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Aug 02. 2016

드론 택배가 넘어야 할 장애물 4가지

2020년까지 드론택배, 정말 상용화될 수 있을까?


정부가 드론 사업 분야 확대를 추진하면서, 드론으로 다양한 일들을 벌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광고나 공연 등에 드론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하지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따로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이름, ‘드론 택배’가 그 주인공인데요. 세계적인 쇼핑몰이자 물류기업인 아마존(Amazon)이 이미 오래 전부터 ‘프라임 에어(Prime Air)’라는 드론 택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지도를 높여 놓은 것이 주효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최대 오픈마켓인 라쿠텐(Rakuten)이 드론 택배 상용화에 나선다고 밝혔고요.


* 아마존의 드론택배 상용화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보기)


아마존의 택배 드론 프라임 에어. 사진=amazon.com


이런 추세에 발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드론 택배 실현을 위한 노력이 분주합니다. 드론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CJ대한통운이나 현대로지스틱스 같은 대형 물류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요. 이들 기업의 목표는 2020년까지 드론 택배를 완전 상용화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드론 택배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비행 시간 문제


현재 시험비행을 하고 있는 택배 드론의 비행 가능 시간은 길게 봐야 대략 20분 남짓입니다. 일반적인 취미용 드론보다 대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기체가 훨씬 무거운데다 화물의 무게까지 있기 때문에 비행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에 한계가 있는 셈이죠.


비행 시간이 짧으면 기본적으로 택배 거리에 제한이 생깁니다. 

드론이 복귀해야 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드론의 운용 반경은 생각보다 훨씬 짧아지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드론 시범사업의 경우 5km 거리의 배달을 1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 수준이면 물류창고 근처라고 봐야겠죠?


물론 단순히 비행 시간을 늘리는 것이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배터리 대신 가솔린 등을 활용하고 기체 및 연료 저장고의 크기를 키우면 되죠. 하지만 이럴 경우 드론 제조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채산성이 떨어집니다. 또 사고가 날 경우의 위험부담도 커지죠.


이런 드론을 택배용으로 쓰긴 부담스럽죠? 사진=en.wikipedia.org


2. 돌발 상황 대처 문제


드론 택배가 상용화되려면 이륙-배송-복귀의 3단계가
모두 자동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 이유는 비용 때문인데요. 드론 택배의 장점은 배송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인데, 드론 한 대당 한 명의 조종사가 붙어야 하는 시스템이라면 인건비 절감 효과가 사라집니다. 기업 입장에서 거액의 개발비를 들여가며 뛰어들 이유가 없는 셈이죠.


일단 드론의 자동비행 자체는 현재 기술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돌발 상황에 대해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배송 중 새가 공격한다든가, 갑자기 비가 오거나 거센 바람이 몰아칠 경우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 CJ대한통운에서는 이 점을 고려하여 비상 시 낙하산이 자동으로 펴지는 기술을 개발 중인데요. 낙하산이 펴져서 기체가 무사히 착륙한다고 해도, 배송이 지연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으며 드론을 수거하기 위해 사람이 직접 가야 하는 불편이 있죠. 드론 택배가 정상적으로 수행되려면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튼튼한 기체를 제작해야 합니다.


독수리에게 당하는 드론의 모습. 영상=youtu.be/Hr-xBtVU4lg

* 드론 택배에 대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있었죠.(자세히보기)



3. 물품 수령 문제


여러 난관을 뚫고 택배 드론이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제 수령인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일이 남았는데요. 현재는 마당에 물품을 떨어뜨리거나, 도르래를 이용하여 사람이 직접 받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런 방법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바로 공동주택에 사는 인구 비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80% 가량의 주민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며, 전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공동주택의 비율은 약 50%에 달합니다.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별로 마당이 딸려 있지 않으니 물품을 떨어뜨리는 방식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직접 받아야 할 텐데요.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창문을 활용하여 물품을 전달해야겠습니다만, 사고 위험이 대단히 높습니다. 물건에 손을 뻗었다가 고속으로 회전하는 프로펠러에 손을 다칠 수도 있고, 드론이 건물과 충돌하여 추락할 수도 있죠. 또한 자동으로 조종되기 때문에 특정한 창문 앞에서 호버링하는 수준의 미세 조종이 가능할지도 의문입니다.


* 고속으로 회전하는 드론 프로펠러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 드론 사고 사례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수령인이 건물 밖으로 나와서 물건을 받는 것인데요. 이렇게 할 경우 문 앞까지 배달해주는 택배의 편리함이 완전히 사라져 버립니다. 소비자 만족을 중시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공동주택을 정복하지 못하면 드론 택배는 반쪽짜리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pixabay.com


4. 각종 규제 문제


현재 드론의 비행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항공법의 규제를 받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항공법 규정을 융통성 없이 그대로 적용할 경우 드론 택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로 시계비행을 들 수 있는데요. 현행 규정상 조종자의 시야 밖으로 드론을 날리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비행도 금지사항이니 주택가 접근도 되지 않습니다. 해가 진 후에는 드론을 날릴 수 없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드론 운용이 가능한 시간이 극도로 짧아질 테고요. 드론의 배달 경로에 비행금지구역이나 비행제한구역이 들어가 있다면 그것도 문제가 됩니다.


* 드론 비행금지구역의 모든 것


드론 택배가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런 규제들이 완화될 필요가 있는데요.
그렇다고 무작정 규제를 풀어버리면 드론 사고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예외규정을 두고 차별적으로 적용한다면 드론 애호가나 영세 사업자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요. 정부가 “드론 택배 해!” 하는 식으로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일 일이 아닙니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여러모로 검토해야 합니다. 드론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아우르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죠.


* 드론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 드론 규제 완화 그 허와 실




지금까지 드론 택배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요인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사실 기체나 배송 물품이 파손되는 것은 부차적인 요소입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이죠.

배터리 고갈로 인한 추락이든, 기상 이변에 의한 사고든, 물품을 건네받는 와중에 발생하는 부상이든 간에 사람이 한 명이라도 다치게 되면 드론 택배에 대한 여론은 급격히 악화될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드론 택배는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앞서 어두운 이야기만 잔뜩 했지만 목표 시기인 2020년까지는 아직도 3년 반이 남았습니다. 드론 택배에 적합한 기체를 만들고, 관련 규정을 손보기에 모자라지 않은 시간이라고 할 수 있죠. 모쪼록 당면한 문제들을 잘 해결해서 드론으로 택배를 받는 꿈같은 일이 현실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