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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나드론스타팅 Aug 23. 2016

드론, 광학줌 카메라를 만나다.

✔ DJI 젠뮤즈Z3, 웰케라 보이저4 - 광학줌 카메라를 장착하다!

손에 카메라가 한 대 들려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열심히 촬영을 하던 중 갑자기 멀리 떨어진 곳을 찍고 싶어졌다고 하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카메라를 처음 사용해 보는 사람이라면 한숨을 한 번 푹 내쉰 후에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걸어갈 것입니다. ‘평소에 운동을 좀 할걸’ 하고 투덜대면서 말이죠. 하지만 경험자라면 또 다른 선택지가 있습니다. 바로 ‘줌(Zoom)’ 기능을 이용하는 겁니다. 잘 아시다시피 줌이란 촬영의 목표물, 즉 피사체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을 말해요. 어려운 말로 표현하면 각각 다른 거리에 초점을 맞추는 기능을 줌이라고 부르죠.


그런데 줌에도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 샤오미의 ‘미드론(Mi Drone)’을 소개하면서 설명해드린 바가 있습니다만 잊어버리신 분들이 계실 테니 다시 정리해서 알려드릴게요.


샤오미의 미드론이 궁금하다면?




광학줌? 디지털줌?


줌은 크게 광학줌(Optical Zoom, 옵티컬줌)디지털줌(Digital Zoom)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광학줌은 렌즈를 직접 움직이는 방식으로 줌을 구현하는 것을 말해요. 카메라는 빛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상이 맺히게 되는데요. 렌즈의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서 화각(畫角)이 바뀌면서 줌이 구현되는 것이죠. 망원경과 같은 원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광학줌의 장점은 렌즈가 직접 이동하기 때문에 화질 저하가 없다는 것이에요.


광학줌 카메라의 위력! 영상=youtu.be/mfshAzV0FN4


반면 디지털줌은 렌즈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서 선택된 부분을 단순 확대/축소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적으로 보정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광학줌과 비교하면 화질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어요.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확대해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촬영용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는 디지털줌만을 적용했습니다. 

광학줌 카메라는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비싼 촬영용 드론에 장착할 경우 전반적인 가격이 훅 뛰어 버리는 것이 부담이었는데요. 취미용 드론 시장을 이끌고 있는 중국에서 드디어 드론과 광학줌카메라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봉에는 DJI와 웰케라(Walkera)가 있죠.




DJI의 광학줌 카메라 젠뮤즈 Z3


항공촬영 분야에서 빠지지 않는 DJI가 내놓은 제품은
‘젠뮤즈(Zenmuse) Z3’입니다. 

드론의 명칭은 아니고 카메라인데요. ‘인스파이어(Inspire)’, ‘매트리스100(Matrice 100)’ ‘매트리스 600(Matrice 600)’ 같은 기존의 촬영용 드론에 부착할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매트리스 600은 어떤 드론일까요?


젠뮤즈 Z3의 모습. 사진=dji.com


광학줌으로 3.5배, 디지털줌으로 2배 줌이 가능하여 도합 7배의 줌이 가능합니다. 물론 앞에서 설명한 대로, 디지털줌 2배는 선택한 부분의 단순 확대를 의미해요. 4K의 고화질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줌 기능과 좋은 시너지를 보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DJI의 영상 송수신 장치인 ‘라이트브리지2(Lightbridge 2)’와 연동할 경우 최대 5km까지 HD 화질의 실시간 영상을 전송받을 수 있으며, 조종 앱인 ‘DJI Go’와도 완벽한 호환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가장 궁금하실 텐데요. 12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거의 ‘팬텀3 프로페셔널(Phantom 3 Professional)’과 비슷한 수준이죠. (광학줌 카메라가 이렇게 비쌉니다 여러분!)




절치부심한 웰케라, 16배 광학줌 앞세운 보이저4


웰케라를 대표하는 플래그십(Flagship) 라인인 ‘보이저(Voyager)’ 시리즈. DJI의 팬텀과 인스파이어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보이저는 비운의 모델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는데요. 최신작 보이저4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 DJI의 팬텀시리즈 자세히 보기


보이저4의 모습. 사진=gizmag.com


옵션이긴 하지만 무려 16배 확대가 가능한
광학줌 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인데요. 

광학줌으로만 16배이니 숫자만 놓고 보면 젠뮤즈 Z3보다 2배 이상 뛰어난 줌 성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저4의 기본 버전에는 우리가 잘 아는 수준의 평범한 4K 카메라가 장착될 예정인데요. 어차피 정면승부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고, 전문가를 겨냥해서 16배 광학줌이라는 무지막지한 옵션을 넣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아직까지 보이저4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젠뮤즈 Z3이 12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보이저4 광학줌 버전의 가격은 최소 400만원 정도로 책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학줌 카메라는 어디에 사용하나?


단순한 취미로 드론을 날리는 분들의 경우 값비싼 광학줌 카메라는 사치에 가깝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드론의 수준으로도 충분히 멋진 영상을 찍을 수 있죠. 하지만 영상 전문가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구도인데요. 


광학줌 카메라를 사용하면 근경(近景)과 원경(遠景)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구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촬영을 업으로 삼는 분들에게 광학줌 카메라는 유용합니다. 사진=pixabay.com


전문적인 촬영 용도 외에 광학줌 카메라가 유용한 분야가 하나 더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탐사나 관측, 감시 등이 그것인데요. 험준한 지형, 고열, 전파 장해 등의 이유로 드론의 접근이 어려운 곳이 있을 경우 광학줌 카메라를 활용하면 원거리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 드론이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 대해서 알아보고싶다면?




사생활 침해-군사 기밀 유출 등 우려의 목소리도


한편 드론에 광학줌 카메라를 장착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드론을 통한 사생활 침해나 군사 기밀 유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지금까지는 드론이 피사체에 접근을 해야 했으므로 드론을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었지만, 수 km 밖에서 찍어대는 광학줌 카메라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는 것이죠.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광학줌 카메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범위를 훨씬 넓힌 ‘안티드론(Anti-Drone)’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늘어나게 되면 선량한 드론 애호가들이 드론을 날릴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참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광학줌 카메라와 드론의 결합은 사생활 침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진=blog.wikimedia.org


누군가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우르르 따라가는 드론 시장의 특성 상, 광학줌 카메라는 조만간 대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광학줌 카메라가 기존 드론 활용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게 될지, 아니면 온갖 논란의 중심에 서서 비난을 한 몸에 받게 될지 궁금하네요. 물론 그것은 드론을 사용하는 바로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 다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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