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등기 오류가 불러온 법정 대전쟁
50년 전, 등기 하나 잘못된 게 지금 2조5천억 원짜리 소송으로 커졌다. 강남 재건축의 심장, 압구정 현대아파트 3구역에서 벌어지는 이 사건은 단순히 부동산 소송으로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복잡하고 거대하다.
민법, 행정법, 조세법, 상법이 끈끈하게 들러붙은 실전케이스로 볼 수 있고,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 과연 어느 선에서 실질적 정의를 구현할 수 있는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1. 대지지분이 100%를 초과?!
압구정 현대아파트 3구역. 면적 36만㎡에 이르는 이 구역은 현대 1~7차, 10, 13, 14차 등 3,946가구가 모여 있는 초대형 주거지라고 한다(열심히 구글링함).
그런데 이 중 현대 3·4차 아파트가 위치한 9개 필지(약 4만㎡)에서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입주민들의 대지지분과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서울시가 보유한 지분을 더하니 100%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이고 ;;;
즉, 누군가가 ‘없는 지분’을 등기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건데. 심지어 평당 시가 수천만 원이 훌쩍 넘는 강남 알짜배기 대지에서 벌어진 일이다. 팝콘이 어디갔지.
2. 1970년대에 조용히 벌어진 등기 처리 실수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당시 현대건설이 압구정 단지를 분양하면서 대지지분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서울시에 일부 지분을 기부채납하는 과정에서 무권한 처분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입주민들은 “현대건설은 당시 이미 처분 권한이 없는 지분을 서울시에 넘겼다.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50년 전 기부채납이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것이고, 서울시의 소유권은 호로록 날아가며, 해당 지분은 입주민 소유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문제는 서울시는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법을 근거로 “그런 일 없다”고 한다.
3. 무권한 처분부터 배임까지 골고루
이 케이스에서 다뤄질 법적 쟁점은 무려 네 갈래다(라고 나는 판단한다).
① 민법: 무권한 처분의 효력
현대건설이 입주민의 지분을 마음대로 서울시에 넘겼다면, 이는 명백한 무효다(민법 제103조). 입주민은 대지지분을 분양계약을 통해 취득했고, 현대건설은 그 시점 이후엔 처분권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현대건설은 “당시 일부 지분은 여전히 우리 소유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50년간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서 시효취득까지 들고 나올 수 있다.
② 공법: 국유재산법의 특수성
문제는 서울시가 들고 있는 카드다. “국유재산은 점유한다고 시효취득 안 된다니까??.”(국유재산법 제7조, 공유재산법 제10조)
이 조문 하나로 입주민은 서울시 지분에 대해선 법적으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자기 소유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억울해서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이다. 이 더위에 바깥 날씨보다 더 펄펄 끓는 홧병으로 드러누우실만한 일이다.
③ 조세법: 그렇다 치고, 그럼 재산세는 누가 냈나?
등기상 소유자는 현대건설과 서울시인데, 실제 재산세를 수십 년간 입주민이 냈다면? 이는 조세법상 과오납이며, 경우에 따라선 환급 청구가 가능하다.
한편 현대건설 입장으로는, 대지분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게 되는 경우 주주에 대한 배임이 성립할 수 있다. 게다가 밀린 재산세 납부 문제도 커질 것이고, 그렇다고 속 좋게 소유권 표기를 하면, 배임으로 소송 당해, 자산 손실이 추정 2조 5천억 이상? 이러면 곤란하다. 알았던 몰랐던,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회계감사보고서만 생각해도 눈물이 날 걸?
④ 상법: 현대건설의 배임 책임
2조 원짜리 자산을 포기하면 주주대표소송 가능성, 반대로 주장하면 수십 년간의 재산세 추징과 소송 리스크. 현대건설 경영진들도 골이 지끈지끈하실 것으로 짐작된다.
4. 그래서 협상(조정) 하나요? 아니면 법정에서 전면전으로 피터지게 맞붙나요?
이 사건이 법정에 올라간다면 단일 소송으로 끝날 수가 없다.
- 입주민 vs 현대건설: 소유권 확인·등기말소
- 입주민 vs 서울시: 기부채납 무효확인·소유권이전
- 현대건설 vs 지방정부: 재산세 부과처분 취소
- 입주민 vs 지방정부: 과오납 세금 환급청구
당연하게 대법원까지 갈 것이고, 소가 2조 5천억 이상, 소송비용만 수백억 대가 예상된다.
국내 최고의 로펌들이 진지하게 칼갈고 나와서 치열하게 맞붙을 수밖에 없는 소송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짐작건대 결국 ‘패키지 딜’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현대건설: 3구역 재건축 수주 + 명분 있는 일부 지분 정리
- 입주민: 지분 확보 + 재건축 지연 리스크 최소화
- 서울시: 정치적 책임 회피 + 조정 주체자 역할
누구도 2조5천억짜리 지분 하나 놓고 수 년을 지속해서 지리한 소송전을 끌고 싶진 않을 것이다.
5. 그리하여
이 사건은 단지 강남 부촌 아파트 몇 채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부동산 개발 역사에서 흔히 벌어졌던 “대충 때워놓고 개발부터 하고 보자” 식 관행의 업보가 쌓여서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등기, 기부채납, 대지지분, 조세, 시효취득, 무권한 처분… 온갖 법리 파티가 벌어졌네.
앞으로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선 이 사건이 판례처럼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초창기 아파트단지나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지분오류 문제 해결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전합판례예상합니당. ㅎㅎㅎ
1.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real_estate/real_estate_general/2025/07/15/I6FAGNTUYBG2FNKLSCXMIX4DFI/
2. 이데일리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846646639089656
3. 서울경제 https://www.sedaily.com/NewsView/2GVCZP4JDM)\
4. 머니S https://www.moneys.co.kr/article/2025072316241348387
5. 정비사업 정보몽땅 https://cleanup.seoul.go.kr/cafe/mainIndx.do?cafeUrl=apgujeong3
6. 생활법령정보 https://www.easylaw.go.kr/CSP/CnpClsMain.laf?csmSeq=566&ccfNo=2&cciNo=1&cnpClsNo=1
7. 국민권익위원회 https://www.acrc.go.kr/board.es?mid=a10402010000&bid=4A&act=view&list_no=10335&nPage=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