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은 비가 오기를 바랬습니다
사실은 비가 오기를 바랬습니다. 초저녁부터 비가 와서 새벽 1시쯤 그쳤으면....
오늘 새벽 2시부터 있을 새벽 집회, 장소문제 때문에 이렇게 소심한 생각도 해보게 되는군요. 그동안 우리가 수십차례에 걸쳐 집회를 개최한 곳,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1번 출구, 그 자리는 이미 다른 노정상인이 선점하고 있습니다. 헌데 그분과 전혀 타협이 안됩니다. 잠시 집회하는 2시간만 장소 일부라도 내주면 좋으련만, 조금도 양보를 안하는군요. 그러다보니 비라도 와서 이 사람이 장사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 겁니다.
하지만 그 바램은 실현되지 않고, 천상 지난번처럼 현수막 따로, 집회 따로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난 집회 이후로 계속 그 자리에 걸려 있는 현수막, 우리의 방문을 반기는 듯 합니다. 사실 현수막이 그 자리에 굳건히 있다는 사실에 우리가 먼저 고맙기만 합니다
며칠 밤낮, 이 자리를 지켜준 우리의 현수막, 대리기사의 권익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습니다.
교보타워 사거리: 대리기사들과 공존하는 서민경제
오늘 집회 역시 줄을 잇는 동료기사들의 참여와 호응 속에서 성공적으로 진행 됩니다. 이렇게 현장에서 실천활동을 하다보면, 한결 몸도 마음도 달아오르고 건강한 의기가 샘솟는 듯 합니다. 근처 노점상인과 약간의 실강이가 있다 보니 동료기사들이 더욱 몰려옵니다. 이분들이 한껏 회원가입을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누가 신고했는지 경찰들이 와서 그 노점상인을 불러가려 합니다. 아..그것은 안되겠습니다. 비록 자리 욕심에 기사협회와 마찰을 빗고 있지만, 그것이 또 다른 약자인 노점상인의 장사마저 망치게 할 일은 아닙니다. 경찰들에게 달려 갑니다.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니, 경찰들이 간여할 일이 아니라 따집니다. 주춤한 경찰들, 누그러든 채, 간단히 점검하고 물러가 줍니다.
이런 글, 대리기사권익투쟁 집회의 후기같지 않습니다. 도대체가 새벽집회 후기에 이런 글을 실어야하는 게 마뜩치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우리들이 닥쳐있는 현실의 문제이고 풀고 가야할 현안이 되어있습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는 일, 참으로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밀려오가는 기사들, 밀려오가는 셔틀, 그 사이에서 장사하는 사람들, 대리업자가 아니더라도 우리 대리기사들 때문에 먹고 사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심야버스 안의 승객 중 대부분은 대리기사들입니다. 썩은 옴니아2도 대리기사들 아니면 이미 세상에서 사라진지 오래일 겁니다. 휴대폰 케이스 하나, 충전기 하나, 우리 기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 장사치들의 밥벌이가 되었습니다. 이러다보니 대리기사들과 공생하는 서민경제,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줍니다.
그 세계의 집중된 공간, 바로 이 신논현역, 소위 강남교보타워 부근입니다.
우리들의 새벽집회도 이 속에서 부대끼며 공감을 얻어가야 할 일입니다.
어떤 식으로건, 이 공간을 우리 기사들 권익의 상징 공간으로 만들고 싶을수록, 더욱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할 일이 많습니다.
오늘의 마이크는 다른 분들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새롭게 가입한 회원의 목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저희들의 임시회장이신 구룡천님의 목소리는 카랑카랑, 사람들 마음을 파고듭니다.
구룡천회장님의 목소리는 카랑카랑, 마치 칼칼한 라면 꼬꼬면의 자극성이 느껴집니다. ^^
재주 많은 대리기사세계
고향님이 오셨습니다. 과거 전국대리기사협회의 회장을 하셨던 분이시고, 이제 저희 기사협회의 고문을 맡아주실 분이십니다. 정식가수분도 오셨습니다. 항시 웃음 띈 얼굴로 마주하는 그분, 언젠가 우리 대리기사들 행사에서 공연을 하고 마이크를 잡으며 한곡조 뽑아줄 날만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다혈질의 회원분, 노점상인과 실랑이 한 기운이 아직도 넘치는 듯 합니다. 마이크를 잡고 뿜어대는 목소리는 한결 힘이 넘칩니다.
" 우리 기사들이 뜯기는 벌금은 강도짓이고 사기짓이잖아요.
그런데 왜, 왜 우리들이 말 한마디 못하고 눈치보며 지내야하는거냐구요?..."
비록 투박하지만 호소력이 진합니다.
새벽집회 끝마치기 전, 잠깐 촬영하는 순간에도 급히 달려와 회원가입을 하고 가십니다. 모두 홧팅입니다.
새벽 4시가 한참 넘었습니다. 예정된 시간은 지났건만, 회원가입이 이어지고 있기에 차마 끝마치지를 못합니다. 어쩔 수 없이 끝마치기 전 기념촬영하는 순간에도 동료기사분들이 달려와 가입해주십니다. 아...이분들이 정녕 진성회원들이 되어 대리기사권익운동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기사협회, 조금은 더 힘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어렵고 힘든 살림살이에 온몸을 다해 권익운동의 최전선에서 활약하지 못할지라도, 자신의 주어진 상황에 맞게 활동과 참여가 이루어 진다면... 참으로 할일들 많습니다.
아침을 맞는 시간, 우리들은 기사협회 현수막을 그 자리에 심어놓은 채 아쉬운 마음으로 정리합니다.
우리는 떠나가도 우리의 현수막은 그 자리에 남아, 기사세계의 애환과 희망, 현장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겁니다. 작지만 큰 희망.
전국대리기사협회, 홧팅입니다. ^^
2012. 7. 12
* 출처: 대리기사 싱싱뉴스 16호 http://m.cafe.daum.net/wedrivers/6s0h/20?listURI=%2Fwedrivers%2F6s0h%3Fprev_page%3D9%26firstbbsdepth%3D0000J%26lastbbsdepth%3D00001%26page%3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