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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의 균열, 새로운 전쟁의 서막
2025년 여름, 경제 뉴스의 한 구석에서 언뜻 보였던 발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트럼프의 25% 관세 통보에 대해 안이한 타협은 하지 않겠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힌 것이었다.
일본 정치에서 보기 드문 감정의 토로였다. 자민당까지 나서서 무례한 미국이라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상황은 어떤 상징 같아 보였다. 단지 트럼프의 무례함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어떤 전환점의 도래를 알리는 서곡, 마치 오래도록 고여있던 분노가 끓어 넘치는 순간 같았다.
1. 트럼프가 다시 연 불협화음: 파이브아이즈마저 공격하다
2025년 재집권한 트럼프는 다시금 America First의 고삐를 쥐고 세계를 상대로 깡패짓을 일삼고 있다. 그리고 이번엔 단지 적국이 아니라 동맹국들조차 예외 없이 트럼프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 특이점에 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7일 한국과 일본 등 14개국에 25~4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시한 관세 서한을 보내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7차에 걸쳐 장관급 협상을 벌였는데도 지난 4월 발표한 세율(24%)보다 소폭 인상 당했다.
아니, 일본이 그 동안 미국에 어떻게 했는데?! 심지어 온갖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미국이 원하는걸 다 들어줘가며 맞춰줬는데, 그 결과가 관세 인상? 이건 못 참지.
하지만 진짜 충격은 캐나다였다.
캐나다에는 3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통보했고, 캐나다가 보복할 경우 그 세율만큼 상호관세율을 더 올리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80년 역사의 파이브아이즈 정보동맹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프라자 합의의 굴욕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일본
일본은 1985년 프라자 합의 이후로 미국에 일방적으로 순응하는 태도의 외교를 벌였고, 이에 따라 일본 나름의 외교적 실익을 챙겨오는 경험이 오래 누적되었다.
이번 관세 정책에서도 일본은 늘 해왔던 대로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모멸감에 가까운 배신이었다. 자민당이 나서서 무례한 미국이라며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일견 납득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캐나다의 분노: 가장 가까운 친구의 배신
캐나다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대해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하며, 300억 캐나다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즉각 부과했다. 트뤼도 총리는 어떠한 정당한 근거나 필요성도 전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 놀라운 것은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 영국 등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트뤼도 이후 취임한 마크 카니 총리는 트럼프의 관세 서한 발표 직전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와 만난 사진을 올리며 글로벌 무역 도전 속에서 세계는 캐나다 같은 신뢰할 수 있는 경제 파트너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적었다.
파이브아이즈의 균열: 80년 동맹이 흔들리다
미국과 러시아의 급격한 화해 움직임이 세계 최강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붕괴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시아 정책으로 인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유지되어 온 정보 공유 체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영국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조치에 대응해 '파이브 아이즈' 대신 미국을 제외한 '포 아이즈(Four Eyes)'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미군 관계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파이브아이즈는 가치가 없다고 단언했다.
원래 친구끼리 싸우는 게 제일 격렬한 법이다.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동맹국들은 하루아침에 주적처럼 취급당했다. 한때 파이브아이즈로 굳게 맺어졌던 신뢰는 산산조각 났다. 이건 단지 무역 분쟁이 아니다. 동맹 시스템 자체에 대한 도전이 된 것이다.
2. 이시바의 반격: 일본의 보복은 가능한가?
(1) 채권으로의 반격 가능성
일본은 2025년 1월 기준 1조790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중국(7608억 달러)을 크게 앞지르며 미국 외 최대 보유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이 미국 국채를 무기로 삼아 반격에 나설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일본 내부적으로도 국채는 연금, 보험, 은행 시스템 전반에 걸쳐 긴밀히 얽혀 있다. 대량 매도는 일본 스스로에게도 큰 상처를 입히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집권 자민당의 정책 책임자가 미국 국채를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의 은행, 연기금 등 민관 기관이 3월 말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간 만기가 긴 해외 채권을 175억 달러(약 25조원) 매도했고, 그 다음 주에도 36억 달러(약 5조원)를 추가로 팔아치웠다는 사실은 현실적인 압박 카드의 존재를 보여준다.
