 수 있을까? 글쎄,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이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와 더불어 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지표가 선행지표라고 보기는 힘들다. 마치 위기에 따라 사재기가 일어나는 것처럼, 위기가 나타나니 장기 채권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3]

그렇기 때문에 채권도 주식과 동일하게 '싸게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기 시점에 '원금'을 그대로 돌려받게 되므로 액면가와 동일하게 매입하면 표면금리에 해당하는 이자를 정해진 시점에 지급받게 된다.

예를 들어, 액면가 1만 원 표면금리 5%인 10년 만기 채권을 10주 10200원에 매수하면, 만기 시점에 원금 1만 원과 이자(5%의 반인 250원, 합 10250원)를 돌려받게 된다. 그런데 만기가 되기 직전인 10년 차에 금융위기가 터져서 금리가 0%로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면, 이 채권의 가격은 내가 매수한 가격 이상 (10,300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면 만기 전에 파는 것이 (당연히) 좋다.

국민은행에서 3월 20일에 코로나바이러스 특판 예금 4.5% - 5년짜리가 나왔다고 하자. 반면, 기업은행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특판 적금 (12개월) 3.5% 나왔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디로 몰리게 될까? 답은 국민은행 코로나 특판 예금이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가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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