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드론스타팅 Oct 18. 2016

드론이 열어갈 새로운 길 - 매터넷 이야기(1)

매터넷(Matternet), "드론 네트워크 구축"을 꿈꾸다

DJI, 유닉(Yuneec), 패럿(Parrot), 3D로보틱스(3DRobotics)....... 드론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기업들입니다. 명실상부 드론 업계의 선두 그룹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유망 기업을 소개하는 각종 언론 보도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오늘 기사에서 살펴볼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바로 ‘매터넷(Matternet)’입니다.


* 대표적인 드론 기업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드론계의 애플, DJI 이야기

- 3D로보틱스, 명가의 몰락

매터넷의 로고. 사진=flextronics.com

매터넷이라는 이름이 생소한 분들, 분명히 계실 텐데요. 그도 그럴 것이 DJI의 ‘팬텀(Phantom)’이나 3D로보틱스의 ‘솔로(Solo)’, 유닉의 ‘타이푼H(Typhoon H)’처럼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제품이 없습니다. 모름지기 유명한 드론 회사라면 대표작 하나쯤은 있기 마련인데 말이죠. 이 미스터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패럿의 대표작 비밥드론(Bebop Drone). 사진=flic.kr/p/pwWSSH


매터넷은 ‘어떤’ 드론을 만들지 고민하는 기업이 아니라
드론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너무 추상적이라 어떤 이야긴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렇다면 일단 매터넷의 발자취를 차근차근 따라가 보도록 하죠.


매터넷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1년, 아주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창립됐습니다. 


원대한 목표란 바로 ‘드론 네트워크’의 형성이었는데요.


드론 네트워크란 말 그대로 드론을 활용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네트워크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드론을 활용한 운송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터넷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소위 ‘택배 드론’을 만드는 일인데요. 그 바탕에는 드론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철학이 존재했던 것이죠.


* 드론 택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무엇일까요?

사진=flic.kr/p/a1s6VU


드론이 어느 정도 대중화된 지금의 시각에서야 이런 아이디어가 특출할 것이 없어 보이는데요. 매터넷이 만들어졌을 당시만 해도 ‘드론=군용’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군용 드론이 하는 일은 적진의 정보를 몰래 수집하거나 직접 살상에 나서는 것이고요. 한마디로 드론의 이미지 자체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 군사용 드론에 대해서도 한번 알아볼까요?


드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던 시절, 대범하게 드론 네트워크를 꿈꿨던 사람들이 평범할 리는 없겠죠? 매터넷의 창립 멤버인 안드레아스 랩토포울로스(Andreas Raptopoulos), 파올라 산타나(Paola Santana), 디미타르 파쵸브(Dimitar Pachov), 달린 댐(Darlene Damm)이 의기투합한 곳은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싱귤래리티 대학의 창립자인 레이 커즈와일. 사진=flic.kr/p/7rc3x2


첨단 기술의 성지,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싱귤래리티 대학은 수업을 듣고 학위를 취득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대학이 아닙니다. 일종의 연구 기관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과학과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싱귤래리티 대학의 수업을 듣기 위해 전 세계의 엘리트들이 모여드는데, 경쟁률이 수백 대 일 수준이라고 하네요. 미항공우주국(NASA)와 구글, 노키아 등이 후원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매터넷을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대충 감이 오시나요?


싱귤래리티의 후원자 나사. 사진=pixabay.com


매터넷이 가장 처음 진행한 프로젝트는
의약품 수송용 드론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진행한 수업과 관련이 있었는데요. 수업의 주제가 바로 “현대 과학기술의 수혜를 받지 못한 수십억 인구의 문제 해결”이었습니다. 매터넷의 멤버들은 기존의 느리고 비효율적인 운송 시스템을 개선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의료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물이 바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었죠.


프로젝트의 대상이 된 곳은 남미에 위치한 두 국가, 아이티 공화국과 도미니카 공화국이었는데요. 장소가 결정되는 데는 2010년 아이티 공화국을 덮친 대지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진도 7.0의 어마어마한 강진이 휩쓸고 지나간 아이티 공화국은 그야말로 폐허가 되었는데요. 기존의 도로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만큼, 매터넷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무대였습니다. 프로젝트의 골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의약품을 싣고 아이티 공화국까지 운송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티 공화국을 덮친 지진의 참상. 사진=commons.wikimedia.org


아무리 이웃이라고는 하지만 국가와 국가 간의 넓은 거리를 이동하는 만큼, 짧은 비행시간이라는 드론의 단점이 두드러졌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터넷은 아주 재밌는 아이디어를 도입하는데요. ‘정거장(Station)’ 개념이 그것입니다. 


한 대의 드론이 한 방에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정거장에서 정거장으로 이동하며 순차적으로
목적지에 물건을 나르는 방법을 택한 것이죠.


아이티 공화국에서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메터넷은 남아프리카에 위치한 레소토(Lesotho)라는 작은 나라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하는데요. 연구의 내용은 드론을 활용한 의약품 수송에 실제로 나설 경우의 비용을 책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납득할 만한 경제성이 없다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연구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각각 15분 동안 비행이 가능한 드론을 150대 투입하고, 50개의 정거장을 10km씩 간격을 두고 세울 경우 드론 제작과 정거장 건립에 약 90만달러(약 10억 1300만원)가 든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죠.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후에는 드 한 번 비행할 때마다 24센트(약 270원)가 소요됐으며, 운송망의 면적은 약 364㎢에 달했습니다.


매터넷의 창립 멤버이자 CEO인 안드레아스 랩토포울로스. 사진=droneblog.com


고작 2km 길이의 1차선 도로를 건설할 때 드는 비용이 100만달러(약 11억 2500만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드론을 활용하는 방식이 얼마나 효율적인지를 알 수 있는데요. 자신감을 얻은 매터넷은 실제로 아이티 공화국의 구호에 드론을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갓 시작한 스타트업인만큼 대규모의 활동을 벌이지는 못했지만,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된 재난의 현장 아이티 공화국에서 드론이라는 낯선 물체가 의약품을 나른다는 사실은 언론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습니다.  


https://youtu.be/bQXLIYGELYQ

결국 이 프로젝트 덕분에 매터넷은 드론 업계와 대중에게 뚜렷한 인상을 심어주게 되는데요. 탄력을 제대로 받은 매터넷은 기존의 비영리 활동을 넘어서 드론의 상업적 이용에 뛰어듭니다.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는 2탄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2탄 남들보다 한 발 먼저 보러가기!



초보자를 위한 드론 전문 웹진, 드론스타팅!

www.dronestarting.com


매거진의 이전글 수중 드론 Best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