현실적인 일본의 선택은 다음과 같은 간접적 시나리오다:
미국 국채의 순증 보유를 중단
시장에 '감소 신호'를 흘려 금리를 상승시키는 압박 카드
연준의 스테이블 코인 정책에 대한 불신 조성
즉, 직접 매도보다는 심리적 압박과 시장 시그널 조작을 통한 '질서 있는 견제'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3) 절묘한 타이밍: 8월, 미국의 절벽 상황
일본의 반격이 더욱 위력적인 이유는 타이밍이다. 2025년 8월, 미국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엄청난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안인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향후 10년간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2조5000억달러 이상 증가시킬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미국의 2025 회계연도 1분기 재정적자는 71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한 기록적 수준이다.
문제는 미국이 이 절벽 상황에서 국채를 대량 발행해야 한다는 거다.
최근 20년물 국채 경매에서도 투자자 수요가 부진해 발행 금리가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연 5.047%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만기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의 미국 국채 보유국인 일본이 적당한 명분(관세 보복, 동맹국 무시 등)을 들고 나오며 미국 국채의 순증 보유를 중단하거나 매우 느리게 대처할 경우 미국이 받을 타격은 치명적이다.
1) 미국이 얻을 타격:
- 국채 금리 급등: 일본의 신호만으로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 돌파했었듯이, 실제 매수 중단 시 금리는 6-7%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이자 부담 폭증: 29조 달러 부채에서 금리 0.5%포인트 상승만으로도 연간 1450억 달러 이자 부담 증가
- 재정적자 악순환: 높아진 이자 부담이 다시 재정적자를 키우는 악순환 구조 완성
- 달러 신뢰도 하락: 미국 국채=안전자산 공식 자체가 흔들리면서 달러 패권 약화
2) 타격에 대한 미국의 반응 예상:
- 즉각적 관세 철회: 일본에 대한 25% 관세를 즉시 철회하거나 대폭 축소 : TACO, Again. haha-!
- 방위비 협상 양보: 일본에 요구했던 GDP 대비 3.5% 방위비 증액 요구 철회
- 스테이블 코인 정책 조정: 지니어스 액트에서 일본의 우려사항 반영한 수정안 제시
- 달러 스왑 확대: 일본에 대한 통화 스왑 한도 확대로 유동성 제공
결국 미국은 자신이 만든 디지털 금융 패권 게임에서 전통적 채권국들의 '묵시적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2) 진짜 핵심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정밀 타격
그러나 진짜 반격의 중심은 스테이블 코인, 특히 트럼프가 밀고 있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에 대한 저격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 상원이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위한 이정표적인 법안, 통칭 '지니어스(GENIUS)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수석 고문 데이비드 삭스가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이 미 재무부에 수조 달러 규모의 수요를 유발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니어스 액트는 다음을 골자로 한다:
미국 내 민간기업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합법화 및 감독 완화
미국의 글로벌 금융 패권을 디지털 자산 중심으로 확장하는 기반
달러 시스템을 현금 → 스테이블 코인으로 옮겨가며 기존 통화 주권 약화
이건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통적인 중앙은행 체계를 무력화하고, 미국이 디지털 질서마저 선점하려는 시도다. 일본 입장에서 이는 경제적 종속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도출한다.
트럼프 일가는 'USD1'이라는 이름의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최근 출시했으며 이 코인은 미국 국채와 달러 예치금으로 뒷받침된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은 다음과 같은 카드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자국 금융기관의 스테이블 코인 취급 제한
자국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엔화(CBDC) 가속화
BIS, IMF 등 국제무대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시스템 리스크 강조
지니어스 액트가 전 세계 금융안정성에 부정적이라는 프레임 구성
트럼프가 가장 뼈아파할 지점에 대한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자유시장 질서를 위한 혁신이지만, 본질은 글로벌 통화 질서의 디지털 재패권화다. 일본이 그 아킬레스건을 건드리기 시작한 것이다.
3. 한국의 입장: 굿이나 보고 떡이나...?
한편, 한국은 이 전장에서 매우 어중간한 위치다. 다시 생각해도....애매하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맞았지만, 그 시기 한국은 [우리 대통령 없쪄, 감옥갔쪄] 상태였고, 6월 선거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선 지 이제 한 달 남짓, 외교 지형 파악도 채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에 보복할 명분도, 실익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보복이고 뭐고 없이 조용히 (처)맞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중국과 다시 손을 잡자니, 지금 중국은 불린 짜장면보다 흐물흐물하고, 에라이 홧김에 반도체 공장을 멈춘다? 자해공갈인데?
