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여행기1
경유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가는 중이다. 공항이 좀 덥다. 공항 내 인도 식당에서 달달한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다. 분명히 노슈거라고 말했는데, 내 발음이 구려서 제대로 전달이 안된 모양이다.
만약 내가 지금 여행작가이고, 취재를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발리를 가고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행복한 상상을 하면서 왔는데, 경유지에서 와이파이에 연결하니 몇 일 전 신청한 브런치 작가가 승인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이제는 진짜 작가가 되었구나. 약간의 전율 비슷한 느낌이 들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살아가면 그렇게 살아지는거구나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긴 시간을 사무직으로 살아왔기에 많은 글을 쓰며 먹고 살았지만, 무미건조한 기존과는 다른 글을 쓰고, 다른 사람이 부끄러운 나의 글을 읽는다는 사실은 일기장 내용을 남에게 들킨 것만큼 당혹스런 일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며, 그 과정을 글로 쓰고,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세상에 이보다 행복한 일이 있을까?
이번 발리여행에서는 사진,영상을 많이 찍고, 명상을 배워보고, 디지털노마드는 어떤 생활을 하는지 엿보려고 한다. 그리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휴식을 하려 한다. 브런치 작가에 한번에 합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운이 좋았다. 이제는 나 자신을 작가라고 생각하려 한다. 누가 나를 작가라고 인정해줘서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하는 일인 글쓰기를 계속 하다보면, 어느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