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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용 Dec 14. 2016

유령으로 태어난 대리기사

- 대리기사가 위험하다, 시민의 귀가길이 위험하다

"한국에는 유령이 있다. 술을 마시고 있으면 홀연히 찾아와 안전하게 집까지 차를 운전해주고 사라지는 유령이 있다" 


모 외신에서 한국의 대리기사를  소개한 내용이라 합니다. 밤 늦은 어느 시각 어느 구석에서도, 전화 한 통화면 어느새 찾아와서 손님의 차를 운전해주고, 도착한 손을 뒤로 한 채  어두운 밤길로 홀연히 사라지는 유령, 바로 대한민국의 대리기사들입니다.   


▲ 유령이 된 대리기사: 도착한 손님을 뒤로 한채, 어두운 밤길로 홀연히 사라지는 유령, 우리들의 아버지들입니다.


그들 손아귀에 쥐어진 몇푼 운행비는 노잣돈이라도 되는 걸까요? 

이미 우리  사회에서 20만명이나 존재하는 일꾼들이지만, 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 바로 대리기사들입니다. 한국사회가  유령들로 채워진 나라가 아니라면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노잣돈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밥먹고 살 수 있는 생계비가  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존재를 인정하고 그 대책을 세워줘야 합니다. 



 수탈과 무도한 횡포가 대리업체의 수익구조?


음주운전의 방지와 교통사고의 예방, 시민의 안전한 이동과 귀가... 대리기사들이 수행하는 사회적 역할입니다. 매일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대리기사가  움켜쥔 핸들에 의존해서 귀가하는 현실입니다. 이미 그 종사자 숫자만도 20만명에 달하고 연매출 3조원이니 4조원이니, 결코 적잖은 규모의  직업군을 이루고 있는 업종인 것입니다. 

사회복지와 사회안전판이 취약한 우리 사회에서 대리운전시장은 그나마 갈등과 모순을 완충시켜주는 최후의  지대일까요? 하지만 아무런 법적, 제도적 장치는 물론 최소한의 정책조차 부재한 현실 속에서 대리운전시장이 처한 현실은 야만적이고 참담하기만  합니다. 


대리기사, 그들 손아귀에 쥐어진 몇푼 운행비는 노잣돈이라도 되는 걸까요?


대리운전 시장은 이미 업체의 정상적 운영과 영업을 통해 먹고사는 시장이 아닌지 오래인 것입니다. 이러한 무법천지의 현실과 대리기사들의  궁박한 처지를 악용한 대리운전업자들의 횡포는 이미 세상에서 악명높습니다. 고율의 수수료, 보험료 착복, 벌금과 관리비 강탈, 기사장사,  무도한 배차제한.... 대리운전업자들의 파렴치한 수탈을 나타내는 키워드입니다.


 

대리기사가 행복하면 세상이 몽땅 행복하다" 


업자들의 무한횡포, 각종 병폐와 차가운 냉대에 맞서 권익과 생존권, 단결을 위한 대리기사들의 활동은 처절하고 때로는 참담합니다. 이 사회 을 중의 을이라 불리는  대리기사, 우리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하지만 손님 차의 핸들을 움켜쥔 대리기사들의 손아귀에  원통함과 서러움이 가득한데, 어찌 안전한 운행길이 보장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와 처우개선을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들이야말로 궁극적으로는 안전하고 편리한 대리운전서비스를 담보할 것입니다. 공정한 대리운전시장, 대리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정비라는  사회적 과제는 이제 이 시대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급박한 민생현안 중 하나가 되버렸습니다.


자영업자와 안정된 직장인은 대리기사의 과거일 수 있고, 대리기사는 몰락한 서민대중의 미래 모습일 수가 있는 현실 속에서, 사회 가장 밑바닥 생활이기에 이들의 존재 조건과  환경이야말로 우리 사회 현실의 민낯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 대리기사가 행복하면 세상이 몽땅 행복하다,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정말 좋겠습니다.


   2017, 대리기사 위한 한해 되소서



다가오는 2017년, 열심히 일한 보람이 맘껏 가득하고, 잘못된 현실개선을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그중 천분의 일만이라도 이루어져서, 대리기사 삶의 질 향상에 보탬이 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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