이럴 때 필요한 건 현실적이고 절묘한 포지셔닝이다.
4. 새로운 동맹의 태동: 일본-캐나다, 적의 적은 친구: 용적우아 用敵于我
적의 적은 친구라는 새로운 지평
흥미롭게도 트럼프의 일방적 관세 정책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고 있다. 일본과 캐나다라는, 서로 다른 대륙의 미국 동맹국들이 새로운 연대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캐나다가 영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신뢰할 수 있는 경제 파트너임을 어필하는 동시에, 일본 역시 기존의 일방적 굴종 외교에서 벗어나 독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의 모욕적인 대우에 분노하고 있으며, 기존 파이브아이즈 체제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입지의 약화: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반란
트럼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가장 가까운 동맹들로부터의 공격이다.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적국과의 갈등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지만, 캐나다와 일본 같은 핵심 동맹국들의 조직적 반발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게다가, 미국으로서는 겪어 본 적이 없을 새로운 적들의 공격이 아닐까?
특히 파이브아이즈 체제에서 캐나다가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영국마저 포 아이즈(Four Eyes) 구성을 검토한다는 것은 미국 주도 질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80년 역사의 정보동맹이 트럼프 한 사람의 독단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에게 치명적인 딜레마를 안겨줄 것이다. 거 쌤통이네.
- 관세 정책을 강행하면 동맹 체제가 무너짐
- 관세 정책을 철회하면 약한 지도자라는 낙인
- 동맹국들은 이미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는 점
일본-캐나다 연대의 전략적 의미
일본과 캐나다의 새로운 연대는 단순한 반미 감정을 넘어서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경제적 차원에서
- 캐나다의 자원과 일본의 기술력 결합
-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새로운 공급망 구축
- 대중국 견제에서도 독자적 입장 확보
정치적 차원으로
-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체계적 견제
- 파이브아이즈를 대체할 새로운 정보공유 체제 모색
- 유럽과의 연대 강화로 다극화 질서 추진
이 와중에 눈 굴리느라 바쁠 우리나라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만 줄타기를 할 것이 아니라, 일본-캐나다로 이어지는 새로운 중간 세력 연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의 압박을 받는 동맹국들끼리의 협력이야말로 힘없는 중간국이 살아남는 새로운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원래 한국 외교는 누천년 단련된 와리가리의 역사 아니겠나...
5. 동북아 디지털 거래의 허브로서의 한국
한국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표준을 만들 수는 없다(잊지 말자 루나코인). 그러나 그 질서가 흐르는 통로, 즉 허브는 될 수 있다. 그리고 하면 잘 할거다.
왜 갑자기 허브인가?
원화 자체는 작고 글로벌 유통도 미미하다. (우리 원화 작고 소중..)
하지만 기술 인프라, 규제 수준, 데이터 안전성, 인재 퀄리티는 주변에서 경쟁자 찾기 어렵다.
일본은 디지털 갈라파고스, 중국은 폐쇄적 통제(중국이 중국함), 북한..뭐 해적이 따로 있나.
한국만이 이 세 나라 사이에서 '국제 규범 준수+기술 기반+상대적 개방성'을 갖춘 유일한 플레이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국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스테이블 코인 거래의 '결제 클리어링 허브' 역할
CBDC 실험과 국경 간 결제 실증 지대 확보 (부산<-!!)
국제 금융 네트워크(BIS, IMF)와 협업하여 리스크 관리 기준 설계 참여
즉, 한국은 스스로 표준이 되기보다, 표준이 오가는 '회랑'이 되는 전략이 맞다.
6. 디지털 금융 전쟁의 서막
이것은 단지 관세 전쟁이라고 볼 수 없는 문제다.
통화 패권, 금융 주권, 디지털 질서를 둘러싼 전면전의 프리퀄이다. 트럼프가 다시 세계에 싸움을 걸고 있고, 일본은 그 약점을 정확히 겨누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이 단어는 머지않아 새로운 냉전의 키워드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은 지금 그 전장을 바라보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야하나 싶어 보이지만, 실은 그 불판을 만드는 역할을 노려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디지털 질서의 허브. 그게 한국이 설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자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